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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축제

|contsmark0|세상이 참으로 험악하게 돌아가고 있다. 도무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알 수 없는 구조조정. 대량실업의 광풍이 휘몰아치고 잇는 것이다. 서울역 역사나 지하철 각 역사에는 홈리스들이 가득하고 무료급식소에서는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의 이 사태를 일으킨 어느 장본인이 처벌받았다거나 사과했다는 얘긴 듣지 못했다. 당당하다. 노사정위원회가 왜 필요했는지.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무너져 내린 가정들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오직 im와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경쟁만을 앞세운 신자유주의만이 이 땅을 지배하고 있을 뿐이다. 그 속에서 그동안 열심히 일해온 노동자들만이 희생되고 있다. 모두가 당신들의 축제다.
|contsmark1|당신들의 축제는 방송계 또한 마찬가지다.방송법개정논의가 잠시 중단된 틈을 이용하여 원래 개정정신마저 희석시키는 작태들이 이곳 저곳에서 고개를 디밀고 다니는 것이다. 국민들의 평생교육을 책임져야 할 ebs를 과외방송으로 전략시키고 방송사를 자기들 뜻대로 주물러 온 교육부가 어려운 경제난국을 핑계되며 ebs가 왜 공사화되어야 하는지 그동안 진행돼 온 모든 논의를 일거에 무너뜨려버렸다. 오랜 관행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과 이권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들만의 축제다. 또 있다. 정부기구개편으로 잠시 방송행정기능을 맡게 된 문화관광부가 마치 자신들이 방송법개정논의의 주체인 것처럼 착각하고 이런저런 대안들을 내놓고 있다. 거기에는 언론시민단체들이 이 땅의 제대로돤 언론문화정착을 위해 간신히 마련해 놓은 장치인 외국자본 , 대기업, 신문의 참여 및 지분제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마저 들어 있다. 방송을 정치로부터 독립시키자는 그래서 이번이야 말로 방송을 제자리에 돌려 놓자는 것이 오랜 논의 끝에 얻은 합의임에도 지나가는 과객이 안방을 차지하고 앉아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꼴이다. 거기에는 몇십년동안 권력의 맛에 취해 다시 옛날의 영화를 누리려는 수구 반동세력들의 조직적인 저항과 공작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 역시 당신들의 축제다. 개혁이란 가능한 곳에서부터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효율적인 법이다. 그러나 요즘 논의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정치권의 무능과 당리당락에 따라 정책이 춤추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방송개혁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방송법논의만큼 오랜 기간동안 진행돼 온 사안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방송법개정논의는 지금 실종돼 버렸다. 그 와중에서 5년전 논의가 다시 유형처럼 떠돌아 다니도 관련된 이권기관이나 개인들이 되살아난다면 그건 이미 한 물 건너간 죽은 자식일 뿐이다. 최근의 방송유관기관의 위상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다. 방송의 전문성을 어떻게 살릴지, 현재 상황은 어떤지 그리고 논의의 주체가 누구여야 하는지 고민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지경에서 무슨 개혁이 가능할 것이며 설사 가능하다 한들 제대로 이우어지겠는가.
|contsmark2| 일본에 마쓰리라는 축제가 있다. 모두가 함께 준비하고,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공동체임을 확인하고 집단의 신명을 돋우는 그들의 축제를 바라보노라면 잃어버린 옛날의 우이 마당놀이를 아쉬워하게 된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주체가 모두 참갛라는 축제 대산에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일시적이고 무모한 당신들의 축제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아마 지금 이 순간 그들은 그들의 축제가 전부이고 그들만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환상속에 빠져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결코 그들만의 축제는 성공할 수도 성공해서도 안된다는 사실이다. 당신들의 축제가 아닌 우리들의 축제를 위하여 우리 모두가 얹든지 당신들을 무대에서 끌어내릴 준비가 되어있고 지금 우리가 그 시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contsm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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