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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인터넷 문화’를 품는 방식

MBC ‘두니아’ ·JTBC ‘랜선 라이프’ 등 1020세대 소통 시도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8.06.25 12: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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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요즘 10대들은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 영유아들은 대부분 유튜브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아직 인구 절벽이 아닌데도 TV 시청률은 대폭 감소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률 5%만 넘어도 잘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평일 드라마도 두 자릿수 기록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다고 영상물을 더 이상 즐겨 보지 않는 건 아니다. 보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인터넷 방송이나 짧은 호흡의 클립을 찾아본다. TV 혹은 TV매체가 앞으로 대대적인 변화 혹은 위기를 맞이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최근 이런 흐름을 반영해, 지금까지 서브컬처로 분류되던 1인 방송이나 인터넷 문화를 TV 안으로 가져오려는 움직인 두드러진다. 관찰형 예능 이후 막혀 있던 다음 이야깃거리를 찾다가 도달한 곳이 유튜버를 비롯한 1인 미디어, 게임 커뮤니티다.

MBC는 공중파 방송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3년 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를 선보인 박진경 PD의 야심작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이하 <두니아>)는 게임 ‘듀랑고’의 세계관과 스토리라인을 빌려온 ‘언리얼’ 프로그램이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있는데 출연자들이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 순간 시청자들의 선택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정해진다. 또MBC는 월드컵을 맞이해 인터넷방송계의 인기 해설가 감스트를 영입해 MBC 스트리밍 서비스 중계를 맡겼다.

JTBC가 다음 달 초 선보일 <랜선 라이프>는 이영자와 김숙이 스튜디오 토크를 맡아 1인 크리에이터라 할 수 있는 유튜버나 아프리카TV BJ를 관찰하고 그들의 카메라 뒷모습을 파헤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그러니까 그동안 숱하게 봐왔던 관찰형 예능인데, 그 대상이 연예인이 아니라 1인 방송으로 성공한 크리에이터라는 게 다른 점이다.

TV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세대를 잡기 위해 그 문화를 이해하고 끌어안으려는 노력이지만, 그 방식이 아쉽다. 1인 미디어는 그 환경과 제약 속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게임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자본과 노하우, 캐스팅이 가능한 방송 예능이 이들을 따라할 필요는 없다. 언더와 오버로 나눌 만큼 체급 차가 나는지도 애매해졌고, 그렇다고 한들 확실한 비교 우위를 지닌 상황도 아니다. 잘 즐기고 있는 문화와 콘텐츠를 TV를 통해 보는 게 무슨 의미일까.

유투버들의 방송과 비교해 공중파 콘텐츠의 매력은 웰메이드, 대규모 물량 투입 등을 꼽을 수 있다. 감스트의 방송을 단지 MBC 스트리밍을 통해 본다는 게, 기존 예능의 작법으로 유명 유투버나 BJ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떤 유의미한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다. 친밀한 소통과 커뮤니티를 TV만의 장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두니아>의 저조한 성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익숙하지 않은 콘텐츠가 문제가 아니라 이해 범위와 거기에서 나오는 재미의 문제다. <두니아>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인터넷 유저들이 직접 작업한 듯한 로우 퀄리티의 자체제작 자막을 흉내 내고, 인터넷 게시판에서 볼법한 말투를 입힌다.

▲ MBC <두니아> 화면 갈무리.

첫 방송 후 순화된 버전을 내놓으면서 다각도로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기본적으로 리셋과 생존이란 스토리라인은 5년 전 좀비 열풍 등이 지나간 지금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 볼거리는 <정글의 법칙>보다 떨어지며 시트콤과 예능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연기 톤과 연출은 과거 미드 <로스트>와 달리 그 세계에 몰입하는 데 방해요소가 된다.

의도적인 로우 퀄리티의 미학과 서브컬쳐라 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임 유저들의 문화를 방송에 차용하려고 했지만 굳이 왜 거기서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을 TV에서 즐겨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게 한다.

그렇다고 그리 성공한 게임이라 할 수 없는 ‘듀랑고’의 몇몇 팬들을 신나게 만들 만한 요소도 없다. 현재로선 게임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방송을 만들었다는 의미 정도밖에 찾을 수 없다.

낯선 시도가 안 통한 것이 아니라 대작 드라마로 풀어냈어야 할 기획을 예능의 작법과 방식으로 가볍게 접근했다는 점이 패착이다. 모든 혼란과 낯섦은 여기서 시작된 거다. 의도적인 로우퀄리티를 우리가 공중파 주말 예능에서 즐겨야 할 이유가 없다. 게임을 방송화했다는 건 마케팅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방송 이외에 볼거리는 넘쳐나고 있다. TV 예능 콘텐츠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처럼 밖에서 검증된 콘텐츠를 무조건 끌고 들어오려는 방식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 지상파 방송만이 할 수 있는 규모로 높은 퀄리티와 영향력을 더욱 앞세우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경쟁력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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