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보도 참사,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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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 참사, 끝나지 않았다"
민언련 '세월호 참사 4주기’ 포럼 현직 언론인들 "근본적인 관행 개선·저널리즘 복원 이뤄져야"
  • 김혜인 기자
  • 승인 2018.04.1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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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원 YTN 기자(언론노조 YTN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전 위원장), 심영구 SBS 기자(언론노조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회 위원장),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송명훈 KBS 기자(언론노조 KBS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 남상호 MBC 기자(언론노조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 정수영 성균관대 연구교수 ©PD저널

[PD저널=김혜인 기자]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전한 언론의 보도 행태는 그 자체로 '참사'였다. '보도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현업 언론인들이 무거운 숙제를 앞에 두고 모였다. 10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세월호 보도참사는 끝나야 한다'를 주제로 마련한 포럼에서다.   

세월호 참사를 취재한 지상파 3사, YTN 기자들은 '보도 참사'를 끝내기 위해선 취재 관행과 언론인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난 보도 매뉴얼·지침 등이 있었지만 취재 현장에서는 소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송명훈 KBS 기자는 “당시 팩트가 잘못됐으면 확인되는 대로 시청자들에게 사과했어야 했는데 생략한 채로 ‘해야 할 보도’ 조차하지 않았다”며 “KBS보도본부는 저널리즘을 바로세우자는 게 공동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호 MBC 기자는 “매뉴얼을 다시 세우고 제작 준칙을 다시 만들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보도국의 구성원들이 이런 정신을 어떻게 체화할 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농담처럼 뉴스 시스템에 접속할 때마다 매뉴얼을 읽어야하는 강제성이 필요한가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심영구 SBS 기자는 “취재 매뉴얼이나 편성위원회, 공정방송협의회는 이미 운영되고 있었다"며 "왜 이런 보도 참사가 발생했을까를 되돌아 보면 매뉴얼 등이 각자의 노트북이나 서버에만 존재하는 죽은 원칙이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정수영 성균관대 연구교수도 “세월호 보도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며 근본적인 취재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세월호 보도 참사로 지적된 기자실 문화, 속보성 위주 보도, 선정적 보도, 이후 정정 보도 등이 미흡한 건 지금도 여전하다. 취재원의 말에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각 언론사에서는 백서로 그칠 게 아니라 사과 방송을 해야 한다"며 "자사 보도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고 그 내용을 자사 기자도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 10일 서울특별시NPO지원센터 대강당 ‘품다’에서 열린 민언련 포럼 ©PD저널

KBS·MBC, 세월호 4주기 기획 보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KBS와 MBC는 자체적인 세월호 보도 진상규명과 함께 4주기를 맞아 기획 보도도 준비 중이다.  

송명훈 KBS 기자는 "언론노조 KBS본부에서 세월호 참사를 포함해 불공정 보도, 방송 관련 경위 등을 담은 백서를 만들고 있다"며 "11일부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증거를 담은 관련 보도를 내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MBC도 자체적으로 '보도 정상화위원회'를 꾸려 과거 불공정 보도에 대한 진상규명을 벌이고 있다. 남상호 MBC 기자는 "전원구조 오보를 비롯해 김장겸 전 사장의 유가족 폄훼 발언, 리포트 등은 누구의 지시로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데스크>는 11일부터 세월호 관련 보도를 시리즈로 보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스페셜>도 2주에 걸쳐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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