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김혜인 기자]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 방송교류의 재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남북 방송교류 재개를 앞두고 한국PD연합회(회장 류지열)가 주최한 토론회에선 그동안 남북 방송교류에 대한 평가와 함께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제언과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는 5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교류, PD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심포지엄에서 '통일시대 방송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방송사와 일선 PD들의 성찰을 먼저 주문했다.
이창현 교수는 “그동안 분단 의식을 심어온 건 ‘방송’의 역할이 컸다” “지상파 3사 및 종합편성 프로에서 오락도 선전도 아닌 북한을 타자화시키는 방식의 방송은 적대적 시선보다 훨씬 저열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남북의 창>,<통일전망대>,<모란봉클럽> 등에서 보여준 북한에 대한 시선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들부터 이제는 능동적인 의제설정자로, 평화의 가치 생산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기현 한국PD연합회 통일방송특위 위원장은 이전에 남측 방송사간에 경쟁적으로 이뤄졌던 북한 취재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을 30여 차례 방문한 오기현 위원장은 "남측 방송사간 경쟁이 낳은 '제작 비밀주의'로 과도한 브로커 가격 경쟁과 북한 측의 약속 불이행 등의 폐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남북 방송교류에 앞서 남측 방송사간의 ‘통일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과 ‘민관 거버넌스의 구성’을 제안했다.
오 위원장은 한국방송협회(방송사), 방송직능단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통일부 등이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의 구성’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과거 방송 교류의 경험을 공유하고 북한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미비점을 보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일선 PD들은 민간 주도의 방송교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PD는 지난 4월 열린 남북 합동 공연을 언급하며 "방송사와 PD들이 해야 할 일을 정부에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평화협력 기원 평양공연 ‘봄이온다’ 공동연출을 맡은 박석원 MBC PD는 “청와대가 아직도 방송을 진두지휘한다는 건 후진적인 발상"이라며 "(정부는) 방송 교류에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