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존폐 결정 앞둔 KBS, '위기 관리 매뉴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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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서도 "경영진 미숙한 대응" 비판..."신속·체계적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해야"

▲ 16일 방송된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KBS

[PD저널=이은주 기자] '정준영 사건'으로 <1박 2일>이 존폐 기로에 선 가운데 KBS가 출연자 논란 등에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위기 관리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1박 2일> 제작 중단과 관련해 KBS의 미온적인 대처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 KBS 내부에서도 경영진의 미숙한 대응을 탓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S 제작1,2본부장과 일선 PD들은 지난 26일 TV위원회를 열고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위기 관리 매뉴얼을 수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TV위원회에 참석한 실무자측 위원은 "출연자 문제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단계별, 부서별로 대응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제작 책임자 측에서 설명했다"며 "출연자 문제는 사전에 방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조직적 차원에서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가수 정준영 불법 동영상 촬영 유포 혐의로 <1박 2일> 제작 중단 결정이 나온 데 이어 김준호·차태현 '내기 골프' 의혹을 KBS가 보도하면서 <1박 2일>은 존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KBS가 <1박 2일> 폐지 여부와 관련해 숙고에 들어간 가운데 KBS 내부에서도 경영진의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KBS PD협회는 지난 22일 사내게시판에 성명을 올리고 "위기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어버린 경영진의 안일한 대응이 더 심각한 문제"라며 <1박 2일>과 관련한 경영진의 대응을 질타했다. 

PD협회는 "KBS의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 전달이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 위기가 더욱 확대된 것"이라며 "특히 자사 프로그램과 관련한 의혹 보도의 경우에는 단순한 사실의 전달 뿐 아니라 당사자인 KBS의 이 문제에 대한 준비된 대처 방안이 함께 시청자에게 전달이 될 수 있도록 치밀한 조율이 필요했었다"고 밝혔다. 

김준호 차태현의 방송 하차로 이어진 KBS '내기 골프' 의혹 보도와 관련해 내부 소통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PD협회는 성명에서 "편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시청자 상담실의 대응은 어때야 하는지, 보도가 결정되었다면 이후에 일어날 상황에 대해 각 부처가 제대로 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콘트롤 타워 역할을 했어야만 했다"며 콘트롤 타워 부재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위기관리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영진의 현명하고 신속한 대처가 조직의 존폐를 결정하는 사례들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 TV위원은 "위기 관리 매뉴얼 초안이 작성되면 공유하고 의견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며 "<1박 2일>의 위기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미래지향적으로 논의하자는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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