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감자 철회한 JTBC, 상장 추진 계획도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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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경영권 편법 승계 의도" 공세...방통위 '재승인 조건 여부' 신중 검토
"시장 상황 재무구조 고려하면 당분간 상장 논의 어려울 것"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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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JTBC가 자본금 무상감자 결정을 철회하면서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추진하던 상장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JTBC는 지난 16일 3개월 전 이사회에서 의결한 자본금 무상감자 결정을 철회하는 내용을 정정고시했다.

JTBC는 "감자 조건 성취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상당한 시간이 경과했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동, 이와 관련한 회사의 영업 및 자본조달 계획의 변경 등이 발생"했다며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 시점에서 주주총회 및 채권자 보호절차 등을 위한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자본감소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 6월 JTBC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액면가 5천 원인 보통주 10주를 같은 액면가의 주식 1주로 병합하는 방식의 무상감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자본감자를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보겠다는 계산이었다. JTBC는 2019년 6월말 기준으로 자본금 5751억 원, 자본총계 605억 원으로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하회하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개국 초기부터 공격적으로 콘텐츠 투자에 나선 게 재무구조 악화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10일 JTBC 투자설명서에 현재 자본잠식 상태의 원인은 "방송산업은 대규모 초기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며, 사업 초기 인지도와 신뢰도 제고를 위한 대규모 제작비 투자 지속에 따른 손실이 누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는 9월 23일 무상감자를 완료하고 신주권을 상장하겠다는 JTBC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JTBC의 무상감자 결정이 재승인 조건인 '주요 사업계획 변경'에 해당하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두 차례 추가로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해 자료를 검토하면서 심사를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교체되는 시점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정치권에서 '경영권 편법 승계'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국 JTBC가 신중론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JTBC의 무상감자 계획을 두고 "부실 경영에 대한 면죄부이자 경영권 편법 승계 문제가 내포돼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통위가 당연히 엄정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답변을 한 만큼 방통위도 JTBC의 내부 일정을 맞추기 위해 속도를 낼 이유가 없었다.

JTBC가 자본감자를 전제로 내부적으로 검토해온 상장 추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국 8년 만에 코스닥에 진입한 SBS와 2017년 기업공개 이후 기업 가치가 치솟은 스튜디오드래곤 등 미디어·콘텐츠기업이 상장을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사례가 적지 않다.  

JTBC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이나 재무구조 등을 고려하면 상장은 한동안 논의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통위의 승인 여부 결정이 나오기 전에 자본감자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에 추후 시장 상황을 보고 자본감자나 상장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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