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꽃' 이승준 감독, "천편일률 탈북민 이야기, 분단 현실에 질문 던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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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꽃' 이승준 감독, "천편일률 탈북민 이야기, 분단 현실에 질문 던지고 싶었다“
남한에 11년째 갇혀있는 평양시민 김련희 씨 이야기 조명한 '그림자꽃' 27일 개봉
  • 장세인 기자
  • 승인 2021.10.22 15:1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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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개봉하는 '그림자꽃'
오는 27일 개봉하는 '그림자꽃'

[PD저널=장세인 기자] 오는 27일 개봉하는 <그림자꽃>은 남한 땅을 밟은 2011년부터 조국인 북한에 보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 씨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그림자꽃>을 연출한 이승준 PD는 2015년 7월 “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민입니다. 저를 조국으로 돌려보내주세요”라는 호소로 시작하는 <한겨레> 기사를 보고 김 씨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2015년 여름 김련희 씨의 이야기를 다룬 <한겨레>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얼굴을 드러내고 당당하게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탈북자를 처음 봤으니까요. 김련희 씨가 경북 영천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인데, 다음달 바로 약속을 잡고 1박2일 인터뷰를 했습니다. 가서 영화를 할지 말지 결정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기사를 봤을 때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림자꽃>은 지난해 <부재의 기억>으로 한국 최초 아카데미상 단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오른 이승준 PD의 차기작이다. 지난 19일 <그림자꽃> 언론시사회가 끝나고 만난 이승준 PD는 남북 분단의 비극은 언젠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했다.

모친이 이북 출신인 이승준 PD는 “해외 영화제를 다니면 북한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가끔 나오는데, 조롱하는 태도가 불편했다. 남쪽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감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늘 고민했는데, 현실적으로 북한 촬영이 안 되니까 반쪽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던 차에 북한 주민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김련희 씨를 만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련희 씨는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민 중 한 명이지만, 대한민국 국적도 탈북민이라는 정체성도 원해서 얻은 게 아니다. 

김련희 씨는 2011년까지 의사 남편과 딸을 둔 평양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평양시민으로 살던 김 씨는 간 치료를 위해 중국의 친척 집에 갔다가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 땅을 밟았다. 대한민국 입국 직후 북한으로 송환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당한 그는 보호관찰 대상자로 살고 있다. 한 차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김 씨는 2019년 고무·찬양죄 혐의로 또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련희 씨가 고향에 돌아가는 장면까지 찍고 싶었다”는 이승준 PD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김 씨가 그리워하는 가족의 모습은 영화에 담겼다. 이 PD와 친분이 있는 핀란드 감독이 북한에서 촬영한 영상이다. 이승준 PD는 “김련희 씨의 남한 일상과 마찬가지로 평양의 가족들도 영어를 공부하고,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일상을 담았다. 관객이 정치적 이념대립으로부터 무장해제를 하고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PD의 재미교포 지인을 통해 갑작스럽게 성사된 모녀의 영상통화는 남과 북이 단절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딸 잘 지내지?”라며 펑펑 울면서 딸과 부모님의 안부를 묻던 김련희 씨가 통화가 끊어지자 ‘제발 한 번만 더 연결해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은 김 씨의 절절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승준 PD는 "11년째 가족을 보지 못하고 있는 한 개인의 행복을 시스템이 저해할 수 있는 권리가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그림자꽃>을 통해 남과 북으로 갈라진 현실은 현재 어떤 의미이며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인지 이야기할 수있는 자리가 생긴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승준 PD와의 일문일답.

PD저널과 인터뷰하는 이승준 PD.
PD저널과 인터뷰하는 이승준 PD.

-<그림자꽃>은 <부재의 기억>의 차기작으로  관객과 만나는 작품인데, 언제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2015년 7월 <한겨레> 기사를 통해 김련희 씨의 이야기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얼굴을 드러내고 당당하게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탈북자는 처음이었다. 김련희 씨가 경북 영천 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인데 다음달 바로 약속을 잡고 1박2일 인터뷰를 했다. 가서 영화를 할지 말지 결정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기사를 봤을 때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련희 씨의 이야기에 특별하게 끌린 이유가 있나.  

"어머니가 이북 출신이다. 37년생이신데, 10대 때 남쪽으로 피난을 왔다. 어머니의 가족은 모두 북한에 계신다. 수많은 이산가족은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데 남북 분단의 문제는 해결책이 없다. 해외 영화제를 다니면 북한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가끔 접하는데, 조롱하는 태도가 불편했다. 국내 방송에서도 탈북자를 많이 다루지만, 천편일률적인 모습이다. 남북 분단의 문제를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북한주민의 정체성을 가진 김련희 씨를 만나면서 가감 없는 생각을 들을 수 있겠다 싶었다."

-처음 만난 김련희 씨의 인상은 어땠는지. 

"처음엔 엄청 긴장한 기색이었다. 첫 인터뷰할 때부터 눈물을 흘렸는데, 특히 엄마 이야기를 할 때 그랬다. 설득 과정에서 ‘1,2년은 촬영해야 한다‘고 알려주면서 ‘가장 좋은 건 고향 가실 때까지 찍는 것’이라고 말한 게 기억이 난다."  

-영화 개봉에 앞서 “딸을 가진 엄마가 가족과 함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봐달라”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연출과 편집 등에서 ‘북송 요구를 하는 탈북민의 이야기’로 비치지 않기 위해 특별하게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북송 요구는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중요한 부분이다. 보고 싶다는데 가야지. 다만 다큐멘터리에서 송환을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위주로 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북한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들이 보고 ‘북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네’, ‘희한한 말을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부분이 있던데?’ 정도의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평양에서 찍은 장면도 김 씨 가족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집중했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김련희 씨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북송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분단의 부조리함이 미치는 힘이 생각보다 굉장히 단단하다. 현 정권이 북한하고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거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여인이 가족과 재회하고 싶다는 요구 하나 들어주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단순히 현 정권에서 안 돼, 못가 하는 것은 아닐 테다. 보낸다면 어떻게 보내지? 그럼 반대 진영에서 뭐라고 하겠지? 뭐 이런 우려를 생각하면 복잡할 순 있다. 정치적으로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상관없이 분단이 우리 안에 굉장히 깊이 들어왔다는 걸 절감한다.”

'그림자꽃'의 보도스틸 속 김련희 씨. ©로스크
'그림자꽃'의 보도스틸 속 김련희 씨. ©로스크

 -김련희 씨가 처한 현실을 보면 분단국가의 공안 논리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개봉까지 공안당국의 압박 등 어려움은 없었나.

“악의는 없더라도 주목은 하고 있는 것 같다. 프로듀서에게 제3자 정보 제공 요청 건이 두 건 있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해보니 경찰이 요청한 것이었다. 김련희 씨도 대구에 아는 경찰들로부터 ‘국정원에서 영화 언제 끝나는지 묻더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공안 논리가 쉽게 사라지겠나. 통일부의 논리는 ‘당신이 국민이 된다고 직접 서명하지 않았나’는 것이다. 통일부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 한 명의 잘못도 아니라 슬프다. 11년째 가족을 보지 못하고 있는 한 개인의 행복을 시스템이 저해할 수 있는 권리가 있나. 분단국가라서 못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서로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개봉 이후 우려되는 점은. 

“엄밀하게 따지면 <그림자꽃> 촬영을 하면서 법을 어긴 면이 있다. 북한에 있는 김련희 씨의 가족들과 연락을 하려면 형식적으로는 접촉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아니면 그런 현장이 있었다고 알리든지. 위험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런 면에서 우려스러움은 있다." 

-<그림자꽃>은 국내 개봉 전 제12회 타이완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어떤 지점이 해외 영화제,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을까.

“국내에서는 한민족이라는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데 해외에서는 여전히 체제의 다른 점 찾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대만은 중국과의 문제도 있고 동유럽 국가들도 체제에 대한 정서가 남아있어 공감을 많이 해준 것 같다. 해외에서도 남북, 탈북자 키워드는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지만 일반적인 탈북자와 정반대되는 이야기여서 이해를 돕기 위해 전반부에 상황을 먼저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부재의 기억> 때도 삼성과 BTS 등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들 있을지 꿈에도 몰랐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의 안 좋은 면만 알리는 감독인가 싶다.(웃음)”

-특별하게 관람을 권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나. 또 관객들이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나.

“남북문제와 통일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 보시면 좋겠다. 젊은 세대들이 그나마 선입견을 덜 가지고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세대는 젊은 세대들이니까. 영화를 보면서 저(북한) 사람들도 집에서 가족 끼리 밥을 먹고 직장에 가는 구나, 그런 비슷한 점을 찾아봤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림자꽃>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그림자꽃>을 통해 김련희 씨를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더 이슈가 되어야 윗선에서도 움직일 것 같다. 다큐멘터리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림자꽃>을 통해 남과 북이 분단된 현실은 어떤 의미이며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이야기를 할 자리가 생긴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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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21-11-30 13:04:02
그때 이한영이 모스크바에 있는 어머니 성혜랑과 전화통화하는 육성도 들어봤는데 당시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보고 파파라고 불렀다고함~!!!!!

박혜연 2021-11-30 13:02:25
김련희님이 평양에 있는 딸 이연금(리련금 현재는 려명거리 온반집 요리사)과 전화통화하는모습을 뉴스타파에서 봤는데 이걸보면 20여년전 신원미상의 공작원 두명에게 총격당해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조카 이한영(본명:리일남)이 떠오르더구먼?

박혜연 2021-11-30 12:56:34
옛날 이른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시절만 하더라도 당시 탈북자들이 반공귀순자로 불리웠던시절에는 김련희님보다 훨씬 더했음~!!!!! 그때는 한번 여기 대한민국으로 오면 다시는 가족들과는 영영이별 생이별을 하면서 모든것을 완전 절연하고 새가족을 꾸리며 사는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구원희 2021-10-30 11:12:34
영화속에서 북한에 있는 딸과 통화하는 장면이 놀라웠고(어떻게 저게 가능하죠?)
북한에 있는 딸과 남편이 당연히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을 거라 예상했는데 일상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장면이 나와 충격적이었습니다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가 북한의 선전정책으로 풀려나와서 영상을 찍은 것은 아닌가요?)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아주머니의 한국행 결정이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2011년의 상황이 어땠는지 잘 모릅니다만 북한사람으로서 한국행은 모든 것을 다 잃을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 아닌가요? 가족과 상의하지 않고 한국행을 결정했다면 아주머니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고, 가족과 상의를 했다면 평양시민이자 엘리트 의사인 남편의 사고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박혜연 2021-10-22 19:59:30
발달장애예술인들도 나경원의 노리개로 살지말고 그림자꽃의 주인공인 평양아줌마 김련희님의 말에 더 귀기울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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