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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PD "방용훈 전 부인 유가족의 공포 상상 이상"

'故 이미란 사망 사건' 취재한 서정문 PD "방용훈 사장 협박 아니라고 했지만, 당황스러웠다" 이미나 기자l승인2019.03.06 13: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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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 PD수첩 >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스틸컷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조선일보> 일가가 또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MBC <PD수첩>이 지난 5일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에서 2016년 사망한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 故 이미란 씨 사건을 다루면서다. 방용훈 사장은 방상훈 현 <조선일보> 대표이사의 동생이자 <조선일보>의 4대 주주다.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라는 이 씨의 생전 마지막 음성으로 시작된 이날 방송은 이 씨가 남긴 7장 분량의 유서를 통해  방용훈 사장과 자녀들의 폭행 의혹에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조선일보> 일가의 가족사를 들추기보단 '강제 구급차 이송' 등 이 씨의 사망 전후로 불법‧위법 행위가 일어난 사실에 집중했다. 특히 이미란 씨의 유가족과 방용훈 사장 가족 사이에서 벌어진 두 개의 고소‧고발 사건에서 검찰과 경찰이 봐주기식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출을 맡은 서정문 PD는 6일 <PD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씨의 사망 전후로 일어난 불법적인 일들을 단순히 가정사로 축소하고 외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찰과 경찰의 수사 문제와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방용훈 사장의 자녀들이 이 씨를 강제로 구급차에 실으려 했던 사건은 경찰이 공동존속상해 혐의로 기소 의견을 냈지만, 검찰은 방 사장의 자녀들을 강요죄로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이들이 항소하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또 이 씨의 언니 거주지에 방용훈 사장과 큰아들이 얼음도끼와 돌을 들고 침입한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두 사람을 무혐의 송치했다. 검찰도 방 사장에 대해 무혐의를, 아들에겐 기소유예 처분을 각각 내렸다.

서 PD는 "'이렇게까지 피의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수사를 전개하는 것이 맞는가' '<조선일보> 일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비슷한 일이 일어나도 수사기관은 같은 방식으로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체계가 이른바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움직인 듯한 행태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 MBC < PD수첩 >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방송 화면 갈무리 ⓒ MBC

이날 방송에서 방용훈 사장은 <PD수첩> 제작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련의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방용훈 사장은 <PD수첩>을 통해 "남들이 가정사를 어떻게 다 알겠나. 내가 왜 이런 걸 당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며 "그렇게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게 쉽다. 애들이 형을 받은 게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방 사장이 부인의 사망 사건에 대해 언론에 직접 입을 연 것은 <PD수첩>이 최초다. 방송에는 일부만 공개되었으나, 약 한 시간 동안 이어진 통화에서 방 사장이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려 했다"고 서 PD는 전했다.

방송 직후 방용훈 사장이 서정문 PD에게 '살면서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이건 협박도 아니고 뭐도 아니다'고 말한 대목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서 PD도 방송 직전 SNS를 통해 방 사장이 자신에게 '아이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며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라고 전한 바 있다.

방용훈 사장과의 통화에서 유가족이 <조선일보> 일가에 대해 느끼는 공포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게 서 PD의 설명이다. 서정문 PD는 "그 분 입장에서는 정말 그렇게(협박이 아니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취재를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었고 일반적인 취재 상황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도 아니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사적인 공간과 상황에서 방 사장이 어떤 태도로 다른 이들을 대하고 있을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은 시청률 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고, 방송 다음날인 6일 포털 사이트들에 관련 검색어가 오르는 등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시청률은 <PD수첩>이 2017년 노조 파업 이후 방송을 재개한 뒤로 2번째로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서정문 PD는 "유가족이 겪은 일을 가깝게 보게 되면서 이 분들이 느끼는 공포가 우리의 상상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실제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며 '우리가 알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관련 제보가 더 들어온다면 후속 보도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후속 방송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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