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국정감사, 현안 뒷전 '면박주기' 구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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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정감사, 현안 뒷전 '면박주기' 구태 반복
한국당 과방위원들, '보복인사' '방송장악' 의혹 집중 제기..양승동 사장에게 "치매 아니냐" 막말도
  • 이미나·김혜인 기자
  • 승인 2018.10.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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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EBS의 국정감사에서 양승동 KBS 사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 뉴시스

[PD저널=이미나·김혜인 기자]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KBS‧EBS 국정감사는 사실상 지난 3월 열렸던 KBS 사장 후보자 청문회의 '재탕'이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 당시 집중 질타했던 세월호 참사 당일 양승동 사장의 행적과 지난 3월 방송된 <추적60분> '8년 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을 두고 양승동 사장을 몰아세웠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양승동 사장을 향해 "세월호 참사 당일 저녁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쓰신 게 맞나"라며 "그랬는데 청문회 때 노란 리본을 달고 나오나, 위선적이라 생각하지 않나"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윤 의원은 <추적60분> 방송 영상 일부와 TV조선의 <이것이 정치다> 방송 영상 일부를 회의장에서 재생하며 "3월 28일 KBS <PD수첩>(<추적60분>을 오인한 발언-기자 주)을 보시라, KBS가 천안함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고인으로 나온 성창경 KBS 공영노조 위원장에게도 "KBS의 <PD수첩>이 공정한 방송이냐"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뒤이어 다른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양승동 사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 갔는지, 노래를 불렀는지 등을 연달아 질문하고,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이날 국감의 대부분은 KBS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보다는 양승동 사장을 압박하는 데 할애됐다.

'망신주기' '면박주기' 질의도 여전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양승동 사장의 노래방 출입 여부를 묻던 중 "그 정도 기억이면 치매가 아니냐"며 "그 정도 (기억을) 갖고 KBS 사장을 할 수 있느냐는 말이냐"고 비난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양 사장의 사장 공모 여부를 물으며 "굉장히 용감하게 응모하셨는데 자신 있느냐", "이번엔 (청문회 통과를) 자신하시나 보다"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양승동 사장 취임 이후 보복 인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증인이 아닌 배석자들에게 노동조합 가입 여부나 파업 참여 여부를 묻는 모습도 연출됐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질의 도중 양승동 사장 뒤편에 앉아 있던 KBS 간부들을 향해 "거기 앉아계신 KBS 직원이 32명"이라며 "파업 불참하신 분은 일어나 보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의 계속되는 요구에 몇몇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박 의원은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의 질의를 두고 몇몇 의원들은 '사상검증'이라며 항의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왜 개인의 의사 표현을 갖고 사상검증을 하느냐"며 "많은 사람들이 있고 공개된 자리인데 공개적으로 사상검증을 하겠다는 의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감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해야 한다"며 "노조에 가입했는지, 파업에 참가했는지 묻는 등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반하는 감사 방법을 택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다"고 했다.

의원들의 항의에 "양승동 사장이 형평성 있게 인사를 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도 될 수 없다"고 맞섰던 박대출 의원은 32명의 KBS 직원 중 실제 대답할 의무가 있는 증인은 10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한발 물러났다.

박 의원은 "증인이 아닌 배석자들껜 좀 더 양해를 구해 부탁하는 형식으로 (요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나마 일부 의원들이 KBS의 포맷 베끼기, TV수신료 징수 체계, KBS 소속 작가 처우 문제 등을 꺼내면서 양승동 사장도 의미 있는 발언을 내놓는 모습이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net <프로듀스101>나 JTBC <한끼줍쇼> 등이 방영된 후 KBS에서 <더 유닛>이나 <하룻밤만 재워줘> 등 유사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양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프로그램 제작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KBS에서 일하는 작가 691명 중에서 고용 계약서를 작성한 건 13명뿐"이라며 "그나마도 문체부의 표준계약서가 아니라 KBS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계약서"라고 지적했다.

양승동 사장은 "작가 처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했다. 10월 중으로 전 작가를 대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겠다"고 말했다. 양 사장의 말에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은 "10월 중에 작가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고, 양승동 사장은 "문체부 표준계약서와 거의 동일하고, 그 외 권리 조항도 추가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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