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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1996년에 6mm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출시된 이후로 방송사에서는(특히 교양 프로그램에서) eng 카메라 사용이 급격히 줄고, 영상을 담아내는 기능이 촬영부서에서 연출팀으로 넘어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80년대 eng 카메라의 도입으로 제작 환경에 큰 변화가 있은 이후 가장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시청률이 높은 교양프로그램들 대부분이 6mm 디지털 카메라로 제작되는 것을 보면 이러한 변화는 시청자에게도 강하게 어필(appeal)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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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m 디지털 카메라는 기기의 소형화와 사용 편이성으로 인해 기동성이 뛰어나고 현장에서의 접근성을 높여 밀착취재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출연자들은 조명 등의 여러 장비나 인원 등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6mm 카메라는 이런 문제를 일시에 해소해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불편했던 사람들을 카메라 앞으로 끌어내는데 굉장한 역할을 했다. 휴먼 다큐와 시사 프로그램 등에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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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pd 입장에서는 카메라맨과의 커뮤니케이션 단계를 생략할 수 있어 자기가 원하는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제작비 문제 이외에 6mm 사용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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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6mm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은 방송에 있어서 ‘영상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흔들리는 화면과 계속되는 줌인 등의 거친 영상이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영상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내용이나 스토리에 의존하다보니 tv 프로그램이 오히려 라디오에 가까워지는 퇴행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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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4, 5년차 이하의 ‘6mm세대 연출자’들은 eng 카메라맨과 촬영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전문가가 찍은 영상을 제대로 보고 배우지 못한 채 성장하고 있다. 자기가 영상을 찍으면서도 뭐가 잘 찍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현재 대부분 프로그램의 주된 제작인력이다. 그리고 단독, 또는 연출자 2인 촬영이라는 6mm 제작시스템의 특성상 영상에 대한 도제식 훈련도 차단되어 ‘영상의 위기’는 회복될 수 없는 악순환을 계속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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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m 카메라는 pd의 정체성에도 심각한 문제를 던지고 있다. 6mm 등장 이후 pd들은 전체 프로그램에 관여하기보다는 6mm 꼭지 제작에 매몰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차 낮은 pd들은 vj와 하는 일이 비슷해져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pd란 현장에서 고유 업무를 가진 스텝들의 공동 작업을 이끌어내는 디렉팅(directing)이 주업인데, 이러한 pd 본연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보다는 1인 제작 시스템에 얽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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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vj 등의 6mm 촬영 외부 인력이 늘어나면서 중견 pd들이 직접 제작보다는 관리역할에 동원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30대 중후반을 넘긴 pd들이 한창 열정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 시기에 vj를 관리하고, 영상물의 대부분은 연차 낮은 vj들에 의해 제작되는 것은 방송의 미래를 생각할 때 걱정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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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m 카메라의 긍정적인 측면을 방송사가 비용절감 차원으로만 이용한다는 비판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젊은 pd나 vj에 대한 영상 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최소한의 투자를 외면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한다면 지상파 방송은 값싸고 질 낮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곳으로 전락하고, 국제적인 영상 소프트웨어 전쟁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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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pd들도 제작비가 적게 들고 당장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6mm 디지털 카메라를 선택하지는 말아야 한다. 6mm 디지털 카메라도 eng나 hd등과 같이 선택 가능한 촬영기자재에 하나일 뿐이다. 6mm 카메라가 남용되지 않고 가장 적당한 곳에 쓰일 때만, 이 새로운 소형 디지털 장비는 pd들의 유용한 메시지 생산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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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민 / sbs 제작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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