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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드라마 '신박하네'...진화하는 실감 방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도시 전설' 등 AR·VR 접목한 프로그램 등장...시청자 요구·수익성 확보 관건 이미나 기자l승인2018.12.04 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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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오프닝 무대의 한 장면 ⓒ 라이엇 게임즈

[PD저널=이미나 기자] 유튜브에 데뷔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3주 만에 1억 뷰를 돌파한 K/DA는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들로 구성된 아이돌이다. 가상 걸그룹인 K/DA는 지난달 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오프닝 무대(▷링크)를 장식했다. AR(증강현실) 기술 덕분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AR·VR(가상현실)을 사용한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방송사들도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VR과 AR을 접목한 콘텐츠는 주로 개표방송이나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접하는 정도였다. 제한된 분야에서 사용했던 증강·가상현실 기술은 최근 드라마와 예능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지난 1일 첫 방송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등장인물이 특수한 렌즈를 착용하면 증강현실 게임 속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을 가져왔다. 이번에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추는 현빈과 박신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증강현실이라는 소재가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KBS는 지난 9월 가상현실 게임 요소를 반영한 2부작 예능 프로그램 <도시전설>을 방영했다. <도시전설> 제작진은 방송분 외에 따로 VR 버전을 만들어 시청자가 머리에 착용하는 기기를 통해 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 tvN <알함브라의 궁전의 추억> 하이라이트 영상 갈무리 ⓒ CJ ENM

방송사들은 가상·증강현실을 접목한 콘텐츠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심장의 생김새와 혈관의 구성 등을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모바일 앱 <티라노의 심장 대탐험>을 개발한 EBS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VR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박치대 EBS PD는 "일반적인 영상자료를 활용했을 때보다 VR 영상을 활용했을 때 10배에서 15배 정도 교육 효과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전승이 어려운 무형문화유산을 VR로 기록해 놓으면 후에 복원할 때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BS는 노래방 반주기기 업체 금영과 내년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VR 노래방'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VR 기기를 머리에 쓰고 노래를 부르면 인기 아이돌 멤버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영상이 360도로 펼쳐진다. SBS는 가상광고 유치 등을 통해 수익성도 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선 가상·증강현실 기술과 방송의 결합이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낯설지 않은 콘텐츠다. 

미국의 기상전문방송 '웨더채널'은 증강현실회사와 손잡고 실시간으로 그래픽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다. 지난 9월 방송된 영상(▷링크)을 보면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일으킨 홍수로 거리에 물이 차오르는 모습이 실감나게 묘사된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TV 방송과 증강현실 게임을 접목한 'We are TV'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링크)이 인기를 끌었다. 이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을 실행하거나, 방송 프로그램에 폭탄을 던지거나 하트를 보내는 등 사용자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

가상·증강현실 기술이 얼마나 널리 방송에 쓰일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진 가상·증강현실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고 시장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김재현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PM은 지난달 21일 '차세대방송과 실감미디어 기술 세미나'에서 "해외는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생태계 조성이 아직까지 미흡하다"며 "방송업계의 경우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 외에, AR·VR을 어떻게 방송에 접목해 서비스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방송사와 제작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기획단계에서부터 (AR·VR 기술 사용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구현은 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면서도 "하지만 신기술을 사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아직은 적기 때문에 굳이 제작 과정이 복잡한 콘텐츠를 제작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청자의 요구가 있고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선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VR 노래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배성우 SBS PD는 "기존에는 생산자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시청자는 이를 수용했지만, 시청자가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등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며 "이제는 기술 중심에서 콘텐츠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로 (VR·AR 관련) 논의의 중심축이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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