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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지형도, 새롭게 바뀔 수 있을까

[방송 따져보기] 드라마 회차·요일 다양화…예능 드라마도 확대 추세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09.27 09: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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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드라마의 형태와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그간 지상파 방송사들은 월화, 수목, 주말, 일일 등 드라마를 고정적으로 편성해 시청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거액의 제작비가 드는 황금시간대 드라마의 경우에는 방송사 간 시청률 경쟁이 더욱 치열했다. 시청률을 선점하기 위해 1~2분씩 방송을 앞당겨 방영해 실제 방송시간이 70분을 훌쩍 넘는 등 고무줄 편성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방송 채널과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광고수익도 다변화되면서 드라마 제작과 편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방송사들은 첫 신호탄으로 예능 프로그램 중심으로 편성을 변경한 데 이어 최근에는 드라마로 변화의 물꼬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시청 타깃층이 명확한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에서는 드라마 편성과 제작 방식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지 꽤 됐다. 대표적으로 제작 편수의 다양화를 꼽을 수 있다.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12부작)를 비롯해 OCN에서 방영한 <닥터 프로스트>는 10부작, <뱀파이어 탐정>은 12부작 등 기존 16~20부작 체제에서 벗어나 편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최근 종영한 탐사보도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tvN <아르곤>도 8부작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상파 방송사들도 기존보다 짧은 호흡의 드라마를 선보이며 흥행 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했다. KBS <란제리 소녀시대>는 8부작으로, ‘로봇’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MBC <보그맘>은 12부작으로 편성됐다.

▲ KBS 2TV '란제리 소녀시대' ⓒKBS

드라마 제작 편수의 다양화 뿐 아니라 월화, 수목 중심으로 고정된 편성 시간대가 아닌 금토 저녁/밤 시간대로까지 편성 운용 시간대가 확장되면서 드라마의 소재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그 중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점은 ‘예능 드라마’이다. 예능 드라마 MBC <보그맘>은 인공지능 로봇 개발자 최고봉(양동근)이 7년 전 아들을 낳자마자 죽은 아내를 모티브로 휴머노이드 로봇 보그맘(박한별)을 개발하고, 럭셔시 사립 유치원 학부모로 입성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또한 내달 13일부터 밤 11시간대에 편성된 예능 드라마 MBC <고백 부부>는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38살 동갑내기 앙숙 부부가 과거로 돌아가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을 예정이다.

예능 드라마는 방송 환경이 변하면서 생긴 새로운 시도이다. KBS <프로듀사>를 시작으로 ‘예능 드라마’의 발판이 마련됐다. 예능 드라마는 예능국과 드라마국의 협업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프로듀사>는 표민수 드라마 PD가 연출을, 서수민 예능 PD가 기획과 제작을 맡았다. 지난 7월 종영한 <최고의 한방>도 <해피 선데이-1박 2일>을 이끌었던 유호진 예능 PD가 직접 나섰고, 현재 방영 중인 MBC <보그맘>도 선혜윤 예능 PD가 만들고 있다. 아직까지 예능 드라마의 입지는 좁지만, 유연한 편성 속에서 예능 특유의 가벼운 소재와 짧은 호흡을 무기로 내세우며 드라마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처럼 편성과 제작 형태가 변화함에 따라 방송사의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드라마의 다양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짧은 호흡 위주의 드라마는 좀 더 탄탄하고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기대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과도한 스토리 생략으로 인해 드라마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또한 방송사 입장에서 현실적인 고민도 뒤따른다. 과거만큼 화제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대만큼 광고수익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방송사들이 신선한 소재의 드라마를 무기삼아 다양한 플랫폼과 국내외 판매 통로를 발굴하는 일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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