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주기 때만 찾아오는 기자들...진상규명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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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주기 때만 찾아오는 기자들...진상규명 힘써야”
한국기자협회, 세월호 가족협의회 찾아 '세월호 보도 참사' 공식 사과
기자들, 잊지 않겠다고 고개 숙였지만...“보여주기식 말고 지속적 관심·보도 필요해”
  • 박상연 기자
  • 승인 2020.04.14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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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13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를 찾아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 PD저널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13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를 찾아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 PD저널

[PD저널=박상연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주기만 되면 찾아 오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잘 모르는 수습기자들이 질문하면 (유족들은) 다시 설명해야 하는데, 그게 더 힘들다. (언론이) 평상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기자들을 대표해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실을 찾은 한국기자협회 임원진이 세월호 유족들에게 따끔한 쓴소리를 들었다. 한국기자협회가 세월호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족들은 기자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기자협회는 지난 13일 경기도 안산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이하 4·16 가족협의회)를 찾아 6년만에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겨레> 기자인 김동훈 회장을 포함해 KBS, <서울신문>, <경기일보><중부일보> 소속 기자협회 임원진이 사과 방문에 참석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6년 전 세월호 보도 참사를 뒤늦게나마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언론으로써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정확한 보도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앞장서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4·16 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은 사죄의 뜻을 밝힌 기자협회 임원진에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질타와 함께 세월호 진상규명에 적극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세월호 희생자 상준 군 어머니인 강지은 씨는 “가짜뉴스나 유튜브가 너무 많이 돌아다녀 국민들과 기자가 뭐가 진짜인지 모른다. 세월호 참사를 이해 못 하면 기사가 제대로 나가지 못한다”며 “우리 편에 서라는 게 아니라 살아있는 펜의 힘으로 어떤 게 정의이고 불의인지 가려 달라”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동수 학생 아버지인 정성욱 4·16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주기만 되면 찾아오는 거 안 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그게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성욱 씨는 "세월호 참사가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잘못이 뭔지 팩트를 아셔야 한다. 지금 보면 대개 수습(기자)이 와서 계속 질문하고, 가족들은 처음부터 왜 이러고 있는지 다시 설명해야 한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취재하면 더 힘들고, 평상시에 관심 가지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경희 4·16 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시연 양 어머니)은 “4월 16일 참사 당일 해경과 기자분들이 현장에 제일 먼저 달려갔다고 생각한다. 16일 당일 녹음 파일이나 (취재) 기록들 저희에게 주시면 진상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협조를 구했다.

1년 2개월째 4·16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 원경연 씨는 “오늘 기자들의 반성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웠다”며 “‘힘들었다면 사과드린다’는 식의 조건부 사과가 아니라 무조건적인 사과와 구체적인 보도 대책 등을 제시하고,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닷새 앞둔 12일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만에 세월호 선체 거치 현장 주변에 추모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닷새 앞둔 12일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만에 세월호 선체 거치 현장 주변에 추모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김양순 기자협회 부회장은 “유족분들이 언론에 원하는 건 계속 지켜보고 진실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널리즘 토크쇼 J> 프로그램을 하며 팀원들 모두 세월호 가지고 장사하는 언론들이나 보도에 대해 어떻게 비평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기자 생활하는 동안 세월호 참사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세월호 참사를 거치면서 언론이 ‘기레기’ 소리를 본격적으로 듣게 됐다”며 “기자협회부터 성찰과 자성의 기회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언론과 기자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출발점은 세월호 유족분들을 찾아뵙고 사죄드리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동훈 회장은 “앞으로 기자협회에서 캠페인이라도 벌이거나 진상규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취재) 자료 등을 모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우리가 정말 바라는 건 한순간 이슈가 될 때만 보도하고 잊는 게 아니라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밝혀진 게 있는지 언론이 계속 감시하고 보도하는 것”이라며 “4·16 가족협의회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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