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꽉 잡은 청춘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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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꽉 잡은 청춘드라마
tvN '청춘기록' '스타트업' 등 청춘의 성장과 고민 담은 드라마 빼곡
실업난·주거불안 등에 좌절한 청년층, 공감 얻을 수 있을까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0.10.2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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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방송을 시작한 tvN '스타트업'
지난 7일 방송을 시작한 tvN '스타트업'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가을바람을 타고 안방에 청춘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다. 갈수록 드라마의 흥행을 점치기 어려운 미디어 환경이지만, 방송사마다 젊은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청춘물을 앞다퉈 내놓으며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20일 종영한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 tvN 토일 드라마<스타트업>을 비롯해 로맨스의 비중이 큰 KBS 수목 드라마<도도솔솔라라솔>, JTBC 금토 드라마<경우의 수>까지 청춘의 기운을 담은 드라마들이 일주일 내내 방영되고 있다. 

일주일 내내 청춘물이 편성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들 드라마는 ‘청춘’을 내세운 만큼 비슷하게 꿈과 사랑을 핵심 테마로 삼고 있지만, 드라마의 결에 따라 다채로운 방식으로 서사를 꾸려가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배우 박보검, 박소담의 출연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청춘기록>은 드라마 제목처럼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의 성장을 주목한다. 마냥 청춘물로 보기엔 가족 서사를 적절하게 녹여낸 게 특징이다. 

<청춘기록>을 쓴 하명희 작가는 앞서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따뜻한 말 한마디>, <사랑의 온도>, <닥터스> 등을 통해 평범하지만, 따뜻한 시각으로 인물을 그려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사혜준(박보검)의 배우가 되기 위한 분투뿐 아니라 그 곁을 지키는 가족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아버지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혜준과 손자를 믿어주는 할아버지 사민기(한진희)의 관계를 다루는가 하면, 아들 혜준의 꿈을 응원해주는 엄마 한애숙(하희라)과 혜준의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해효의 엄마 김이영(신애라)의 ‘톰과 제리’같은 구도는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박보검과 박소담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tvN '청춘기록'
박보검과 박소담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tvN '청춘기록'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클래식’과 ‘청춘’을 연결해 마니아층의 호응을 얻었다. 클랙식이 대중적이지 않은 만큼 국내 드라마에서 ‘클래식’을 앞세운 드라마 자체가 드물었다. 클래식을 다루더라도 말끝마다 독설을 내뱉는 ‘강마에’(<베토벤 바이러스)와 같은 독보적인 인물이나 일본 만화 원작으로 ‘꽃미남’ 완벽주의자와 개성 넘치는 인물(<내일도 칸타빌레>)을 대거 등장시키는 등 캐릭터에 기대어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이에 반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늦깎이 음대생 채송아의 시선으로 극이 전개됐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사랑과 좌절을 다뤄 자칫 단조로울 법한 서사에 다양한 공간과 인물관계를 활용했다. 6각 로맨스뿐 아니라 후원자와 연주자, 스승과 제자, 연주자 간 경쟁, 예술 매니지먼트사와 음대 내 갈등 등 음대생이 처한 꿈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류보리 작가가 바이올린과 공연예술학을 전공한 뒤 예술 매니지먼트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극의 현실감으로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지난 17일 <스타트업>은 생동감 넘치는 시작을 알렸다. 지난 방송분에서는 ‘가짜 펜팔’ 때문에 서달미(배수지)의 첫사랑이 된 남도산(남주혁)과의 만남이 그려져 앞으로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스타트업>을 집필한 박혜련 작가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에서 변호사, 기자 등 전문직을 내세워 인물의 선택이 가져오는 과정과 결과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이번 <스타트업>에서는 신생 창업기업인 샌드박스를 배경으로 한다. 한국의 실리콘벨리에서 성공을 꿈꾸는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인물들의 다양한 시도와 좌절, 그리고 성장이 볼거리다. 더불어 자매지간이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운명이 엇갈린 서달미와 원인재(강한나)의 팽팽한 대립 구도도 예고했다. 최근 방송분에서 동생 달미의 처지를 본 인재는 “덕분에 내 선택, 의심할 일은 이제 없다”라며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했지만, 향후 달미의 반격에 궁금증이 생긴다. 

일주일을 꽉 채운 청춘드라마들이 실업난과 주거불안을 겪고 있는 청년층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줄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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