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따지는 ‘연애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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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따져보기] 현실 연애 담은 SBS ‘연애도시’‧JTBC ‘모두의 연애’

▲ SBS <잔혹하고 아름다운 연애도시> ⓒSBS

[PD저널= 방연주 객원기자]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다시금 쏟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반인 혹은 연예인 출연자 간 미묘한 감정을 포착한 ‘연애 예능’이 범람했으나 진부하고 작위적인 설정의 포맷이 많아지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최근 들어 ‘짝짓기 예능’이 다시 예능 트렌드를 파고들고 있다. 관찰, 추리, 여행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로맨스 토크 드라마라는 복합적 장르도 등장했다.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 무엇이 바뀌었을까.

SBS는 <짝>과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부활시켰다. 지난 14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잔혹하고 아름다운 연애도시>(이하 <연애도시>)에서는 처음 만난 8명의 남녀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일주일 동안 데이트를 하며 나타나는 연애 심리를 담아내고 있다.

과거 <짝>에서는 출연자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 눈치 경쟁을 벌였다면, <연애도시>에서는 ‘낯선 공간’에서 처음 만난 이성과 여행과 데이트를 하면서 변화하는 심리를 관찰하는 데 주력한다. 출연자들이 전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이별 물건을 입장료로 들고 오거나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 tvN <모두의 연애> ⓒtvN

tvN은 로맨스 토크 드라마 장르를 표방한 <모두의 연애>를 방송 중이다. 신동엽과 성시경이 JTBC <마녀사냥> 종영 이후 2년 만에 ‘연애예능’ MC로 재회했다. <모두의 연애>는 연애와 사랑에 대한 고민을 가진 주인공이 우연히 들른 술집 ‘모두’에 들어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바텐더로 분한 신동엽과 성시경이 이야기를 들어주며 고민을 해결해주는 콘셉트이다. 아직 방송 초반이라 드라마와 토크를 조화롭게 구성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예능 포맷에 드라마를 가미했다는 점만큼은 색다른 시도다.

JTBC <이론상 완벽한 남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커플을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출연한 여성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성을 찾아준다. 과거 연애 예능에서 출연자의 외모나 스펙을 매력 요소로 강조했다면, <이론상 완벽한 남자>에서는 남자의 얼굴이나 스펙을 공개하지 않는다.

오로지 냄새, 목소리와 같은 오감 혹은 출연자의 성향을 고려하는 동시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다. 토너먼트식으로 단계별 검증을 거친 끝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를 찾게 된다. 시청자들은 어떤 사람이 최종으로 ‘이완남’으로 뽑힐지 추리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이밖에도 색다른 요소를 결합한 ‘연애 예능’이 대기 중이다. SBS플러스는 오는 23일부터 <나만 빼고 연애 중>을 방영한다. 화상 채팅 시스템을 빌려 각자의 집에서 자신의 연애관이나 생각 등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본격 여심 토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실제 일반인 커플들이 본인의 데이트를 ‘셀캠’과 ‘직캠’으로 촬영해 보여주고, 연애와 관련된 토크를 벌일 예정이다.

JTBC2는 오는 26일부터 4부작 <연애능력평가-쑈미옵빠>를 방영한다. 4명의 남성 출연자가 펼치는 연애 서바이벌 예능이다. 여성 출연자는 4명의 멤버와 데이트를 경험한 후 최고의 남자친구를 뽑는다.

이렇듯 다시금 쏟아지고 있는 ‘연애 예능’을 보면 그야말로 ‘연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연애’라는 관계를 시작하기 전 혹은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 즉, ‘가성비’를 적용하려는 접근이 두드러진다.

과거에는 출연자들이 ‘사랑’이라는 대명제를 이루기 위해 분투했다면 요즘 ‘연애 예능’은 나와 가장 부합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거나, 이미 시행착오를 겪은 이에게 연애에 관한 조언을 얻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 내에 상대의 성격, 가치관, 연애스타일에 순위를 매기며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효용을 계산한다. 연애,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관습을 거부하되 ‘최적화된 연애’를 찾는 것, 이게 바로 요즘 ‘연애 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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