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예나·이승준 PD, '올해의 PD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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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예나·이승준 PD, '올해의 PD상' 수상
펭수 열풍 이끈 이슬예나 PD, 세월호 참사 세계에 알린 이승준 PD 공동수상
’자이언트 펭 TV’ 실험정신상 받아 2관왕...출연자상에 김남길·배철수·박미선·양세형·이적
  • 김윤정 기자
  • 승인 2020.04.28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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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PD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이승준 PD와 이슬예나 PD.
'올해의 PD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이승준 PD와 이슬예나 PD.ⓒ김성헌

[PD저널=김윤정 기자] 제32회 한국PD대상에서 전국을 ‘펭수’ 열풍을 일으킨 EBS <자이언트 펭TV> 이슬예나 PD와 세월호 참사를 기록한 단편 다큐멘터리로 아카데미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이승준 PD가 최고 영예인 ‘올해의 PD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한국PD연합회(회장 고찬수)는 심사 결과를 종합해 지난 한 해 우열을 가릴 수 없이 큰 활약을 펼친 두 PD를  ‘올해의 PD'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슬예나 PD는 28일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제32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펭TV>를 제작하면서 평생의 인복을 다 쓰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좋은 스태프를 만났다”면서 “<펭TV>와 함께하고 있는 스태프들, ‘모두 다 내 덕’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펭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B급을 지향하는 <펭TV>가 이런 A급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던 건 펭클럽 분들 덕분”이라면서 “앞으로도 많은 분들게 웃음과 힐링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 이승준 PD는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다른 독립PD들의 도움이 컸다”면서 “기존 미디어들이 힘을 쓰지 못할 때, 독립PD들이 내려가 기록했다. 그 기록이 밑바탕이 돼 <부재의 기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힘들어지면 약한 고리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마련”이라면서 “코로나19로 독립PD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모두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독립PD, 정규직PD, 비정규직PD 구분 없이, PD라는 자존감 하나로 작품을 만들고 창의적인 제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상생의 판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펭수와 김이나 작사가.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펭수와 김이나 작사가.ⓒ김성헌

이날 시상식의 스타는 단연 펭수였다. 시상자로 참석한 펭수는 디지털 콘텐츠상 부문 수상자로 결정된 EBS <밥친부터 시작> 박재영, 안미라 PD에게 직접 트로피를 전달했다. 박재영 PD는 ‘펭수 매니저’로도 유명하다. 실험정신상 TV부문 후보에 오른 <자이언트 펭TV>가 상을 받으면 김명중 EBS 사장과 함께 노래를 부르겠다는 공약을 걸었다가, 실제 상을 받자 “내가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안 한다”고 말을 바꿔 장내에 웃음을 자아냈다.

실험정신상 라디오 부문에는 EBS <오디오천국>이 선정됐다.

TV부문 작품상에는 △시사‧다큐부문 SBS <스페셜-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교양‧정보부문 KBS <거리의 만찬-기억해도 괜찮아> △드라마부문 KBS <동백꽃 필 무렵> △예능부문 MBC <놀면 뭐하니?> △지역정규부문 대전MBC <더콘서트-오롯이 당신> △지역특집부문 광주MBC <핑크피쉬 아시아> △독립제작부문 독립PD협회 <다큐프라임-구조(To the Rescue)> 등이 선정됐다. 

제32회 한국PD대상 수상자들.
제32회 한국PD대상 수상자들.ⓒ김성헌

SBS <스페셜-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을 제작한 이큰별 PD는 작품상 TV 시사‧다큐 부문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은 많은 사람을 향해서 하는 거지만, 오늘은 단 한 사람을 위한 소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씨돌아저씨, TV 보고 계시죠?”라며 운을 뗀 이 PD는 “2012년 처음 만났을 때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부족함이 많았을 나를 인간으로서 존중해주신 덕분에 교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늘 감사하다”고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김용현 씨를 향해 말했다. 

난민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큐프라임-구조(To the Rescue)>로 작품상 TV 독립제작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양진용 PD는 故이재학 PD를 기리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故이재학 PD는 청주방송에서 14년 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다 해고됐으며, 약 1년 6개월간의 법적 다툼을 이어오던 중 ‘억울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양 PD는 “<구조>는 똑같은 사람인데 출신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최소한의 구조 받을 권리도 갖지 못한 난민들의 이야기”라면서 “15년 동안 연출가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한 PD가 출신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최저시급 연출료를 받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출신이 계급이 되고, 차별의 도구가 되지 말아야 더 많은 PD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디오부문 작품상은 △시사‧교양‧드라마부문 MBC경남 <79년 마산> △음악‧오락부문 EBS <오디오천국-저세상ASMR> △특집부문 MBC <님 찾아가는 길> △지역정규부문 cpbc광주 <함께하는 세상, 오늘> △지역특집부문 부산FEBC <인구시계>가 받았다.

작가상 TV 부문에는 KBS <불후의 명곡> 김지은 작가가, 라디오 부문에는 CBS <꿈과 음악 사이에> 박동숙 작가가 상을 받았다.

출연자 부문 수상자는 배우 김남길, 가수 이적, 코미디언 양세형, TV 진행자 박미선, 라디오 진행자 배철수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출연자상 TV 진행자 부문 수상자인 박미선은 “<거리의 만찬>을 진행하면서 더 많이 듣고, 공감하고, 함께 울고 웃으며 많은 공부가 됐다. 더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에 공감해줬으면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했던 프로그램이었다”면서 “아쉽게 프로그램이 없어졌지만, 우리 사회의 힘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 남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는 진행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출연자상 라디오 진행자 부문 수상자인 배철수는 “동생인 배철호 PD가 제2회 한국PD대상에서, 아내인 박혜영 PD는 제8회 한국PD대상에서 상을 받았더라. 집에서 가장 꼴찌로 PD연합회에서 주는 상을 받게 됐다”면서 “30년 넘게 라디오 진행을 했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얼마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남은 시간 좋은 PD들과 재미있는 프로그램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연자상 코미디언 부문 수상자인 양세형은 “데뷔 할 때 감독님들에게 정말 많이 혼났는데, 데뷔 17년 만에 감독님들이 주시는 상을 받게 되니 진심으로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내 능력으로 재미있게 할 때도 있지만, 편집의 힘이 크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밤새서 편집하느라 힘드실 텐데, 고생 덜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리액션하고 웃음을 만들겠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특별상은 한국PD연합회 통일특위위원장으로 남북방송문화교류 증진을 위해 애쓴 오기현 전 SBS PD가 선정됐다.

오기현 PD는 “남북 방송 교류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다”면서 “방송 교류는 한반도 상황이 엄중할 때도 돌파구 역할을 했다. 우리 PD들이 통일방송의 역군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방송을 제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로상은 故정수웅 PD에게 돌아갔다. 故정수웅 PD는 1973년 KBS 다큐멘터리 PD로 입사해 다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든 하프상을 수상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영상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유가족을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제자 장상일 PD는 “정 감독님이 술 한 잔 할 때마다 하시던 ‘다큐멘터리스트는 우주에서 온 스파이다. 지구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관찰하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비밀임무를 맡은 스파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아무쪼록 고향별에서 카메라 내려놓고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찬수 한국PD연합회장은 “올해 키워드는 상생, 미디어 개혁, 인공지능 세 가지”라면서 “PD연합회가 더 많은 일을 해서 멋진 PD분들이 더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은 박지원(KBS), 김정근(MBC), 김민형(SBS)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고, (여자)아이들, 펀치가 축하 공연을 꾸몄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며, 오는 29일 오후 3시 20분 MBC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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