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정범’, 참사의 민낯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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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정범’, 참사의 민낯과 마주하다
  • 박수선 기자
  • 승인 2018.01.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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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박수선 기자] 오는 25일 개봉하는 <공동정범>은 ‘용산참사’가 현재진형행이라고 말한다. 9년 전 불타오르는 망루에서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힌 주인공들을 통해서다.  

카메라는 2009년 용산참사를 직접 겪은 5명의 얼굴을 차례로 비춘다.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연대 투쟁을 벌였던 철거민 김주환, 김창수, 천주석, 지석준 씨의 일상을 담으며 그날의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참사 당시 검찰은 용산참사의 원인을 화염병으로 보고 이들을 공동정범으로 기소했다.

옥고를 치르고 세상에 나왔지만 이들의 현실은 이전의 감옥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상과 단절된 일상은 창살 없는 감옥과 매한가지였다. 술에 의지해 잠을 청하고, 밤마다 화염에 휩싸이는 꿈을 꾸는 나날이 반복됐다.

이들을 가장 괴롭히는 건 ‘나 때문에 죽은 게 아닐까’ 하는 자책감이다. 자책감은 날카로운 비수로 되어 서로에게 향했다. 영화는 이런 ‘공동정범’ 간의 분열과 갈등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응시한다.

▲ 영화 <공동정범> 스틸컷.

<공동정범>을 연출한 김일란 감독은 2012년 <두개의 문>을 통해 경찰 체증영상과 증인신문 기록으로 참사 당일의 진실은 추적했다. 김일란 감독은 <두 개의 문> 촬영을 마치고 참사를 직접 목격한 당사자들에게 진실을 들어보는 속편을 준비했다.

하지만 직접 만난 생존자들의 기억은 분명하지 않았고, 이들의 입에서도 예상과 다른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김일란 감독은 “이분들의 갈등이 심해지는 과정은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한 게 아니라 억울함과 분노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결국 서로를 향한 것이었다”며 “갈등 자체가 국가 폭력의 형태라는 걸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공동정범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를 공동연출한 이혁상 감독은 “사회적으로 대형참사가 일어났을 때 유가족 중심으로 관심이 쏠리는데, 생존자분들도 트라우마와 상처를 가지고 있다”며 “생존자 이야기를 듣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연말 ‘용산참사’ 철거민 25명을 사면‧복권하면서 “사회적 갈등 치유와 국민통합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2009년 철거 반대 농성에 참여했다가 실형, 집행유예를 받고 삶의 터전을 잃은 철거민들의 구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용산참사 철거민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발표한 복귄 대상에 포함됐지만, 용산참사의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0일 9주기를 맞는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첫 번째 요구는 여전히 진상규명이다.

무리한 진압 작전을 지시한 책임자들도 어떤 처벌을 받지 않았다. 6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원인을 두고 주장이 엇갈리는데도, 정부는 그동안 정당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농성 진압 작전의 총책임자였던 김석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0대 총선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오는 20일 참사 9주기를 앞두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19일에는 생존 철거민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이 있는 서울 삼성역 인근에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용산 참사 9주기 당일인 20일엔 마산모란공원 묘역에서 추모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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