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박원순 성추행 사건 은폐했나
상태바
서울시, 박원순 성추행 사건 은폐했나
조선일보 한겨레 “젠더특보 피소 사실 전달”...동아일보 성폭력 매뉴얼 '무용지물' 비판
"은폐·방조 의혹 실체 규명해야" 목소리 커져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0.07.1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4일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뉴시스
지난 14일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박원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고소 사실 유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서울시의 조직적 은폐 가능성이 제기됐다. 15일 조간은 이번 사건에 서울시의 ‘성폭력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진상규명 요구에 힘을 실었다.

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의혹 피소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 <한겨레> 등은 전달자로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을 지목했다.

<한겨레>는 15일자 1면 기사에서 “임순영 젠더특보가 고소 당일인 지난 8일 박 시장에게 피소를 보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첫 보고 때만 해도 고소장의 구체적 내용은 정확하게 인지되지 않았고, 이후 일과를 끝낸 뒤 밤에 몇몇이 (공관에) 가서 보고하면서 시장님이 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됐다. 시장님도 수긍한 부분이 있었고, (시장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안다”는 한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이는 그동안 박 시장이 실종된 상태였던 9일에야 고소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던 서울시의 입장과 배치된다.

박원순 시장의 정무라인이 이번 사건의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피해자 절규 ‘6층 박원순 사람들’에 막혔다>에서 “(고소인) A씨가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당한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 당사자는 정무라인 소속인 전 비서관 B씨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B씨가 기자회견에 언급된 묵살 당사자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지난 2011년 11월 박 전 시장 취임 뒤 여당과 시민사회단체 출신이 대거 '6층 사람들'로 기용됐다”며 “이 정무라인들은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후 일절 연락 두절 상태다. 권정순 정책특보와 임순영 젠더특보는 14일 하루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7월 15일 3면.
조선일보 7월 15일 3면.

이번 사건에서 서울시의 ‘성폭력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서울시는 박 전 시장 취임 이후인 2014년 제3자 익명 제보 보장과 2차 피해 방지 제도 등을 명시한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을 만들었다. 매뉴얼에는 음란 사진 전송,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한 성희롱, 격려를 빙자한 신체 접촉 등이 대표적 성희롱 사례로 나와있다.

<동아일보>는 1면 <성폭력 매뉴얼 무용지물이었다>에서 “매뉴얼은 박 전 시장에게 성폭력 사건 처리의 최종적인 관리·감독권을 부여했을 뿐 시장이 가해자일 경우에 대비한 조항이 전혀 없었다”며 “가해자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는 심의위원회의 외부 위원도 시장이 위촉한다. 박 전 시장이 가해 당사자라면 피해자로선 문제 제기 경로가 사실상 봉쇄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가 청와대 관계자와 서울시 관계자를 각각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A씨가 박 시장을 고소한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종결되지만, 유출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공무상 비밀누설을 확인하려면 공무상 비밀의 내용이 특정돼야 하므로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의 실체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박 시장 사망으로 가해자로 지목된 그의 입장을 들을 수는 없지만, 피해자의 고소 내용과 경찰 진술, 두 사람 간 휴대전화에 담긴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봤다.

<한겨레>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피해자의 피해 주장을 뭉갰는지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공무원의 직무를 파악하려면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 내용도 함께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는 사설을 통해 “지위를 무기로 권력자가 성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배경엔 조직과 관계기관의 묵인, 비호가 있다는 건 이미 여러 사례에서 확인됐다”며 “서울시의 성폭력 은폐 여부나 경찰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역시 모두 권력형 성범죄를 가능하게 한 위력의 범주 안에 들기에 반드시 밝혀야 할 부분이다. 나아가 공적 위력의 진짜 쓸모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보호임을 재확인하고, '권력형 성범죄' 재발을 막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