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자질 논란으로 번진 이동형‧박지희 '2차 가해'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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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자질 논란으로 번진 이동형‧박지희 '2차 가해' 발언
이동형‧박지희, 부적절 발언으로 하차 요구 빗발..."방송사 진행자 자질 검증해야"
"보도 가치 없는 발언 계속 확대·재생산하는 언론도 문제"
  • 김윤정 기자
  • 승인 2020.07.17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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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고소인 2차 가해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이동형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동형 TV' 화면 갈무리.
박원순 고소인 2차 가해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이동형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동형 TV' 화면 갈무리.

[PD저널=김윤정 기자] YTN과 TBS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개인 인터넷방송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고소인에게 '2차 가해' 발언을 했다가 거센 하차 요구를 받고 있다. 부적절한 발언 문제는 진행자 자질 논란으로 번지면서 비판의 화살이 방송사로 향하고 있다.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진행자 이동형 씨와 TBS TV <뉴스공장 외전 더 룸> 출연자인 방송인 박지희 씨는 인터넷 방송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한 직원에게 '2차 가해'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집중포화를 받았다.  

이씨와 박씨는 각각 자신들이 진행 중인 인터넷 방송에서 “피고소인(박원순)은 인생이 끝났는데 (피해자는) 숨어서 뭐 하는 거냐”, “4년 동안 대체 뭐 하다가 이제 와 김재련 변호사(피해자 법률대리인)와 함께 나선 건지 너무 궁금하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들의 발언이 알려진 뒤, YTN과 TBS 홈페이지에는 이들의 하차를 요구하는 시청자 의견이 빗발쳤다. 예상치 못한 '진행자 리스크'에 제작진과 방송사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더룸> 제작진은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YTN은 이번 발언과 관련해 “정해진 회사의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나온 발언은 아니지만, 공공성과 공정성을 지켜야하는 방송사의 진행자로서 부적절했다는 여론이 높다. YTN은 한전KDN,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이 최대주주이고, TBS는 서울시 출연기관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거센 비판이 나온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장은 “TBS나 YTN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나온 발언이 아니라고 해도, 이들이 과연 공적 성격을 가진 방송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마땅히 가져야할 자질을 가졌는지 진지한 고민은 필요하다. 자사 소속 아나운서가 아니다, 우리 프로그램에서 한 말은 아니다, 라는 식의 대응은 방송사의 공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라디오와 시사 프로그램에 대거 유입된 친여 성향 진행자들에 대한 자질 논란은 꾸준하게 나왔다. 김어준 김용민 씨 정영진 등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끈 인사를 기용했다가 찝찝한 뒤끝을 남긴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여성 혐오' 발언 진행자에 대한 엄격한 평가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학자 권김현영 씨는 “적어도 공적 채널에서 제작하는 시사 프로그램 출연자라면 독립성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권력 비대칭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저널리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김어준, 이동형 등 성범죄를 진영 논리에 입각해 무턱대고 피해자를 의심하는 발언을 반복하는 이들에게 계속 스피커를 쥐여주는 방송사가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2차 가해성 발언을 무분별하게 인용 보도한 언론의 보도 태도도 비판 받는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250건(네이버 기준)이 넘는 기사를 통해 박지희 아나운서의 문제의 발언이 전달됐다. 문제의 발언을 '단독'을 붙여 경쟁적으로 보도한 언론의 보도 행태는 '따옴표 저널리즘'의 전형이다.     

권김 씨는 “비판받아 마땅한 발언을 반복하며 유명세를 얻는 게 목적인 사람들의 발언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에는 아무런 보도 가치도, 비판할 가치도 없다”면서 “언론이 그들의 노이즈 마케팅에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소 팀장 역시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으면 도태되었을 발언들이 기사화되고 논쟁거리가 되면서 오히려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는 관심이 모이지 않고 있다”며 “피로감만 안기는 보도 행태로, ‘불구경’으로만 사건을 대하지 말고, 언론도 적극적으로 진실 규명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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