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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최승호 사장 "정파적인 공영방송 이사회 바꿔야"

21일 한국방송학회서 대담..."사장 선출에 시민 참여 보장" 강조 이미나 기자l승인2018.04.22 09: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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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동 KBS 사장과 최승호 MBC 사장이 21일 한국방송학회 2018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PD저널=이미나 기자] 양승동 KBS 사장과 최승호 MBC 사장이 현재의 공영방송 이사회의 정파적 구조를 인정하면서 사장 선출에 시민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정치권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공영방송사 두 사장이 직접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양승동 사장과 최승호 사장은 21일 한국외대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2018 봄철 정기학술대회에 참석해 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을 받은 두 사장은 모두 현재의 방송법과 사장 선출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양승동 사장은 "KBS 이사회는 여야로 구도가 나뉘어서 정파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며 "특히 정권의 속성이 방송을 장악해 (정권의) 국정철학을 방송에서 구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최승호 사장 역시 "여야 6대 3이라는 정파적 구도로 돼 있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고쳐야 한다는 것을 간과했던 게 아닌가 많이 반성했다"며 "정당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사장) 선임 과정에 개입하면 아무리 그들이 이성적이고 식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정파적인 의도 속에 함몰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두 사장은 현행 공영방송 사장 선임 방식의 대안으로 시민이 직접 공영방송 사장선출에 참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시민자문단의 평가를 거쳐 사장으로 뽑힌 양승동 사장은 "과거 (방송 장악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박홍근안'이 충분치 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며 "이번에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시민자문단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것이 (방송법 개정에) 상당히 중요한 계기와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 사장은 "처음엔 이사회나 노동조합 모두 (시민자문단 제도 도입에 대해) 우려했다. 그런데 원전 공론화위원회에서 그랬듯 시민들이 성공적으로 집단지성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만일 그런(시민들이 참여하는) 과정이 없이 특별다수제를 했다면 나나 최승호 사장은 사장이 되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영화 <공범자들> 촬영을 하면서 이용마 MBC 기자가 처음으로 '국민대리인단'의 필요성을 제안한 당시를 회상했다. 배심원 제도처럼 무작위로 추첨된 국민대리인단이 공영방송 사장을 선출해 사실상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것이 이용마 기자가 주창한 '국민대리인단'의 골자다.

이를 두고 최 사장은 "(이용마 기자가) '박홍근안'만으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시민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영방송 사장을 뽑아야 한다고 했는데,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현실성이 있겠나 싶어 영화에서는 그 부분을 넣지 않았다"며 "그런데 그 뒤 원전 공론화위원회와 양승동 사장이 선임되는 과정을 보며 (이용마 기자의 주장이)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가졌다 해도 시민들은 자기 자신의 정치적 색깔보다는 공영방송을 제대로 경영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더 생각해 (사장을)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며 "결국은 이런 것들이 법제화되어야 하는데, 정치권에서 기득권을 좀 내려놓고 논의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양승동 사장과 최승호 사장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이나 방송사 적폐청산 등 최근 방송사의 화두로 떠오른 사안들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 했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에 대해 최승호 사장은 "유료방송이나 종합편성채널 등과 비교해 지상파는 각종 제도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재정이 튼튼하지 않으면 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 독립돼 시민을 위해 방송하는 기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승동 사장 역시 "KBS는 수신료 중심으로 운영되어야겠지만, 지금처럼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수신료 현실화 정책을 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종편에 대한 비대칭 규제가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역량을 충분히 구현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역차별은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승동 사장은 "MBC에 비해 KBS가 (그동안 받았던 탄압이) 좀 덜했다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파행과 문제점이 있었다"며 "그런 부분을 분명히 정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만 새 출발을 할 수 있다"며 내부 혁신을 예고했다.

특히 MBC는 정상화위원회 등의 기구를 통해 적폐청산 작업을 본격화한 상태다. 최근에는 2013년 아나운서들의 성향을 분류한 소위 '블랙리스트'와, 2012년 당시 안철수 대선 후보의 박사논문 표절 의혹 보도가 사실상 조작이었다는 발표로 파문을 낳기도 했다. 

최승호 사장은 "저널리즘의 기본을 완전히 망각하고 심하게 말해 범죄적인 일도 많이 발생했다. 그것이 시청자에게 상당히 많은 해를 끼쳤다"며 "그런 부분을 외면하고 그냥 화합하려 하는 것은 진정한 공영방송의 회복을 위해선 바람직하지 않다. 최소한의 정리는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또 "완전히 전도된 가치관을 갖고 본인들의 잘못을 옹호하고 변명하는 문화가 MBC 구성원 안에 있었다는 점에 여러모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긴 시간 동안 (MBC에서) 바로잡아야 하는 과제들을 안고 가야 하는데, 잘 마무리하고 구성원들과 다시 함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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