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혐오 조장 보도 달라졌나
상태바
난민 혐오 조장 보도 달라졌나
"국내 불법체류 아프간인 합법적으로 공사현장 일할 수 있어" "성범죄 증가 할 것" 적대감 여전
"갈등 조장 보도 편협한 시선...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난민 문제 바라봐야"
  • 장세인 기자
  • 승인 2021.08.27 1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 및 가족들이 26일 오후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한 후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 및 가족들이 26일 오후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도착한 후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장세인 기자]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 행렬이 벌어지면서 국내에서도 난민 수용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2018년 예멘 난민 사태 당시 '난민 포비아'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은 언론은 3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정부는 26일 입국한 아프가니스탄인 377명에 대해 한국에 조력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외교부), ‘특별기여자’(법무부)라는 지위를 부여했다. 법무부가 ‘특별기여자’라고 규정한 데는 특별공로자의 경우 특별귀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슬람 문화권과 난민에 대한 반감을 의식해 우선 선별 수용을 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조력자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내세운 만큼 여론도 반대 기류가 강하지 않은 편이다. 충북 진천군 주민들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아프간 현지인들을 받아들이는 '결단'을 보여줬다. 

하지만 2018년 난민 혐오와 공포를 조장했던 언론의 보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서민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 수준을 떨어뜨릴 것”, “성범죄가 늘 것이다” 등 반대 의견을 전달하면서 난민이나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편견을 키우는 보도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PD연합회 등이 선포한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에는 “난민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이 표출되는 현상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인권의 관점에서 해석한 뒤 전달해야 한다”고 적혀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조선일보 8월 26일자 보도.
조선일보 8월 26일자 보도.

<조선일보>는 26일자에 실린 <“난민 수용 놓고 찬반 논쟁... ‘인도적 차원서 받아줘야’ VS ‘이슬람교도 대거 유입 우려’>에서 아프간인들의 입국을 진천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우려를 달리 진천 주민들이 국내로 들어온 아프간인들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걸었다는 소식은 다음날 지면에 싣지 않았다. 

<머니투데이>의 25일자 기사 <아프간 체류자 일용직 허가? 공사판 ‘불법체류자’ 문제는 손놓고...> 보도는 ‘일자리 갈등’을 키우는 전형적인 보도다. 

<머니투데이>는 법무부가 국내 체류 아프간인에 대해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한 것을 두고 “현재도 공사현장에 불법체류자들이 가짜 신분으로 일하고 있어 한국인 근로자들이 현장 일자리를 뺏기고 있는데,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특별체류란 이름으로 합법적으로 공사현장 노동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또 국토교통부 하자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건설 현장 민원건수를 근거로 “불법체류자 등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높은 게 건설 현장의 하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는 근거없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27일 오전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조력자들이 6주간 머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27일 오전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조력자들이 6주간 머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추가적인 아프간 난민 수용 여부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아프간 난민들이 자발적으로 우리나라 문을 두드릴 가능성은 남아있다. 

난민 수용과 관련한 사회적 기준 마련과 난민정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향신문>은 지난 26일부터 난민 예산과 심사 절차 등의 문제를 짚는 ‘한국사회, 난민을 생각하다’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는 “서구권과 외신도 이슬람 문화권 사람이면 이슬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고, 긍정적인 뉴스보다 부정적인 뉴스에 주목하는 것은 언론의 속성이다. 그렇다고 이슬람 문화권 사람들이 늘어나면 테러리스트가 증가한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앞으로 난민법을 세심하게 보완해 실효성을 높여야 하는데, 여기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허경호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언론은 갈등을 부추기기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난민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며 “종교에 초점을 둔 편협한 시선에서 벗어나 어떻게 다른 문화와 공존할 수 있을지 공론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