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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운 변호사의 프로듀서를 위한 법률교실 <35>

예술의 자유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음란’에 대한 실정법
l승인1997.02.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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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장정일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 봐’를 읽어보았는가?작년 10월 출판된 이 책은 출판 이후 문학(또는 문단)과 법학(또는 법조계)의 상호 영역과 관련하여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우선 이 책은 그 내용이 음란한 것인가 아닌가 또 문학에 대하여 법이 개입할 수 있는가 그리고 법은 어떤 기준으로 문학작품을 재단할 수 있는가 등의 원초적인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이 책에 대하여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성적 묘사가 지나치게 대담한데다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청소년 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며 문화체육부에 이 소설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 반면 문인들은 “모든 형태의 검열은 작가 및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여 궁극적으로 문화적 생산력을 억압하는 것이므로 문학의 자율성과 생산력을 보존하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작가와 출판인, 출판사에 대한 사법-행정적 제재는 저지돼야 하고 또 작가와 출판인 구속이라는 반문화적인 조처는 표현의 자유와 출판, 예술창작의 자유를 유린하는 행위이므로 사법처리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논쟁을 기대한다”며 법적 제재를 반대하고 나섰다.이 문제는 단지 문학에 국한된 사항이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연극 ‘미란다’가 여자연기자의 알몸연기가 음란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며 작년 mbc의 인기드라마 좥애인좦이 우리사회에 이른바 애인신드롬을 불러일으켜 갑론을박한 것도 얼마되지 않은 일이다. 방송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방송위원회로부터 방송의 선정·퇴폐·외설을 이유로 제재를 받은 건수가 94년에는 13건에 불과했으나 95년에는 24건, 96년에는 8월까지 20여건에 이르고 있다.그러면 우리나라 실정법은 과연 음란·퇴폐성 예술이나 방송 등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우리 헌법 제22조는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문학과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예술창작의 자유와 예술표현의 자유가 포함된다. 그런데 학문과 예술의 자유는 정신·문화생활영역에서의 개성신장의 수단이며 문화국가실현을 위한 수단이고 학문과 예술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수단이라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학문과 예술활동을 보장해 준다는 소극적인 방향이 아니고, 국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해서 학문과 예술의 자유가 추구하는 국가의 문화질서적 목표를 달성해야 된다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이해해야 한다. 한편 예술의 자유의 기능과 본질상 법률로써 그것을 제한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술의 자유가 절대적인 기본권이거나 무제한한 기본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 헌법은 제37조 제2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이와 별도로 제21조 제4항에서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성표현이 언론출판의 매체를 통하여 행해지는 때에는 위 헌법조항이 적용된다.성표현을 제한하는 구체적인 법률은 이러한 헌법규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예컨대 방송법은 제4조 제3항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의 한 내용으로서 “방송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5조 제6항에서는 방송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방송은 건전한 가정생활과 아동 및 청소년의 선도에 기여하여야 하며, 음란·퇴폐·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이어서는 아니된다”고, 또한 제20조 제2항은 방송심의규정에 아동 및 청소년의 선도에 관한 내용과 가정생활의 순결에 관한 내용 그리고 공중도덕과 사회윤리의 신장에 관한 사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이를 위반한 방송국에 대하여 시정 및 제재조치를 명할 수 있다.(제21조)인쇄매체에 대하여는 출판사 및 인쇄소의 등록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5호에서 “음란 또는 저속한 간행물이나 아동에 유해한 만화 등을 출판하여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등록청이 출판사나 인쇄소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며 또 건전한 성적 풍속 내지 성도덕을 보호하기 위하여 우리 형법은 음란죄(제243조 내지 제245조) 규정을 두어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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