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00회 맞은 <수요예술무대> 한봉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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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배려가 좋은 음악프로의 밑바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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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중심을 둔 연출과 오랜 세월 동거동락한 스태프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25일로 방송 500회째를 맞는 mbc <수요예술무대>를 지난 12년 동안 맡아 온 한봉근 pd. <수요…>가 한차례 강산이 변하고 남을 기간 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를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한 pd가 말하는 음악 중심의 연출과 스태프의 힘이란 무엇일까.
“음악 프로그램은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지 화려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가능하면 출연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출연자들을 위해 우선 배려하는 것이죠.”
실제 그는 섭외 단계서부터 음악가들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연자의 선곡을 존중하고 공연 전날과 당일 연습시간을 충분히 보장해 주고 있다. 악기의 배치 역시 카메라보단 연주자를 먼저 고려하며 제작도 짜여진 큐시트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연주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초기엔 mc들의 어눌한 말투와 익숙하지 않은 프로그램 포맷으로 인한 스태프들의 실수가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어눌한 말투는 오히려 프로그램의 독특한 맛으로 자리 잡았고 스태프들도 음악에 따라 움직임을 달리하는 등 모두 전문가가 다됐습니다. 스태프를 잘 배치하고 길러낸 게 제가 한 일의 전부인 것 같아요.”

제작진 모두가 음악을 이해한다는 점도 출연자들이 편안히 연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하고 있다. mc를 맡은 김광민과 이현우는 물론이고 조연출 또한 음악을 전공한 유학파 출신이다. 대부분 스태프들도 10년 가까이 함께 해 모두 전문가 수준이다.

500회 동안 케니 g, 조지 윈스턴, 미스터 빅, 스콜피온스 등 해외의 유명 음악가들이 출연료를 거의 받지 못하면서도 <수요…>에 출연했던 것은 “최고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한 pd를 비롯한 제작진들의 약속을 믿은 결과였다.
“해외 음악가들이 한국을 방문해도 <수요…>를 빼면 마땅히 출연할 프로그램이 없었어요. 그렇다 보니 이들이 한, 두번 출연하게 되면서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높아졌지요. 이들이 프로그램을 찾은 데는 오랜 기간 외국생활을 한 두 mc가 이들을 편안하게 해 준 것과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한 pd는 장르가 다양하지 못한 점을 한국 음악계의 문제로 꼽으면서 음반제작자들과 방송사 관계자들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댄스와 발라드 등 한, 두 장르에 편중돼 있기 때문에 재즈와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를 섭외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요즘 외국 음악가들이 자주 출연하는 데는 그런 이유도 있습니다. 한국음반시장이 침체됐다고 하지만 이런 음악계의 현실이 낳은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이후 계획을 묻자 한 pd는 “더욱 다양해지고 높아진 시청자들의 음악적 욕구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해외 음악가들을 초대해 오히려 국내 음악가들의 훌륭한 실력을 그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87년 mbc에 음악pd로 입사한 한 pd는 이듬해 라디오 프로그램인 <이수만의 팝스 투나잇>에서 첫 연출을 맡았다. 그가 <수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92년 편성국으로 옮겨 <수요…>의 전신인 <일요예술무대>를 맡으면서 부터다.

김정대 기자|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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