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드라마 감독 절반은 여성·소수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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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드라마 감독 절반은 여성·소수인종
미국 감독노조 2018-2019년 '다양성 보고서'...여성감독 2014년 14%→2019년 31%
다양성 1위 스튜디오는 디즈니/ABC...'한국 PD 육성 시스템 폐쇄적...美 감독노조 밴치마킹 필요해"
  •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팀장
  • 승인 2019.12.0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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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이 지난달 19일 보도한 미국 감독노조의 다양성 보고서 관련 기사 화면 갈무리.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이 지난달 19일 보도한 미국 감독노조의 다양성 보고서 관련 기사 화면 갈무리.

[PD저널=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팀장·언론학 박사] 미국 TV 프로그램(주로 드라마와 시트콤)을 연출하는 여성‧소수인종 감독의 비중이 올해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감독노조(Directors Guild of America, DGA)에 따르면 미국 에피소드형 TV 프로그램을 연출한 여성 감독 비중은 2014년에 14%에서 5년 만에 31%로 증가했다. 2018년 25%와 비교해도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그만큼 TV 프로그램 제작의 다양성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감독노조는 TV 감독 사회의 성별과 인종의 다양성에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2013년부터 다양성 보고서(DGA Diversity – Industry Report)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매 시즌 동안 방송된 에피소드형 TV 프로그램을 조사해 프로그램과 스튜디오별로 성별‧인종별 감독 현황을 발표하고,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다양성이 우수한 프로그램과 나쁜 프로그램도 뽑는다. 

지난달 공개한 다양성 보고서를 보면 지금까지 TV 프로그램의 감독은 주로 백인 남성의 역할이었으나 점차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2012년 73%의 TV 에피소드형 프로그램을 백인 남성이 연출했으나 올해에는 50%로 감소했다. 7년만에 23% 포인트가 감소한 수치다. 남성 전체로 보면 2013년 86%에서 올해 69%로 17% 포인트가 감소했고, 여성은 2014년 14%에서 올해 31%로 17% 포인트가 증가했다.

인종별로 보면 백인이 2011년 83%의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올해는 71%로, 유색인종은 2011년 17%에서 올해 27%로 늘었다. 백인 소수인종 감독의 비중은 2012년 13%에서 올해 19%로, 백인 여성 감독 비중은 2012년 11%에서 올해 22%로 증가했다. 2014년 2%에 불과하던 여성 소수인종 비율은 올해 8%로 조사됐다.

미국 감독노조 홈페이지( )
ⓒ미국 감독노조 홈페이지(dga.org)

미국에서 2018-2019 시즌으로 제작된 에피소드는 총 4300개. 2016-2017 시즌에 가장 많은 4500개의 에피소드가 제작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줄었다. 지난해에는 4400개 에피소드가 제작됐는데, 베이직 케이블에서 드라마 제작을 축소한 것과 시즌의 에피소드를 줄인 것이 주된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미국 시즌의 평균 에피소드 수는 22~23개로 <굿닥터> 미국판의 경우엔 18개).

DGA는 신규 감독의 현황도 조사한다. 신규로 진입하는 여성과 소수 인종이 많아야 다양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이 현황이 매우 중요하다. 2018-2019 시즌에서 새로 등장한 감독의 49%가 여성이었다. 2016-2017 시즌 33%와 2017-2018 시즌 41%에 비교하면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유색인종의 비율은 29%로 2017-2018 시즌 31%에 비해 약간 낮아졌다. 그러나 여성 인력이 첫 연출의 기회는 잡지만 지속적으로 활동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연출 기회를 주는 것을 소위 ‘특전(perk)’으로 여기는 문화 때문이다. DGA에서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내부 연출 감독 1/3 정도가 계속 연출을 해 나가고, 외부 인력은 3/4가 연출을 계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DGA는 8개의 메이저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스튜디오별 다양성 순위를 매긴다. 매 시즌 100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제작하는 곳을 대상으로 하는데, 다양성 순위는 여성 감독 비율과 소수 인종 비율을 감안한다. 이번 시즌 방송된 4300개 에피소드 가운데 8개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에피소드가 3081개(72%)였다. 8개 스튜디오가 1년에 229개의 시리즈를 제작하는 셈이다. 

다양성 순위는 디즈니/ABC가 57.7%로 1위, HBO가 56%로 2위, 21세기 폭스가 52.4%로 3위, 넷플릭스가 52.3%로 4위, 워너 브라더스가 50.4%로 5위를 기록했다. 다양성 지수가 50%를 밑도는 곳은 NBC 유니버설, CBS, 소니 세 군데였다. 

올해는 수상자가 없지만 ‘DGA 다양성 어워드’도 있다. 이 상은 여성과 소수 인종을 고용한 데 기여한 인물과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하는데, 2014년 숀다 라임스와 베시 비어스, 2005년 스티븐 맥퍼스, 2000년 HBO, 1999년 스티븐 보치코, 1997년 부르스 팰트로, 존 웰스, 크리스토퍼 추랙이 받았다.

DGA는 스튜디오, 방송사, 프로듀서에게 고용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TV 감독 다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인 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DGA 오리엔이션, 멘토제, 감독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드라마 산업 활성화를 위해 벤치마킹이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본다. 

한국의 드라마 촬영 현장을 보면 아직도 여성 PD는 찾기 힘들다. 드라마 PD는 밤샘 촬영도 상당히 많이 해야 하는 체력적으로 힘든 직업이라는 인식이 예전에는 강했다. 주 52시간이 도입되면서 여성 PD의 진출이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남성 PD의 비중이 높다. 

고용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감독들을 키워내고 보호하는 미국 감독노조의 시스템은 여러모로 부러운 점이 많다. 한국은 방송사에서 PD를 키워내는 폐쇄적인 정책을 펴오고 있다. 기술 환경과 OTT 활성화 등에 따라 외부 인력이 유입이 되고 있으나 여전히 방송사 출신의 PD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프리랜서 감독이 늘어날수록 DGA같은 단체가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참고자료>
https://deadline.com/2019/11/dga-report-female-minority-episodic-tv-directors-have-another-record-year-direct-half-of-all-shows-for-first-time-ever-1202789379/
https://www.dga.org/News/PressReleases/2019/191119-Episodic-Television-Director-Diversity-Report.aspx
https://www.dga.org/The-Guild/Diversity/Industry-Reports.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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