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제작기] TBC 특집다큐 4부작, <사계(四季): 이름 없이 빛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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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일

|contsmark0|자원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럼,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 이 또한 자원봉사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사회의 빛이 되는 자원봉사자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다. 그들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한다. 그리고 즐겁게 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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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섭외였다. 진정한 자원봉사자는 방송출연을 꺼리기 때문이다. 정중하게 출연을 사양하는 분들의 전화와 메일로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기분은 좋았다. 사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섭외가 됐다고 하더라도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으로 섭외가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제작이 가능했던 이유는 라디오 다큐멘터리였기 때문이다. 라디오는 소리로만 정보를 제공해주는 ‘눈 먼 매체(blind medium)’이기 때문에 출연자가 부담을 덜 느꼈다. 그러나 라디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각적인 매체(visual medium)’이기 때문에 청취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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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四季)’의 부제를 고민하던 어느 아침, 전광석화처럼 떠오른 제목이 ‘이름 없이 빛도 없이’다. 부제처럼, 이들은 뭔가를 바라고 하진 않는다. 하지만 굳이 바라는 게 있다면 ‘내 작은 힘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것’ 이것 하나다. 그래서일까? 이들이 가는 곳에는 “나도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되겠다”는 고백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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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c 특집 다큐멘터리 4부작 <사계(四季): 이름 없이 빛도 없이>는 지난 2003년 7월부터 1년 간 매월 한사람씩 추천 받아, 그들의 얘기를 계절별로 엮어서 제작했다. ‘자원봉사의 즐거움’과 이들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변화’가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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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봄’편은 중증장애인들의 나들이 도우미, 말기환자의 마지막 동행자 호스피스 봉사자,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의 수호천사 고경수 목사 등 따스한 봄날 같은 사람들을 소개한다. 친자식처럼 대해주는 택시기사에게 감동한 중증장애인 이승호 씨는 택시기사가 돼, 받은 사랑을 갚는 것이 꿈이다. 이와 같이,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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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여름’편은 치매노인들과 함께 하는 음악치료사, 1주일에 한번 목욕하는 것이 소원인 지체장애인을 돕는 사람들, 그리고 10년 간 이웃에게 반찬을 배달하는 문영란 씨 등 무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감사하다는 이웃의 칭찬에 “좋아서 할 뿐”이라는 그들을 통해, 자원봉사의 자세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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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가을’편은 영화 한 편으로 희망을 전하는 김대섭 씨, 가정폭력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여성들의 친구, 그리고 녹음 도서를 만들고 배달하는 봉사자 등 풍성한 가을 들녘 같은 사람들을 소개한다. 자원봉사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재능을 나눠주는 기쁨”으로 정의하는 이근재 씨에게 감동한 시각장애인 김정주 씨는 “이 분을 닮아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이처럼 사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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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겨울’편은 교도소 수용자들이 다시 희망을 갖고 살도록 돕는 교도소 자원봉사자, 눈물과 한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쪽방 거주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 그리고 오지마을 분교에서 사랑을 나누는 교사 등 반가운 첫 눈 같은 사람들을 만나본다. 이들 덕분에 “나도 모르게 변화돼 간다”는 고백처럼, 자원봉사는 전염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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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의 영역은 다양하다. 1시간만 투자하면 1주일에 한번 목욕하는 것이 소원인 사람을 기쁘게 해줄 수 있다. 따뜻한 밥 한 그릇이면 쪽방 거주자의 소원이 해결된다. 소외된 이웃에게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가진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이웃을 위해 조금만 나누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퍼내고 퍼내도 줄어들지 않는, 사랑이 가득한 화수분 같은 그런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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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달 / tbc 편성제작본부 fm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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