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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참시' 세월호 장면 알고도 사용, 방송윤리 훼손 "

MBC 진상조사 결과 "고의 없어"...세월호 가족협의회 "결과 수용하지만 구성원 반성 있어야" 이미나 기자l승인2018.05.16 17: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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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전지적 참견 시점> '세월호 참사 희화화 논란'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MBC가 <전지적 참견 시점>(아래 <전참시>) '세월호 참사 희화화'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 "문제의 장면 사용은 제작진의 고의가 아니라 과실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MBC는 일각에서 돌고 있는 프로그램 폐지설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프로그램의 향방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전참시> 논란으로 꾸려진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9일부터 약 일주일간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따라 현장조사와 관계자 면담을 진행했다. 제작진 일부로부터는 동의를 받고 휴대폰과 SNS 활동 내역도 조사했다.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의 시발점은 조연출이었다. 본방송 4일 전인 지난 1일 <전참시> 조연출은 제작진 14명이 참여하고 있는 휴대폰 메신저 단체대화방을 통해 FD에게 특정 멘트와 화면 구도가 담긴 뉴스 자료 영상을 요청했다.

FD는 조연출에게 조건에 들어맞는 영상 10개를 전달했고, 조연출은 이 중 세월호 참사 당시 화면 두 컷을 비롯한 총 세 컷을 선정해 편집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FD는 자신이 찾은 뉴스 영상 중 세월호 참사 당시 영상이 포함된 사실을 알았지만,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조연출의 지시를 그대로 수행했다.

조연출도 당시의 상황을 묻는 진상조사위원회에 두 컷 중 한 컷은 세월호 참사 속보인 줄 몰랐으며, 나머지 한 컷은 세월호 속보인 것을 알긴 했지만 앵커 멘트에 세월호 관련 언급이 없는 만큼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CG 처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CG 담당자도 원본 화면을 보고 세월호 속보임을 알았지만 역시 의뢰받은 대로 작업을 진행했다.

조연출은 이후 시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해당 장면에 대한 편집 요구 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사 과정에서도 문제의 장면은 노출 시간이 짧았던 데다 CG 처리 등이 되어 있어 아무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상조사위원회는 밝혔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조사 결과 제작진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문제의 장면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웃음을 전해야 하는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참사를 다룬 뉴스를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사용했다는 점은 방송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위원회는 MBC에 해당 조연출을 비롯해 실무책임자인 PD와 관리책임자인 CP, 그리고 총괄책임자인 예능본부장 등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또한 촉박한 제작환경에서 드러난 게이트키핑 부실, 파편화된 제작 과정, 꼼꼼하지 못한 관리감독 등 제작 전반의 시스템 개선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주문했다.

나아가 진상조사위원회는 MBC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방송윤리의식 전반에 대한 점검 및 재교육도 주문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뉴스의 맥락을 희석해서라도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잘못된 제작윤리가 MBC 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진상조사위원회는 해당 조연출이나 기타 제작진이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와 연관이 있으리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조연출은 조사 과정에서도 '어묵'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된 사실을 모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인 오동운 MBC 홍보심의국 TV심의부장은 "조연출 등 일부 제작진의 동의를 얻어 휴대전화나 SNS 등 활동 내역을 조사했으나 특별히 사회적 이슈에 대해 활동한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외부 인사로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한 오세범 변호사도 "'어묵'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비하하는 표현인 것을 모른다는 것은 사회적 공감이 부족한 것이지만, 고의적으로 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작진 단체 대화방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오동운 부장은 "'세월호' 등 특정 단어를 검색해 그런(세월호 참사 당시 영상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했는지 확인했으나 (특정 단어가) 나타나지 않았고, 대화가 편집된 흔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 MBC <전지적 참견 시점> 공식 포스터 ⓒ MBC

일부 매체에서 보도한 폐지설도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인 전진수 MBC 예능본부 부국장은 "<전참시> 제작과 관련해선 모든 게 멈춰져 있는 상태고, 출연자들도 오늘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결과 발표 이후 향후 방송의 향방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식적으로 <전참시> 폐지는 논의한 적 없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16일 "일상적인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방송이 가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저희 종사자들 모두의 각성과 노력이 여전히 모자라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송 제작과정의 단계 하나하나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잘못된 저희 내부의 관행이나 제작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하고 바꾸겠다"는 사과문을 냈다.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도 16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은 세월호 참사 당시 비상식적, 비윤리적 취재와 오보로 인해 희생자와 유가족을 두 번 죽였던 것과 같은 사건"이라며 "고의성이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수용하지만, 그렇다고 책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관련자들에 대해 적절한 책임을 묻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이번 사건이 MBC는 물론 모든 방송언론인들이 매우 구체적인 자각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방송사 차원의 반성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구성원 개개인의 반성과 노력도 있어야 한다"며 MBC를 넘어 언론계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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