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후보에 쏠린 대선 예능...소수정당에선 "불공정" 볼멘소리
상태바
양강 후보에 쏠린 대선 예능...소수정당에선 "불공정" 볼멘소리
대선주자, 마지막까지 활발한 예능 출연... KBS, SBS 등 다양한 출연분 방송 예정
대선주자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중 제3지대 후보는 찾아보기 어려워
“예능 프로그램이라지만 출연자가 대통령 후보일 땐 시민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최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해야”
  • 장세인 기자
  • 승인 2021.12.02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선주자들이 출연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화면.
대선주자들이 출연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PD저널=장세인 기자] 오는 9일부터 선거법에서 정한 보도·토론방송 외에 후보자의 방송 출연이 금지되면서 거대양당 대선 후보는 막판 예능 출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후보들의 예능 출연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소수정당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지난달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어 오는 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출연한다. 오는 3일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나와 '대선밥상' 특집으로 꾸며진다. 두 후보는 지난 9월 SBS <집사부일체>를 시작으로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에도 얼굴을 비췄다.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후보자를 알릴 통로는 크게 늘었지만, 친근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예능 프로그램은 여전히 효과적이다. 여론조사에서 비호감도가 높게 나오는 두 후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옥탑방 문제아들>에서 “찔러도 피가 안 나올 것 같은 사람으로 인식된 측면이 있다. (저도) 보통의 인간“이라고 강조했고, 오는 3일 <백반기행>에는 배우자 김혜경씨와 동반출연할 예정이다. 윤석열 후보는 <백반기행> 예고편에서 배우자 김건희씨가 "대선 출마할 거면 법원에서 도장찍고 하라"고 했던 출마 뒷이야기와 '국수 먹방'을 선보였다. 

반면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예능에서 얼굴 보기가 어렵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TV조선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가 폐지되면서 출연이 불방돼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촬영 요청이 들어와 준비를 진행했으나 촬영 이틀 전에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다른 후보도 이미 출연했던 방송인데, 누구에게도 이런 부당한 처우가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TV조선은 안 후보의 문제제기에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다가 지난 1일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시즌 종료 소식을 알렸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20대 대선을 앞두고 방송사 예능에 출연하는 건 2일 SBS <워맨스가 필요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김창인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섭외 요청을 받은 프로그램에 무조건 출연하는 건 아니지만,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선 (심 후보에게) 아예 섭외가 들어오지도 않았다”면서 “현재 국민 절반 정도는 ‘누굴 찍을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답하고 있다. 아무리 예능이라도 공영방송은 국민의 알권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SBS '워맨스가 필요해'에 출연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SBS '워맨스가 필요해'에 출연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방송사들은 현실적으로 대선 후보들을 모두 출연시키는 게 어렵다는 이유를 댄다. 출연 기준, 공정보도 의무가 정해져 있는 토론방송이나 보도와 다르게 예능은 자율적으로 출연자를 섭외하는 데다 대중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대선주자들의 예능 출연은 12월 8일까지만 허용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다양한 후보들을 출연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욱 <워맨스가 필요해> PD는 심상정 후보의 출연에 대해 “새로운 직군에 있는 여성의 '워맨스'를 보여주려는 방송의 취지와 후보의 니즈가 맞았다”면서 “두 명의 후보만 지나치게 방송에 많이 나오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예능 PD로서 무엇보다 시청자가 뉴스나 토론에서만 보던 정치인을 편안하게 봐줬으면 하는 생각이 크다”라고 했다.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률과 흥행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은 양강구도를 고착화할 뿐 아니라 유권자에게 고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은경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민언련 정책위원)는 “결국 두 강자 중 승자가 나오게 되고, 방송사는 양강구도를 반영해야 시청률 게임을 잘 할 수 있다"며 “공정성과 균형감을 요구하는 시사·토론 프로그램과 달리 예능은 후보자의 인간적이고 사적인 부분을 전달한다. 공적, 사적 정보를 균형감 있게 다루고 최대한 다양한 후보에 대해 알권리를 제공해주어야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