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지켜봐준 제보자·시청자들에게 영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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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연합회 31회 한국PD대상 시상식 개최...9일 KBS1TV 방송 예정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제31회 한국PD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김성헌

[PD저널=이미나 기자] 한국PD연합회(회장 안수영)가 주최하는 제31회 한국PD대상에서 MBC <PD수첩>이 ‘올해의 PD상’을 받았다. 2018년 제작거부를 주도하며 ‘방송 정상화’의 물꼬를 튼 공을 인정받아 ‘올해의 PD상’을 수상한 지 1년 만이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제31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박건식 MBC PD는 “이 상의 5%는 MBC 동료에게 돌리고 싶다. 파업까지 겪으며 온갖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던 동료들이 없었다면 지금 <PD수첩>도 없었을 것”이라며 “95%는 제보자들과 <PD수첩>을 사랑해 주시고 때론 꾸짖어주신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건식 PD는 “귀한 제보자의 올곧은 마음을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회에 억울한 사람 없는 날까지 <PD수첩>은 최선을 향해 달리겠다”고 강조했다.

EBS 신년교육특집 <다큐프라임 – 번아웃 키즈>으로 실험정신상을 받은 김훈석 PD는 “교육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입시에 지친 아이들의 모습을 새로운 방식으로 담아내고 어른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며 “EBS PD들은 지식을 단순한 지식으로 전달하지 않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함께해준 동료와 시청자, 청취자에 공을 돌린 수상소감이 많았다.

MBC <내 뒤에 테리우스>로 TV 드라마부문 작품상을 받은 박상훈 PD는 “지금도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스태프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라디오 음악·오락부문 작품상 SBS <김영철의 파워FM>의 윤의준 PD는 “매일 아침 힘든 출근길, 고된 야간근무 후 퇴근하는 길에 우리 프로그램을 들어주는 애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는 작가진의 이름을 부르며 청중의 박수를 부탁하기도 했다.

TV 교양·정보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EBS <배워서 남줄랩> 김민지 PD는 “어른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으로 재단하지 않고, 10대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꼰대 같지 않은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른다운 어른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어른으로서 많이 반성하게 됐다”는 말로 출연한 10대 래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라디오 특집부문 작품상 CBS <자살률의 비밀>을 연출한 정혜윤 PD는 “어려운 이야기를 해 주신, 인터뷰에 응해주신 유가족 분들에게 가장 감사하다”고 했고, 올해로 3관왕의 주인공이 된 라디오 지역정규부문 부산MBC <이관열, 이남미의 확 깨는 라디오-우리 당장 만나>의 이관열 PD는 “대문 열어주시고 마음도 열어주신 애청자 분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MBC스페셜>에서 방영된 ‘로그북-세월호 잠수사들의 일기’로 TV 독립제작부문 작품상을 받은 복진오 독립PD는 오는 16일이면 5주기가 되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복진오 PD는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세월호 유가족은 특별수사권과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며 “참사 초기 책임 있는 사람들이 사실 그대로 진술하고, 기록을 국민에게 내놓았다면 유가족들이 거리에서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 PD는 “있는 현장을 사실 그대로 기록해 시청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잠수사들과의 약속으로 세월호 바지선에 올라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는 날까지 현장을 기록하는 독립PD로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제31회 한국PD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김성헌

지역성을 살린 프로그램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린 PD들도 프로그램의 취지를 다시 한 번 곱씹게 하는 수상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TV 지역 정규부문 작품상을 받은 KBS창원 <별의별 중계>의 김윤정 PD는 “’지역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느낀 한계는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지역에는 한계가 없다. 다만 무수히 많은 문제들이 있을 뿐”이라며 “제가 일하는 KBS 안에서도 지역은 소외되어 있는데 그런 프레임을 깨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TV 지역 특집부문 작품상을 받은 광주MBC <핑크피쉬> 백재훈 PD는 “홍어는 예로부터 전라도에서는 축제의 음식이었지만 언젠가부터 지역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로, 혹은 5·18 희생자에 대한 조롱의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며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다른 삶의 방식을 갖고 있다고 차별받거나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핑크피쉬>를 시작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나아가 존중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TV부문 작품상에는 △ 시사·다큐부문 MBC <PD수첩> ‘故 장자연’ 편 △ 예능부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라디오 부문 작품상에는 △ 시사‧교양‧드라마부문 KBS <역사를 찾아서 700회 특별기획-우리가 찾은 역사 이야기> △ 지역특집부문에는 부산MBC <백년의 선율, 근대가요>가 각각 선정됐다.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수여하는 실험정신상 라디오 부문은 국악방송 <작곡가 세종을 만나다>가 수상했다. 

단상에 오르면서 기쁨의 표정을 숨기지 못했던 정확히 국악방송 PD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를 들으면서 라디오 너머의 세상을 동경했는데 PD가 되고 이런 자리에까지 설 수 있어 저에겐 행복한 날인 것 같다”고 입을 연 정확히 PD는 “국악방송에 좋은 콘텐츠, 실험정신 가득한 콘텐츠가 많다. 제가 아니라도 내년에 또 한 번 이 상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출연자 부문에선 배우 최수종, 방송인 최화정, 배우 김승우, 코미디언 유민상, 마마무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로상은 김영진 KBS PD, 故 서홍식 음향감독에게 돌아갔다.

코미디언 부문에서 출연자상을 받은 유민상 씨는 시상식에 참석한 각 방송사 PD들을 향해 “코미디가 많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코미디언들이 계속 있어야 예능계에도 좋은 인재가 나온다 생각한다”며 “앞으로 코미디언들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코미디 프로그램도 많이 만들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故 서홍식 감독의 아내 박선영 씨는 “남편에게 일은 평생의 절반이자 청춘의 전부였다. 아파서 병원에 들어갈 때도 노트북을 챙길 만큼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컸다”며 “그 마음과 그 삶을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 기쁜 상이다. 하늘에서 보고 있을 남편에게 잘했다고 축하한다고 얘기하고 싶다”는 수상소감을 전하다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안수영 한국PD연합회장은 “올해 출품작이 대폭 늘어 경합도 치열하고 심사도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뿌듯했다. 그만큼 PD들이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사랑하게 됐다는 뜻일 것”이라며 “한때 그러지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에 작년 한 해 모든 프로그램들은 그만큼 절실하고 소중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시상식은 코미디언 김용만과 이혜성 KBS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고, 포레스텔라와 마마무, 모모랜드가 축하 공연을 꾸몄다. 시상식은 오는 9일 오후 1시 50분부터 KBS1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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