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11.15 목 17:05

MBC 방송 정상화에 속도... “‘적폐 청산’ 끝나지 않았다”

‘김장겸 해임 그 후’…언론노조 MBC본부 “보도‧시사 제작거부 계속할 것” 하수영 기자l승인2017.11.14 23:45:5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PD저널=하수영 기자] 김장겸 전 MBC 사장의 해임으로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가 15일 업무에 복귀하면서 70일 넘게 파행을 빚어온 방송이 정상화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드라마와 예능부문은 방송 재개에 들어갔고, 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백종문 부사장이 사임하면서 인적 쇄신 작업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MBC본부의 총파업 중단으로 <라디오스타> 등 예능과 드라마 부문은 15일부터 곧바로 정상화된다. 라디오 부문도 <신동호의 시선집중>을 제외하고는 오는 20일부터 전 프로그램이 정상화된다.

<신동호의 시선집중>은 14일 진행자인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됨에 따라 새 MBC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고 음악 프로그램으로 대체된다. 음악 프로그램은 임시 진행자가 맡아서 진행하게 되며, 라디오국은 임시 진행자를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시사‧보도 부문에선 제작 거부가 계속될 전망이다. MBC본부는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도본부 조합원들은 김장겸 체제에서 임명된 보도국 간부들 밑에서 뉴스를 만들 수 없다”며 “뉴스‧시사 프로그램들과 아나운서 조합원 일부는 제작중단을 이어가면서 그 기간 동안 남은 적폐를 청산하고 새 경영진이 와서 MBC를 건설할 때 어떤 프로그램, 어떤 뉴스를 만들지 머리 맞대서 토론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가 14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해임 이후 MBC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상희 영상미술부문 부위원장, 조소형 경영부문 부위원장, 도건협 MBC본부 수석부위원장, 김연국 MBC본부 위원장, 김철영 편성제작부문 부위원장, 김한도 기술부문 부위원장 ⓒPD저널

김연국 MBC본부 위원장은 김장겸 전 사장 체제에서 임명된 현 경영진들과 그들의 경영행위 일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조합의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이 해임됐지만 김 전 사장 체제 경영진이 사장 직무대행으로서 인사평가 및 발령, 프로그램 및 조직 개편, 예산 편성 등 MBC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일체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MBC 사장 직무대행은 백종문 부사장의 사임으로 최기화 기획본부장으로 넘어갔다.

MBC본부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1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완기, 이하 방문진)에서 여권 추천 이사들이 의결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여권 이사들은 MBC본부가 주장한 내용과 동일한 입장을 MBC 이사회에 전달했다.

안광한‧김장겸 사장 재임 시절 임명된 지역 MBC 사장들의 거취 문제도 남아있다. MBC는 타 방송사와 달리 서울 MBC와 16개 지역 MBC가 하나의 네트워크 체제로 묶여 있어 서울 MBC의 사장이 지역MBC 사장에 대한 임명 권한을 갖고 있다.

방문진 여권 이사들은 수차례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재철‧안광한‧김장겸 사장에 이르기까지 사장 혹은 방문진 구여권(현 야권추천) 이사들과의 ‘밀실 합의’로 지역사 사장 임명이 추진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장겸 사장이 해임돼 서울 MBC의 파업이 중단된 것과는 별개로, 일부 지역MBC는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전 MBC지부는 이진숙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전면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진숙 사장은 김재철 사장 시절 기획홍보본부장을 지냈고, 2015년 안광한 사장 체제에서 대전 MBC 사장으로 발령받았다. 또 모든 지역MBC에선 서울 MBC와 마찬가지로 뉴스와 보도부문 제작 중단을 이어가기로 결의한 상태다.

▲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가 14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해임 이후 MBC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하고 있다. 김연국 MBC본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PD저널

김 전 사장의 해임으로 후임 MBC 사장 선임 절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MBC본부는 "정치권이 신임 사장 선임 과정에 개입할 수 없게 하는 것은 물론, 사장 선임 과정 전체를 시청자와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사장 직무대행체제가 길어지지 않도록 신속히 신임 사장이 선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연국 MBC본부 위원장은 신임 사장 자격 조건으로 “MBC가 새 사장에게 요구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저널리즘에 대한 확고한 가치”라며 “이런 것들을 기반으로 MBC에 쌓여 있는 적폐를 깨끗이 청산하고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오는 16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방문진은 이날 차기 사장 공모 일정과 자격 조건, 공모 방법 등 '차기 사장 공모 계획안'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여권 추천의 한 이사는 14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사장 공모 절차와 과정은 전부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투명하게 공개될 것”이라며 “과거처럼 밀실에서 (사장을) 뽑고 그런 게 용납이 안 되는 시대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사람, 구성원들이 원하는 사람을 사장으로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기존에는 사장을 모집할 때 전문성, 개혁성, 이런 조건을 내걸었지만 신임 MBC 사장은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와 소신, MBC 재건을 위한 청사진, 뉴미디어 시대에 대한 비전, 그리고 언론 자유와 방송 독립 수호 의지를 갖춘 사람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가 14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해임 이후 MBC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하고 있다. 도건협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PD저널

MBC본부, 공정방송 위한 제도적 장치 고심…“새로운 단체협약 체결할 것”

시청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내부 자성론도 나오고 있다. MBC가 지난 9년간 시청자의 신뢰를 잃고 추락해 왔던 것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내부 반성과 성찰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MBC본부는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MBC는 지난 2011년 김재철 전 사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단협이 해지된 후 6년 이상 무단협 상태다.

김연국 MBC본부 위원장은 “현재 MBC에는 (방송 공정성‧독립성 등을 위한) 편성규약이나 방송 강령이 있지만 단협이 파기된 이후로는 규약, 강령이 ‘종이 쪼가리’로 전락해 버렸다”며 “기존에 단협으로 보장됐던 국장책임제와 공정방송협의회를 되살리는 등 어떤 경우에도 권력이 공영방송을 짓밟을 수 없도록 강력한 장치를 만들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송법에 단협에 준하는 노사동수 편성위원회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직자 복직도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과제다. MBC는 2012년 파업을 이끌었던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강지웅·최승호 PD, 박성호·박성제·이용마 기자 등을 해고했다. 이들이 제기한 해고무효소송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1,2심 재판부는 해직 언론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김연국 위원장은 “대법원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오로지 법리에 따라 국민의 편에서 사법 정의를 실현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사측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도 해직자들이 돌아올 수 있지만, 그보다 대법원이 올바로 판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프리랜서 신분으로 제작 거부에 동참한 작가, 리포터, 보도국 AD(조연출) 등에 대해서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분들은 신분이 불안정한데도 파업을 지지하면서 프로그램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해 주셨다”며 “이 분들과 다시 함께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sy0710@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수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