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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4 10:26
  • 수정 2018.10.25 14:53

4200만 본 중국 다큐 '인생꼬치', "평범한 일상에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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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셴량·천잉제 PD "인터넷 플랫폼 특성 반영해 유쾌한 분위기 연출"

▲ 23일 제18회 한중일PD포럼에 참석한 주셴량 PD(사진 가운데)와 천잉제 PD(사진 오른쪽) ⓒ 중국TV예술가협회

[PD저널=이미나 기자] "보면서 침이 고였지만 보고 난 뒤엔 눈물이 났다", 한 중국 PD가 제18회 한중일 PD포럼 출품작인 중국 다큐멘터리 <인생꼬치>(원제: 人生一串)를 보고 남긴 감상평이다.

<인생꼬치>는 중국식 꼬치인 '샤오카오'에 주목한 6부작 다큐멘터리다. 다양한 배경음악과 속도감 있는 편집기법을 사용해 리듬감을 살리면서도, 중국의 대표적 길거리 음식에 담긴 평범한 사람들의 정서를 세밀하게 포착해 냈다.

촬영은 넉 달이 걸리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사전 취재와 후반 작업에 1년 가까이 공을 들였다.

넓은 중국 대륙에서 20여개가 넘는 성과 도시를 돌며 평범하되 특별한 사람들을 찾아냈고, 그들의 일상을 어떻게 하면 가장 생동감 넘치게 보여줄지 고민했다. 23일 광주에서 만난 주셴량‧천잉제 PD는 "<인생꼬치>를 통해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했다.

"샤오카오를 요리하는 과정과 인생이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샤오카오는 추운 밖에서 굽는 것이지만 그 곁에서 불을 쬐거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 따뜻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서로 경쟁하다가도, 따뜻한 정을 느끼는 순간이 있지 않나." (천잉제 PD)

<인생꼬치>는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6월 중국의 유명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비리비리'에 독점 공개된 <인생꼬치>는 현재 누적 조회수만 4,200만을 넘어섰다.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의 특성은 <인생꼬치>제작에도 영향을 미쳤다. 샤오카오를 굽는 사람들의 인터뷰는 기존 다큐멘터리와 달리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천 PD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다른 톤으로, 익살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콘텐츠가 갖는 특징을 반영하려 했다"며 "인터넷 이용자의 경우 '짤방'을 만들어 (일부 장면을) 계속 돌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콘텐츠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리비리'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고문을 맡고 있는 주셴량 PD 또한 "과거의 제작 방식만 고수할 경우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며 "중국 젊은 층이 선호하는 '비리비리'의 다큐멘터리는 항상 새로워야 하고 매력적이고 신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생꼬치> 스틸컷 ⓒ Bilibili

그동안 중국에서 제작된 음식 관련 다큐멘터리가 '서사'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였다면, <인생꼬치>의 경우 '음식'이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신선하다. 한국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먹방'과도 맥락이 통하는 지점이다.

천잉제 PD는 "많은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식욕을 일으키는 것에 신경을 썼다"며 "광고처럼 과장하지는 않으면서, 식욕은 일으킬 수 있는 중간점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인생꼬치>를 본 많은 이용자들이 실제로 하얼빈의 뒷골목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를, 10년 전 손님의 이름과 별명을 잊지 않고 있는 양저우의 한 중학교 앞 꼬치가게를 찾았다. 한 에피소드에 출연한 샤오카오 가게 주인은 마지막 회 에필로그에 출연해 "(손님이 많이 찾아와) 재료가 없어 힘들었다"면서도 "돈 때문에 양심을 팔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인기에 힘입어 <인생꼬치>는 속편을 준비 중이다. 천잉제 PD는 "전편과 비슷한 규모의 속편을 기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도 천 PD는 "진실된 기록은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도록 소설이나 음악과 같이 재미를 주는 요소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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