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 MBC 전직 간부에게 부적절한 접대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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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내부 감사 결과 방문진에 보고...해당 이사 "소명할 기회 달라"

▲ 방송문화진흥회의 한 이사가 과거 MBC 계열사 간부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이사가 MBC 계열사 임원들으로부터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사실이 MBC 내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방문진은 현직 이사가 관리감독대상인 MBC의 고위 간부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았다는 MBC 감사국의 보고를 받고, 임시이사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21일 박영춘 MBC 감사는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해 "2014년 전 미주법인 사장이 당시 새누리당 의원과 김광동 방문진 이사를 단란주점에서 여성도우미를 불러 접대한 사실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조사 결과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MBC 감사국에 따르면 미주법인 전 사장은 김광동 이사와 국회의원에게 미주법인 인근의 한 단란주점에서 여성 도우미 3명을 불러 접대했다. 제보자는 감사국에 국회의원이 소주를 원해 단란주점 아래층에 있는 마트에서 소주를 사왔으며, 김광동 이사와 국회의원이 자신 때문에 여성 도우미와 노는 것을 불편하게 여겨 자리를 피했다는 내용 등을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도우미 팁은 법인카드로 결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감사국은 자체 조사 결과 제보의 내용에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박영춘 감사는 증거로 당시 제보자가 받은 단란주점 영수증과 김광동 이사 명함을 제시했다. 또 제보자의 증언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 소주 구매 영수증 등 물적 증거가 여럿 있다는 점도 제보의 신빙성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감사국은 김광동 이사가 2014년과 2016년 미국 출장 당시 여러 차례 골프를 치고, LA 다저스 스타디움의 최고등급 좌석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등 실제 출장 목적과는 다른 접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2014년 당시 한화로 130만원에 이르는 골프 접대 비용 등은 MBC 미주법인 법인카드로 결재했으며,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됐다.    

김광동 이사는 또 다른 MBC 계열사의 고위 간부에게 골프 접대를 받거나 명품 넥타이를 선물받았다는 감사 결과도 나왔다.

김상균 이사장을 비롯한 방문진 이사들은 박영춘 감사의 보고 뒤 임시이사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일부 이사들은 진상조사위원회 등을 구성해 임기 종료인 8월 전까지 진상을 규명하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접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모두 김영란법 시행 전이지만, MBC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방문진 이사가 MBC 예산으로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접대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광동 이사는 "일방적이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특히 도우미를 불렀다거나 국회의원과 만났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취재진에게도 "골프는 친 적이 있지만 '도우미 접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이날 감사에서 언급된 의원과의 만남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20년 간 한 번도 만난 기억도, 통화한 기억도 없다"며 "미주법인 직원들과 한 번 노래방에 간 적은 있지만, 도우미는 한 명도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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