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적자폭 확대될 것...단기 수지 개선으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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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절감 들어간 MBC , 1분기 영업적자 240억원대 추정
노조 " 청사진 제시, 고통분담 설득 없으면 지난 경영진 실패 반복할 것"

[PD저널=김윤정 기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본부)가 사측이 발표한 ‘생존경영’ 대책에 대해 “비용 절감을 통한 단기적인 수지 개선으로는 안 된다"며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요구했다.

MBC본부는 지난 3월 27일 박성제 사장을 비롯한 새 경영진과 첫 노사협의회를 열고 ‘생존경영’에 대한 회사의 설명을 듣고 전문직 사원의 일반직 전환과 정상화위원회 후속조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MBC본부가 23일 노보를 통해 공개한 회의 내용에 따르면, 사측은 1분기에 240억 원대 영업적자를 추정하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는 만큼, 드라마 수익성 개선 및 인건비 등 고비용 구조 개선을 위한 경영효율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1분기 영업실적은) 전년 대비 적자 폭이 100억 원 정도 개선된 수치이지만, 이는 드라마 슬롯 축소와 영업비용 감소 등으로 인한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광고 매출 악화와 월화드라마 재개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MBC는 지난 1일부터 ‘생존경영’을 위한 경비절감 1단계 조치를 시행했다. 취재비, 제작진행비, 임원 업무추진비 등을 30% 감축하고, 미보직자 업무추진비를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2단계에는 제작비와 파견근로자 감축 방안, 3단계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임금피크 강화, 퇴직금 누진제 등이 포함된 임금 체계 개편이다.

MBC본부는 사측이 제시한 ‘생존경영’ 계획에 구성원들의 희생이 필요한 만큼 “임금 체계 개편이 단지 비용을 절감해 단기적인 수지를 개선하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회사가 먼저 구성원들에게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고통분담을 설득하는 것이 순서다. 이것이 없다면 지난 경영진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사측은 “구성원들이 일방적인 희생이라 느끼지 않도록 신경 쓰고, 3~4개월 안에 사장이 회사의 비전을 구성원에게 직접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본부는 전임 경영진이 합의한 전문직 사원들의 조속한 일반직 전환과, 적폐청산 및 재발 방지 등 후속조치를 위해 노사공동 위원회 유지와 노사협의의 조속한 재개를 사측에 제안했다.

MBC본부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거대 플랫폼의 급속한 성장과 코로나 사태가 만들어낸 경제 후퇴라는 외부환경 속에서 MBC와 조합원들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 있다”면서 “조합원들과 소통을 바탕으로 무엇이 MBC를 위한 길인지 사측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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