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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부일체’가 개척한 예능의 길

‘독보적인 사부’의 라이프 스타일과 순박한 출연진의 조합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8.09.03 15: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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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올해 초 방송을 시작한 SBS <집사부일체>가 어느덧 16번째 사부를 모셨다. <집사부일체>는 나름의 방식으로 대가를 이룬 셀럽의 집을 찾아가 하루 동안 일상을 함께하며 지혜와 깨달음을 배운다는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참관형 예능에다가 멘토링을 결합한 예능이다.

‘독보적 업적 뒤에는 독보적 라이프스타일이 숨어있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누군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본다는 측면에서 관찰형 예능과 비슷하지만, 그런 와중에 귀감이 될 만한 좋은 말이나 깨달음을 남기려고 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유사한 예능들과 차이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 3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 네 명의 젊은 남성으로 이뤄진 캐릭터 플레이를 더했다. 바른 이미지의 예능 캐릭터였던 이승기는 전역 후 첫 고정 예능인만큼 과거의 반듯한 동생 이미지 대신 예비역 복학생 캐릭터를 추구하고, <1박 2일> 시절 이승기를 보는 듯한 이상윤과 바르고 착하고 에너지 넘치는 동생 육성제, 그리고 이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양세형이 조화를 이루며 리얼 버라이어티 스타일의 재미와 서사를 선사한다. 화제성이 다소 아쉽긴 하나, <1박2일>과 맞붙어 무려 10%대 육박하는 막상막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결코 무시할 성적이 아니다.

대부분의 리얼버라이어티가 그렇듯 <집사부일체>도 4명의 출연진들이 점점 친해지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방송 초기에는 제대한 이승기의 예능 복귀작으로 마케팅했다. 제대 후 달라진, 그리고 좌충우돌하며 적응하는 복학생 스토리텔링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대호 편을 보면 순하고 바른 이미지 대신 남자답고, 승부욕이 있는 특전사 예비역다운 모습을 주로 보여줬고, ‘예능 무식자’ 이상윤과 브로맨스 라인의 육성재를 이끌며 예능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무거운 짐을 양세형이 나눠지면서 이들의 여정은 편안해졌다. 완벽하지만 빈틈이 조금 보이는 인간미가 있는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 SBS <집사부일체> 출연자인 이승기, 이상윤, 육성재, 양세형이 연령고지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SBS

이 조합이 흥미로운 건 다른 리얼버라이어티와 달리 눈에 띄는 리더가 따로 없다는 점이다. 또한 과거 박명수부터 오늘날 김종민, 조세호, 지석진, 이광수처럼 구박을 받고 당하면서 웃음을 생산하는 샌드백 캐릭터도 없다.

아무래도 이승기의 뿌리가 그렇다보니 <1박 2일> 못지않게 게임을 자주 한다. 평소 동침 게임을 비롯해 ‘사부’ 강산에와 함께 수영 대결을 하고, 수박 먹기 게임 등을 하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만드는 동안 이들은 누군가를 몰아가며 웃음을 만들지 않는다. 강산에의 ‘일드(Yield)클럽’에서 보여준 육성재, 이승기의 흥이나 양세형의 재간, 그리고 이를 뒤에서 즐기는 이상윤의 조화는 오늘날 <집사부일체>의 상승 에너지를 이루는 원동력이다.

그럼에도 이 쇼의 핵심은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재미에 있다. 이대호, 박지성과 같은 스포츠 선수부터 이선희, 이덕화 등의 방송계의 대선배, 여기에다 법륜 스님이나 TV에서 거의 보기 힘든 가수 전인권까지 다양한 분야의 셀럽들을 불러내 시청자들에게 반가움과 궁금함을 해갈한다. 첫 번째 사부로 모신 전인권의 삼청동 집이나, 지지난 주 분당에 사는 유준상, 이번 주 제주 시골집에 살고 있는 강산에 편에서 보듯 저마다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사부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박지성의 러브스토리, 베트남에서 가장 핫한 박항서 감독의 성공 스토리를 들을 귀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자연산 미친 장어’라는 솔깃한 별명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사로잡은 가수 강산에 편은 이런 <집사부일체>의 모습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 모든 일과를 밤에 하는 야행성 사부 강산에의 일상 사이클에 맞추기 위해 낮잠을 자고 자양강장제까지 마신 멤버들은 ‘정신세계’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카리스마 넘치는 사부와 맥락이 닿지 않는 대화를 나누고, 그를 따라 야밤에 돈네코에 몸을 던지고 새벽 시골길 로터리에서 일드클럽이라며 깜짝 음악회를 열었다.

이런 특이한 모습들을 통해 시청자들은 ‘사부’ 강산에에게 더욱 관심을 갖는다. 친자연주의 삶이나 낮밤이 바뀐 생활 패턴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조금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그의 일상과 생각은 4명의 지극히 평범하고 순박한 형제의 시선과 만나 볼거리가 된다.

잘되는 프로그램은 이유가 있다. <집사부일체>는 요즘 유행하는 예능과 달리 셀럽 캐스팅이란 가장 고전적인 기획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샀다. 남성 출연자들이 등장함에도 멤버들끼리 물고 물리는 관계를 활용하지 않으면서도 성장 곡선을 그리는 착한 캐릭터쇼를 선보이고, 기본적으로 예의 바르고 반듯한 이들의 이미지는 사부들의 일반적이지 않는 독특한 모습을 더욱 부각해 재미를 더한다.

애초 기대했던 이승기의 원맨 예능의 모양새는 아니지만, <집사부일체>는 여러 세대의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만한 캐스팅과 분위기를 마련해 주말 저녁, 온가족이 모여서 보기 좋은 무공해 예능으로 자신들의 길을 개척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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