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내 나는 ‘짠희’의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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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내 나는 ‘짠희’의 인간극장
SBS ‘최화정의 파워타임’ 초대손님으로 만난 임원희, 청취자 문자 반응 '폭발적'
 
  • 김훈종 SBS PD
  • 승인 2019.10.16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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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화면 갈무리.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화면 갈무리.

[PD저널=김훈종 SBS PD] 채널을 마구 돌리다가, 낯익은 멜로디에 리모컨을 멈췄다. SBS의 관찰예능인 <미운 우리 새끼>, 그중에서도 배우 임원희가 주인공인 꼭지였다.

두부김치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시며 외로움에 사무치는 짠한 모습이 나올 때마다, 여지없이 장미여관의 <이별의 변>이 BGM으로 흘러나왔다. <최화정의 파워타임> 목요일 코너 ‘장미쌀롱’의 고정 게스트 육중완, 강준우의 목소리가 반갑기도 해서 계속 지켜보았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지금, 나는 다시보기로 ‘미우새 임원희편’만 찾아보는 짠희 광팬이 되었다.     

<인간극장> 개도 멸치 형제를 찾아가 팬심을 감추지 못하고 싱글거리며 사진 찍던 모습. 정석용 배우와 하얼빈 여행을 떠나, 음식 주문을 제대로 못 해 당황하던 모습. 조카 결혼식에 축하해주러 갔다가 ‘대체 너는 결혼 언제 하냐?’는 친척들의 구박에 시달려 난감해하던 모습. 장면마다 흘러 퍼지는 <이별의 변>과 짠내 폭발하는 그의 표정이 물아일체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압권이었다.  
 
영화 <재혼의 기술>로 출연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기쁨의 환호를 질렀다. 정해인, 류준열, 차승원, 트와이스 등등 올 한해 <최화정의 파워타임> 초대에 응해준 수많은 배우와 가수들에겐 정말 죄송하지만. 고백컨대 임원희의 출연 소식에 가장 설레었다.    

사람 마음이란 게 다 비슷한 건지, 청취자들의 문자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밥 한 번 차려주고 싶어요’ ‘고장난 세면대는 잘 수리 했나요’ ‘귀여운 미키마우스 티, 왜 안 입고 왔어요?’ ‘우리 고모님이 원희씨가 이상형이래요’ ‘나무늘보같은 원희씨!! 내 스타일이야’ 등등 짠함과 애정이 고루 섞인 문자가 쇄도했다. 

요즘 식당만 가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모님들이 서비스 반찬을 듬뿍듬뿍 가져다준다고 말하면서, 심지어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번은 친구와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했어요. 그런데 식당 사장님이 갑자기 화를 버럭 내시더라고요. 제 친구에게 ‘왜 댁이 밥값 안 내고, 우리 짠한 원희씨한테 계산하게 만들어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임원희.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반가운 얼굴이다. 사람들을 만나면 ‘누군가 닮았는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단다. 그리고는 이내 “아! 생각났다. 임원희씨 홍콩배우 닮았어요.” “누구요?” “아...주연은 아니고 조연이라 이름은 기억이 안나요.” 이 에피소드를 미소 지으며 얘기하는 그의 얼굴에서 행복감이 묻어났다.

주연이 아니면 어떠랴? 조연이면 어떠랴? 그저 열심히 연기하고, 막걸리 마시며 행복하면 됐지. 소확행을 찾아 누리는 그의 삶이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관객 50만 명을 넘기면, 쉰 분을 모시고 막걸리 파티를 하고 싶다’는 공약 역시 짠희답다.    

“이번 작품 <재혼의 기술>을 찍으며, 사랑의 기술이 좀 늘었겠네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술이 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치도록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래! 인생은 어차피 기술이 아니라, 마음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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