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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언내추럴' PD "죽음 통해 삶의 의미 보고 싶었다"

한중일 PD포럼 참석한 '언내추럴' 아라이 준코·츠카하라 아유코 PD 이미나 기자l승인2018.10.22 15: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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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내추럴> 아라이 준코 PD와 츠카하라 아유코 PD가 22일 광주에서 열린 제18회 한중일 PD포럼에 참석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제18회 한중일 PD포럼 이튿날의 문은 일본 드라마 <언내추럴>이 열었다. <언내추럴>은 부자연스러운 죽음의 뒷면에 숨겨져 있던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법의학자들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다.

2018년 1월 TBS 금요드라마로 방송된 <언내추럴>은 평균시청률 11.1%를 기록했으며, 제96회 일본 드라마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감독상·작가상·여우주연상 등 6관왕을 차지했다. 여기에 제44회 방송기금상 최우수상(드라마부문)과 제55회 갤럭시상 우수상(TV부문)을 수상하는 등 일본 현지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이날 상영된 에피소드는 허혈성 심장질환 판명을 받은 한 남성의 사인이 알고 보니 병원에서 유출된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이었다는 내용으로,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물론 메르스 감염자를 향한 사회의 냉혹한 시선까지 담아내며 여운을 남겼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작품인 만큼 오전 9시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참석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상영이 끝난 뒤 많은 참석자들이 아라이 준코‧츠카하라 아유코 PD를 둘러싸고 사진을 요청하거나 연락처를 건네는 풍경도 벌어졌다.

김근홍 MBC PD는 상영 후 이어진 토론에서 "드라마에선 재미와 감동도 중요하지만 메시지를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언내추럴>은 무거울 수 있는 법의학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내면서도 메시지를 녹여냈다"는 감상평을 전했다. 

'법의학은 미래를 위한 의학이다', 주인공 미코토(이시하라 사토미 분)의 대사다. 이 말처럼 <언내추럴>을 기획한 아라이 준코 PD와 연출을 맡은 츠카하라 아유코 PD는 죽음을 통해 거꾸로 삶의 의미를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했다. 슬픔에 빠진 약혼자에게 미코토가 단팥빵을 건네며 '이런 상황이니까 제대로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죽음의 이면에 남겨진 진실을 성찰하며 남은 자들이 앞날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언내추럴>의 주제의식은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시민의 참여'라는 이번 포럼의 주제와도 맞닿은 부분이 있다. 아라이 준코 PD는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죽을 때 왜 죽었는지도 모를 수 있다"며 "언제 죽는다 해도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자는 이야기도 함께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 <언내추럴> 스틸컷 ⓒ 드리맥스 텔레비전

두 PD가 <언내추럴>을 구상하게 된 것은 지난 2016년 겨울. 일본에 30만 명의 의사가 있지만 부검의는 170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노기 아키코 작가(<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중쇄를 찍자!> 등을 쓴 드라마 작가-기자 주)가 결합하고, 세 사람이 직접 부검 현장을 찾아다니거나 의학 지식을 공부하며 <언내추럴>의 뼈대가 완성됐다.

츠카하라 아유코 PD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촬영하고, 방송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였다"며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작업을 하게 됐는데 일본에서는 흔치 않은 경우"라고 했다.

두 명의 PD와 작가, 그리고 주연 배우까지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그래서인지 3회에서는 젊은 여성 법의학자로서 미코토가 겪는 고충이 에피소드에 주요하게 배치되기도 하고, 6회에서는 성폭력 피해를 입을 뻔했던 여성의 옷차림을 지적하는 형사를 향해 미코토가 일침을 가하는 장면도 들어 있다.

츠카하라 아유코 PD는 "여성이 사회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으면 했다"며 "한편으로는 어떤 말을 해도 남성은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지는 반면, '젊은 여성'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PD는 한국의 드라마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형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이 등장하는 장르물이 인기가 높은 일본과 달리, 한국에선 <아이리스>와 같은 대규모의 첩보물이나 로맨스가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일본에 비해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국의 드라마 제작 환경에도 놀라워했다. 츠카하라 아유코 PD는 "한국 드라마는 일주일에 두 편 방영된다고 들었다"며 "오히려 (어떻게 하는지) 질문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라이 준코 PD도 "모든 드라마를 그렇게(속도감 있게) 만드는 한국의 여러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했다.

6년째 호흡을 맞춰 오고 있는 두 PD는 현재 차기작을 구상 중이다. 아라이 준코 PD는 "일본 시청자 대다수가 여성이다 보니 (드라마를) 기획하거나 연출할 때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여성 콤비'의 좋은 점인 것 같다"며 "앞으로 오리지널(원작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로맨스물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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