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제 드라마 가능성 입증한 ‘낭만닥터 김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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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제 드라마 가능성 입증한 ‘낭만닥터 김사부’  
SBS ‘낭만닥터 김사부2’, 시청률 27.1%로 유종의 미
낭만 잃지 않은 의사들의 성장과 고뇌 담아...현실과 맞아떨어진 내용으로 몰입감 높여
  • 방연주 객원기자
  • 승인 2020.02.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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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바하인드 포토.
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SBS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SBS <낭만닥터 김사부2>가 시청자의 열띤 호응을 얻으며 종영했다. 날이 갈수록 드라마 시청률 가뭄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낭만닥터 김사부2>는 첫 방송에서 시청률 14.9%를 기록하더니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25일 최종회에서 27.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치솟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입소문이 난 드라마도 시청률 10%대를 넘기 어려운 현실에서 방영 내내 화제성을 유지하면서 전작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는 건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정착을 기대하게끔 만들고 있다. 시즌1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온 <낭만닥터 김사부2>가 흥행할 수 있었던 지점을 짚어본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시즌제 드라마 속 캐릭터의 힘을 환기한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의학물, 수사물, 정치물, SF물 등 장르별 시즌제 드라마 제작이 활발하지만, 여러 시즌에 걸쳐 제작된 드라마의 면면을 살펴보면 캐릭터의 지분이 크다. 드라마 구성이 다소 밋밋한 에피소드 중심이더라도 시청자가 주인공 캐릭터에 얼마나 호감을 갖느냐에 따라 시즌제의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김사부는 새롭고 독특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호감을 살 만한 인물이다. 자본 논리에 생명을 뒷전으로 미루는 거대병원의 논리에 맞서 의사로서의 본분을 지키려는 이상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배우 한석규는 멀게 느껴질 법한 ‘김사부’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한석규는 시즌1과 시즌2에서 특유의 말투와 힘 있는 연기를 펼치며 드라마의 연속성에 힘을 실었다. 

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
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SBS

<낭만닥터 김사부2>의 성공은 진입장벽이 낮았던 게 한몫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지난 2016년에 방영된 시즌1과 올해 방영한 시즌2 모두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시즌1에 나온 배우 유연석, 서현진이 출연하지 않아 아쉬워하는 시청자도 많았지만, 드라마 자체로는 돌담병원으로 밀려드는 외상 환자들을 상대하며 트라우마를 가진 신참 의사와의 성장기를 그리는 이야기의 틀을 유지했다.

강은경 작가는 전작인 KBS <제빵왕 김탁구>, KBS <가족끼리 왜 이래>, MBC<구가의 서> 등에서 대중적 눈높이에 맞춰 누구나 쉽게 인물과 스토리에 이입하기 쉬운 구성을 선보였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본격적인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기보다 거대병원과 돌담병원의 대립을 주축으로 하되 의학물, 권력물, 휴먼 드라마의 요소를 적절하게 엮어내며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넓혔다. 

드라마의 시의성도 잘 맞아떨어졌다. 김사부의 모델이 이국종 교수라고 알려진 만큼 현실의 사회에서 벌어진 아이러니는 드라마를 주목하게끔 만들었다. 이국종 교수가 아주대병원과의 갈등 끝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며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고, 드라마의 파급력도 더해졌다.

또 드라마의 공간적 배경을 시골에 있는 ‘돌담병원’이라는 판타지적 공간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괴리감을 덜어냈다. 장기기증과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해 죽음에 이르게 된 소방대원의 사연 등 실화를 모티브 삼은 에피소드로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드라마 방영 이후 관련 이슈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다. 

<낭만닥터 김사부2>의 성공은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다시금 입증하고 있다. 시즌제 드라마는 젊은층이 주로 보는 케이블 채널에서 주로 제작하는 드라마라는 편견을 깼기 때문이다. 지상파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 사례는 드물지만, <낭만닥터 김사부>는 대중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시즌제 드라마의 캐릭터‧소재‧구성에 대한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했다.

또 배우 한석규가 시즌2 제작 발표회에서 “우리 사회에 마음을 다친 분들이 참 많다. ‘김사부’는 이들을 완치할 수 있다고 말하기보다 ‘왜 다쳤나’,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한 발언에서 사회 분위기를 담아낸 다른 드라마도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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