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파업 여파 딛고 돌아온 '파일럿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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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문제는 없다' SBS '로맨스 패키지' 설 연휴 출격...KBS는 '숨 고르기'

[PD저널=이미나 기자] 몇 해 전부터 방송사들은 명절마다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 선보였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방송사에는 '미래 먹거리'의 성패를 가늠해 보는 테스트 베드로, 일선 PD에게는 참신한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역할을 해왔다.

2013년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이제는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나 혼자 산다>, 2015년 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됐다 나란히 정규 편성된 MBC <복면가왕>과 <마이 리틀 텔레비전>, 2016년 설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가 두 번의 시즌을 마치고 종영한 SBS <판타스틱 듀오>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올 설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 9일 개막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이 공교롭게 설 연휴와도 겹친 게 가장 큰 이유다. 국민의 이목이 쏠리는 대형 스포츠 행사가 설 대목에 치러지는 만큼,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진이 품을 들이는 것에 비해 소득이 없을 공산이 크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MBC와 KBS가 나란히 파업을 벌인 여파도 남아 있다. 업무에 복귀한 뒤 짧은 기간 내에 새로운 기획안을 내고, 제작까지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MBC는 시즌제, 혹은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을 확대하겠다는 최승호 사장의 방침 아래 굳이 명절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수시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오는 26일 <삐그덕 히어로즈>가 대기하고 있다. KBS도 지난 추석 때 방영했던 <건반위의 하이에나> <하룻밤만 재워줘> <1%의 우정>을 2월 말과 3월 초 정규 편성할 것이라고 예고하는 등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MBC: 예능으로 해외 진출 '정조준'

▲ MBC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인 <문제는 없다!> ⓒ MBC

스타와 스타의 가족이 미지의 방에 들어가 주어진 문제를 추리하고 단서를 찾아 탈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문제는 없다!>가 오는 18일 오전 9시 5분에 방송된다. 방송인 현영과 배우 정태우, 개그맨 홍인규가 자신의 자녀와 함께 출연한다. 아이돌 그룹 아이콘의 멤버 비아이는 15살 차이의 여동생과 함께 했다.  

<문제는 없다!>는 MBC가 미국 NBC 유니버셜, 영국의 제작사 '몽키 킹덤' 등 해외 미디어 기업들과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MBC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포맷 수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올 상반기에는 글로벌 포맷 시장에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오는 15일과 16일 오후 5시 10분 방송되는 <2018 아이돌 스타 육상·볼링·양궁·리듬체조·에어로빅 선수권대회>는 2010년부터 설과 추석 연휴에 찾아오는 특집 프로그램이다. 올해 신설된 볼링 종목에는 하이라이트·엑소·워너원 등이 참가해 프로 경기 못지않은 접전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SBS: '애정촌'의 후예를 찾아라

▲ SBS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로맨스 패키지> 티저 영상 갈무리 ⓒ SBS

SBS는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지난해 MBC 연예대상 베스트커플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방송인 전현무와 모델 한혜진을 소환했다. 오는 16일(오후 8시 35분) 17일(오후 11시 10분)에 방영되는 <로맨스 패키지>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트렌드로 떠오른 '호캉스'(도심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이르는 말-기자 주)를 주제로 한 연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로맨스 패키지>에서 2030 세대로 구성된 10명의 출연자들은 도심의 한 호텔에 3박 4일간 머무르며 연애 상대를 찾아 나선다. 전현무와 한혜진은 가이드로 분해 패키지 일정 안내부터 게임 진행, 상황 중계와 연애 상담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앞서 SBS는 지난해 12월에도 연애를 소재로 한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 <잔혹하고 아름다운 연애도시>를 방영한 바 있으나, 1~2%대 시청률로 저조한 성적을 낸 바 있다. <로맨스 패키지>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사랑을 받았던 <짝>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tvN: 명절 파일럿 경쟁 뛰어든 신흥강자

▲ tvN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인 <자리 있나요>(왼쪽)과 <비밀의 정원> ⓒ CJ E&M

CJ E&M 계열의 오락채널 tvN도 명절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리 있나요>는 주말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간 MC들이 그곳에서 만나는 시민들과 대화하고 여정에 동행하는 과정을 그린다. MC로는 방송인 김성주와 개그맨 김준현, 가수 딘딘이 나섰으며 첫 게스트로는 아이돌그룹 피에스타의 차오루가 낙점됐다.

<비밀의 정원>은 성격 유형, 행동 분석 등 심리학적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개그맨 정형돈과 모델 장윤주, 가수 성시경 등 출연진이 심리테스트를 받은 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일상 생활 속 다양한 심리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범죄심리 전문가 이수정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양재웅 전문의가 전문가 패널로 출연한다.

이들 프로그램 모두 2부작으로 제작되었으나 1, 2회가 각각 다른 시간대에 편성돼 시청자의 접근이 용이할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자리 있나요>의 경우 1회는 16일 오후 9시 50분에 방영되지만, 2회는 18일 오후 6시 20분에 편성됐다. <비밀의 정원>은 16일 오후 11시 10분 1회가, 25일 오전 0시에 2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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