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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판 '라라랜드', '투 제니'는 이렇게 탄생했다

[인터뷰] '투 제니' 박진우 KBS PD "뻔하지 않은 음악 드라마 만들고 싶었다" 구보라 기자l승인2018.07.17 20: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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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을 인디 뮤지션의 음악들을 통해 담아낸 KBS 음악드라마 <투 제니> ⓒKBS

[PD저널=구보라 기자] 지난 10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영된 KBS 2TV 음악드라마 <투 제니>(TO. JENNY, 연출 박진우/극본 이정화·박예진·한영란)가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을 인디 뮤지션의 음악들을 통해 담아내 방송 이후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투 제니>의 주인공은 뮤지션을 꿈꾸는 '모태솔로 너드(한 가지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기자 주)남' 박정민(김성철)과 '폭망'한 걸 그룹 멤버 권나라(정채연)다. 학창시절 짝사랑하던 권나라 앞에서 초대형 '삑사리'를 낸 뒤 만성 무대공포증에 시달리던 박정민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권나라와 재회, 기타를 가르쳐주기 시작하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1부 시청률은 1.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높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원스>나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같은 음악 영화가 저절로 떠올랐다" "2부작이라니 너무 아쉽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지난 15일 재방송에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차지했으며, 덩달아 드라마에 삽입된 인디 뮤지션의 음악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투 제니>의 2부 방영을 앞둔 17일 오후, 박진우 PD를 만나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그동안 <인간의 조건2>, <1박 2일> 등을 연출한 예능 PD였는데, 드라마로도 입봉하게 됐다. 예능 PD로서 음악 드라마인 <투 제니>를 연출하게 된 계기는.

<원스>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 같은 음악 영화를 많이 좋아한다. 원래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음악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예능 PD지만,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장르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예능 PD로서의 감수성도 잘 살려서 음악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다행히도 올해에 기획안 공모를 통해 그 기회가 생겼다.

▲ 박진우 KBS PD ⓒ 박진우

풋풋한 20대의 사랑을 그리는 <투 제니>를 두고 '설레었다'는 의견이 많다. 이 소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아무래도 요즘은 드라마 중에서도 장르물이 많이 나오다 보니 풋풋한 로맨스물이 거의 없다. 옛날을 떠오르게 하는 감성이나 사랑 이야기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첫사랑의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

한편으론 젊은 시청자들에게 KBS는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KBS에서도 <투 제니>처럼 젊고 상큼한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

정민이 순수함과 찌질함을 오가는 '너드' 캐릭터라는 점도 신선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너드'인 경우는 거의 없지 않았나. '잘 나가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고 싶지는 않았다.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처럼 (주인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셈이다.

<투 제니>에서 '음악'은 등장인물의 성격과 마음을 보여주는 매개인 동시에 스토리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1부에서는 '논현동 삼겹살'(알고보니 혼수상태) '티라미수 케이크'(위아더나잇) 'Grap me'(최낙타) '조심스러운 이유'(멜로망스) 등을 리메이크한 음악이 나왔는데, 어떻게 선정했나.

좋은 노래가 하루에도 수십 곡씩 나오다 보니, 가수의 인지도가 낮거나 노래가 발표된 타이밍이 좋지 않을 경우 사람들이 잘 모른다. 그런 좋은 노래들에 스토리를 입혔을 때 다시 관심을 가질 만한 노래가 많다고 생각했다. '티라미수 케이크'처럼 중심이 되는 몇몇 노래는 그 노래를 정한 다음 스토리를 정했고, 다른 노래들은 스토리 이후에 찾았다.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잘 안 들어본 노래를 쓰는 것에 대해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게 오히려 <투 제니>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시청자들이 살짝 아는 노래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노래라면 드라마를 보면서 <투 제니> OST라고 생각하며 더욱더 몰입할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의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로서 음악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투 제니>에서는 정민의 마음을 전달할 때 음악이 가장 좋은 도구가 돼 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투 제니>를 연출하며 가장 신경 쓴 점이 있다면?

사람들이 재밌고, 뻔하지 않다고 느끼길 바랐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연출을 가장 경계하는 편이다. 아무리 드라마라는 걸 인식하고 보더라도, 현실성이 떨어지면 납득이 안 가지 않나. 그래서 현실에서 있을 법한, '저럴 수 있겠다'는 느낌을 자아내려고 했다.

그래서 배경음악 하나를 깔더라도,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 특히 시청자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를 바랐다. <원스>를 연출한 존 카니 감독의 영화처럼, 영화에서 음악이 등장하는 방식이나 주인공이 음악을 만드는 계기나 모습 등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

또 많은 예산을 쓸 수 없는 단막극이다 보니,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래 녹음이나 화면 색감 보정 등 후반작업에도 꽤 많은 시간을 쏟았다.

▲ ⓒKBS

'입봉작'이다보니, 더욱 애정을 기울여 연출했을 것 같다.

<투 제니>는 타겟층이 10대부터 30대까지로 확실했다. 그런데 편성 시간이 아무래도 타겟층과는 안 맞았던 것 같다. 그래선지 시청률이 잘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방송 이후 대중들의 반응도 시청률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투 제니>가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들었다. 2부의 반응도 좋다면, 음악 드라마라는 장르가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음을 <투 제니>가 증명하는 셈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1부는 연예인인 나라의 남자친구가 나라와 같은 소속사의 여자 연예인과 열애설 기사가 나면서 끝났다. 두 주인공의 애정전선에 변수가 생긴 셈인데, 2부를 궁금해 하는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부를 통통 튀면서도 로맨틱한 느낌의 노래들이 채웠다면, 2부에서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이들이 자신의 현실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정민과 나라의 갈등과 시련도 보일 거다.

앞으로도 음악 드라마를 연출할 계획이 있나.

만약 2부를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웃음) 더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봐주면 좋겠다. 많은 이들이 봐 주신다면, 다음에는 제대로 판을 깔고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내가 아닌 다른 PD들도 <투 제니>처럼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거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생긴다면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네 커플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뮤직 드라마도 기획해보고 있는데, 기회가 생긴다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 더 다양한 스토리와 음악을 등장시켜보고 싶다. 내가 '감'이 있는 한, 계속해서 뻔하지 않은 신선한 포맷을 시도해보고 싶다.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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