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BS <꽃보다 아름다워> 김철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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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갈등할 땐 제 마음도 아리죠”

|contsmark0|kbs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가 독특한 파문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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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트랜디 드라마들이 선악의 대립구조에서 비롯된 긴장감이나 몽환적 이미지로 보는 이의 시각을 자극하는 것과 달리, <꽃보다…>는 가족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운명을 공유하는 캐릭터들의 사실감 넘치는 대사와 연기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부여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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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가족 이야기다. 그 중심엔 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더욱이 바람난 남편의 냉대를 숙명처럼 받아들인 어머니가 힘들게 서 있고, 그를 지탱하는 자녀들이 극의 살을 붙이는 구조다. 이혼이란 굴레를 떨치려 몸부림치다 새 반려자를 만난 큰딸, 그리고 오빠를 죽인 남자와 우연히 사랑에 빠지는 둘째딸, 철부지 막내아들. 이들은 서로의 인생에 실타래처럼 얽혀 드라마의 덩어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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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살림을 차린 아버지의 여자에게 엄마가 장기를 이식했다는 소식을 들은 막내아들이 “엄마 몸이, 엄마 몸이야!”라고 부르짖은 장면에서 보듯 가족이란 테두리에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끔찍이 보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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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꽃보다…>는 pd의 연출 색깔이 오롯이 드러나 보이는 작품은 아니다. 독특한 작품세계로 이미 마니아층을 형성한 노희경 작가의 1년만의 컴백 작품인데다 개성 강한 연기로 정평이 난 고두심, 배종옥 등 연기자들에 의해 연출자의 존재가 가려져 보이는 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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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캐릭터들의 두드러지는 세대차를 자연스레 잇는 고리는 바로 연출의 힘이다. 유교적 가족관을 가진 부모 세대, 생존의 현장에 서있는 30대, 도시적이고 세련된 20대 후반, 감성적이고 발랄한 20대 초반. 각 세대별 인물들이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성격을 갖고 있어 자칫 드라마의 색깔이 산만해질 수 있지만 이를 조화롭게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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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별관에서 만난 <꽃보다…>의 김철규 pd는 총 30부작 중 8부작을 남겨두고 막바지 제작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0년 <드라마시티> ‘겨울 신기루’에서 지휘봉을 처음 잡고 2002년 미니시리즈 <거침없는 사랑>을 맡은 적이 있지만 이는 선배와의 공동 연출이어서 사실상 자기 이름을 앞세워 30부작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꽃보다…>가 처음이다. 김 pd로선 애착만큼 부담도 큰 작품이다. 특히 세대별 캐릭터들을 한 가족으로 묶기 위한 김 pd의 남다른 고충이 피곤이 묻어나는 그의 얼굴 표정에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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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동선이 복잡하고 감성이 다양해서 장면과 장면을 연결할 때마다 그 동선을 되짚어 보고 감정의 고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힘이 곱절로 들지요. 드라마의 전개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다시 꼼꼼하게 따져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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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pd는 <꽃보다…>의 주인공인 영자씨네 가족에 푹 빠져있는 듯했다. 일상 속에서 피고 지는 사랑과 갈등으로 한 묶음 된 우리네 가족사를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지 김 pd는 “갈등구조가 복잡할 때는 연출하는 나 자신도 마음이 아프고 심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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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pd는 그러면서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맹점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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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딸이 그의 오빠를 죽인 친구와 우연히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란 비판이 이 드라마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김 pd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못한 게 후회가 된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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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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