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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언론사주의 사명

워싱턴포스트 '펜타곤 페이퍼' 보도 조명, 힘없는 여성 발행인의 성장기 박수선 기자l승인2018.02.23 15: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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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포스트> 스틸컷.

[PD저널=박수선 기자] 영화 <더 포스트>는 미국 정부가 베트남 전쟁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긴 기밀문서를 ‘워싱턴포스트’에서 어떻게 폭로하게 되었는지를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워터게이트의 분수령이 된 ‘펜타곤 페이퍼’ 사건이 영화의 소재다.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고 보도를 막아선 닉슨 정부와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워싱턴포스트’의 대립이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언론의 자유’의 중요성도 기자들의 활약과 맞물려 호소력 있게 전달된다.

영화가 언론과 기자들이 ‘기레기’로 불리는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지만 추악한 권력과 정의로운 언론의 구도는 새로운 건 아니다. <스포트라이트> 등 언론을 다룬 영화에선 어김없이 본보기가 되는 ‘정의로운 언론인’이 등장한다. 

<더 포스트>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실현하는 언론인으로 발행인을 내세우면서 영화에 특별함을 불어넣는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건 취재 경쟁에 뛰어든 기자들이 아니라 ‘워싱턴포스트’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이다.

캐서린은 실제로 아버지와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가업인 ‘워싱턴포스트’ 운영을 떠맡은 인물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꼽히는 '워싱턴포스트'는 1971년까지만 해도 경영난에 허덕이는 지역 중소신문이었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캐서린의 남편과 비교하며 캐서린을 못마땅해 한다.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캐서린은 주식 상장이라는 카드를 꺼내지만. 곧바로 펜타곤 페이퍼‘ 보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선다. ’펜타곤 보고서‘ 4천장 분량을 입수한 ‘워싱턴 포스트’ 편집장인 벤은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방법은 발행하는 것밖에 없다”고 캐서린을 설득한다. 하지만 펜타곤 보고서를 먼저 보도한 ‘뉴욕타임즈’에 정부가 보도 금지 소송을 제기하면서 ‘워싱턴포스트’도 위험에 처하게 된다.

▲ 영화 <더 포스트> 스틸 컷.

무엇이 옳은 선택일까. 회사의 존립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게 맞는 것일까. 이 물음 앞에 캐서린은 망설인다. 보도를 하면 캐서린 자신과 직원 모두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게 불 보듯 뻔했다. 보도를 해야한다는 벤과 기자들, 보도를 만류하는 직원들 사이에서 캐서린은 마침내 "Go"를 외친다.

언론의 자유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인 결정이었다. 보도에 간섭하지 않고, 외압에 맞서는 언론사 사주의 모습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에선 찾기 어렵다. 오히려 회사 돈을 빼내 주머니를 채우고, 지위를 이용해 부정을 저지르는 언론사주의 모습이 더욱 익숙한 게 현실이다. 미국에서 캐서린을 정론의 길을 걸었던 언론인, 성공한 여성 사업가로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그가 어려운 길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캐서린 그레이엄 역을 맡아 ‘인생연기’를 펼친 메릴 스트립은 “여성으로 더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반대 세력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캐서린은 동료들과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들었고, 이것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를 찍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힘없는 여성 발행인으로 언론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결정을 내렸던 여성 지도자로 성장한 캐서린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작품에서 중요한 의미였다”고 했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박수선 기자  susu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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