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성추행' 폭로한 A씨 "2차 피해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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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열고 사건 장소 기록된 SNS 공개..."익명 미투,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

▲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A씨의 변호인인 하희봉 변호사가 27일 기자회견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PD저널=이미나 기자]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A씨가 사건 당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사건이 발생한 시각을 입증할 SNS 기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A씨와 변호인단은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1시간 가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증거를 공개하는 한편,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2차 가해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A씨가 공개한 증거는 2010년대 초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사용됐던 '포스퀘어'라는 위치 기반 SNS 기록이다.

기록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2월 23일 오후 5시 5분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와 함께 당시 여의도 렉싱턴 호텔 1층 카페인 '뉴욕뉴욕'에 '체크인'(포스퀘어 사용자가 특정 장소에 도착했음을 뜻하는 용어임-기자 주)했고, 5시 37분에는 셀카를 찍어 올렸다. 셀카 속 A씨의 뒤편으로 A씨 당초 진술에서 장소를 묘사된 옷걸이나 식탁보 등이 보이기도 한다.

A씨는 "이 기록을 통해 내가 '뉴욕뉴욕'을 방문해 정봉주 전 의원을 기다리고 있던 시간을 특정할 수 있으며, 성추행 장소에 대한 진술이 당시 상황에 부합한다는 점도 뒷받침하고 있다"며 이를 정봉주 전 의원이 <프레시안>을 상대로 건 소송에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이와 함께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법적 대응도 고려 중임을 시사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나 팟캐스트 등에서 정 전 의원 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드러낸 부분에 대해서도 변호인단과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A씨가 공개한 위치 기반 SNS인 '포스퀘어' 기록

A씨는 "진실이 밝혀지는 방법 중 하나가 내가 먼저 (정봉주 전 의원 등을) 고소하는 것이라면 그 부분도 변호사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인 차미경 변호사도 "저희 입장에서 사건의 실체를 드러낼 수 있는 법적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지 궁리 중이다. 어느 정도 결론은 갖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사건 당일의 행적이 담긴 사진 780장 중 일부를 공개한 것을 두고 A씨는 "사실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는 이유인데, 직접적으로 나서서 말하지 않다 보니 사실이 아닌 부분이 확대 재생산되는 부분이 없지 않더라"며 "780장의 사진을 전부 공개해 의문점을 빨리 해소하는 것이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정 전 의원 지지자들로부터 무분별한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익명 미투'를 선택한 이유는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며 "사람들은 그냥 내 얼굴이 궁금한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얼굴을 공개해도 '그래서 네가 말하려는 게 뭔데?' 라며 믿어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고작 입술이 스친 것 정도로 유망한 정치인을 망쳐 놨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정봉주 전 의원은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알리바이 공방으로 몰고 가고 있는데,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봐 달라"고 강조했다.

A씨는 최근 정봉주 전 의원과 <프레시안> 간 고소 건으로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A씨는 "조사에 응할 예정"이라며 정 전 의원을 향해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반성하길 바란다. 여전히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내 말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려거든 나를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고소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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