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방송과 골프(2) 방송, 골프 ‘편애’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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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스포츠 국민에 알려야지 않나”

|contsmark0|제작비 1억원 이상. 하지만 시청률은 1% 내외에 그치는 골프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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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에선 “골프가 대중화된 상황에서 시청자들을 위해 골프중계를 하고 있다”고 밝히지만, 골프장경영자협회에 따르면 필드에서 골프를 즐기는 인구는 대략 100만명 정도다. 아직 대중화됐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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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18홀) 입장료가 15∼25만원이고 식대, 캐디 피(fee), 그린 피, 교통비를 포함하면 하루 평균 30∼40만원을 훌쩍 넘는데 이런 비용을 기꺼이 부담할 인구가 많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방송이 거의 매일 메인 스포츠뉴스에서 골프를 다루고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중계방송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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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방송 대형 중계 노하우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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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은 골프를 중계하면서 얻는 재정적 이익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무형의 이득. 즉 대형 중계를 통해 방송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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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로 kbs는 지난달 22∼28일 pga투어 신한코리아골프 챔피언십을 중계할 때 중계차 6대, eng카메라 44대를 동원했다. 월드컵에서 한 경기를 치를 때 eng카메라 20여대를 동원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골프 중계가 고도의 테크닉을 요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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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이 대회에 제작비 2억5000만원을 투여했고, 협찬은 1억6500만원, 연간스포츠 광고비는 8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작비를 제외하면 6억원 이상의 이득을 본 것. 제주도가 이 pga대회 개최를 통해 총 539억여원의 소득 효과를 거뒀다고 발표한 것에 비하면 큰 이익이라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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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kbs 스포츠국의 한 관계자는 “모든 스포츠 중계가 마찬가지지만, 특히 골프 중계는 큰 이익을 얻기보다는 중계방송에 대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는 게 큰 장점일 것”이라며 “그래서 정연주 사장도 신한코리아골프 챔피언십을 마친 뒤 매년 골프와 마라톤은 1년에 두 번 정도 중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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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sbs의 스포츠국 관계자도 “골프로 인해 방송사가 얻은 이익은 그리 많지 않지만, 골프가 워낙 중계차와 카메라가 많이 필요해 방송 기술을 높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돈을 벌기보다 대형 스포츠 중계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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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협 임원에 방송사 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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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송사들이 골프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골프를 즐기는 방송사 관계자들이 많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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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정치인들의 ‘노(no)골프 선언’에 참여한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은 방송이 골프를 ‘편애’하는 원인에 대해 “골프는 중독성이 강한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재미있는 운동이다. 아마도 방송에서 부장급 이상 고위직에 골프를 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방송은 이 재미있는 운동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고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서민층에게는 골프는 관심밖에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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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단체인 대한골프협회 현 회장은 sbs 윤세영 회장이고 홍성완 sbs미디어넷 사장은 협회 이사 및 홍보·조직분과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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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bs 황호형 스포츠국장은 협회 홍보·조직분과위원회 부위원장으로, kbs 박영문 스포츠 취재제작팀장도 같은 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신문사 간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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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방우영 회장은 지난 96년부터 2003년까지 대한골프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일간스포츠 박재영 이사 또한 홍보·조직분과위원을 맡고 있다. 언론사 경영진과 스포츠 담당 간부들이 골프협회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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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방송사 보도, 제작국 차장급 또는 cp 이상의 간부 가운데 골프 유경험자가 많고, 이를 취미로 즐기고 인사도 적지 않다고 한다. mbc의 한 간부는 “방송사 간부 치고 골프를 쳐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물론 일부 간부들은 골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골프를 즐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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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한 간부는 “골프도 알고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스포츠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를 국민에게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잘못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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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환경오염 문제엔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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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골프대회 중계를 통해 중계 노하우를 향상시킨다고는 하지만 사회문제를 비판적 시각으로 봐야 할 언론의 역할면에서 볼 때 골프장 유지 등에 따른 고질적 문제로 제기돼 온 환경오염에 대해선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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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3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골프장 농약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사용량, 단위면적 사용량, 농약 품목이 모두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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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84개 골프장에서 사용된 농약은 87.7t으로 지난해 상반기 172개 골프장에 뿌린 77t보다 13.8%(10.7t)가 늘었고, 단위면적(ha)당 농약사용량도 지난해 상반기 4.31kg에서 4.66kg으로 8.1%나 증가했다. 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수치도 사실은 “골프장 운영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3∼4일 전에 미리 통보하고 조사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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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소식은 이날 메인 뉴스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을 뿐더러, kbs와 sbs는 인터넷상에 단신으로, mbc는 <정오뉴스>에 앵커 코멘트로 처리하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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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등 환경단체들이 최근 정부의 골프장 건설추진, 수도권 공장 신설, 기업도시특별법 제정 등에 반발하며 환경비상시국회의를 출범시킨 지난달 11일에도 sbs를 제외한 mbc와 kbs는 단신 처리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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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 박경애 정책실 간사는 “방송사가 골프를 시청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골프관련 소식이나 중계를 하는 것만을 놓고 문제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방송은 골프에 공을 들이는 만큼 골프로 인해 환경이 얼마나 파괴되지도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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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간사는 이어 “만일 방송사가 골프경기에 애착을 보이는 것이 고위간부들의 개인 성향이나 경영진의 방침이라면 공공의 전파인 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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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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