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반환경’ 정책 비판 ‘겉핥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장 증설·기업도시특별법 등 단순전달 그쳐

방송 보도나 시사프로그램에서 정부 환경정책에 대한 비판과 감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노무현 정부의 ‘반환경’ 정책에 반발한 국내 환경단체들이 지난달 10일 환경비상시국회의를 결성할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방송에선 환경정책과 관련한 이슈를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환경단체들이 올해 문제제기한 이슈들로는 용산 미군기지 기름오염, 건교부 미니골프장 규제완화, 기업도시특별법, 웅담거래 실태, 백두대간 대형 불발탄 방치(녹색연합), 불법 고래포획, 원자력연구소 방사능누출 은폐의혹, 토지개발 계획의 부작용, 계룡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허가(환경연합) 등 다양했다.이들 가운데 특히 환경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골프장 문제와 기업도시특별법 관련 보도를 보자. 지난 7월 19일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전국에 대기 중인 230여개의 골프장에 대해 4개월 내 조기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골프장 증설에 대해선 주변지역 낙후와 원주민의 생산능력 저하는 물론, 필요이상의 국토를 훼손한다는 반대논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임에도 방송은 이런 비판적 시각에 대해 관심을 돌리지 않았다.KBS <뉴스9>는 여야의원의 반대 입장을 11월18일 단신 보도하는 데 그쳤고, 그나마 ‘공원 건설, 경제에도 보약’이란 꼭지에서 “일본은 지난 80년대 내수확대를 위해 골프장을 잇따라 짓게 했다가 200여개 골프장이 줄도산한 전례가 있다”(11.9)는 기자 리포트 정도가 눈에 띈다. 이밖의 골프장관련 보도는 ‘금강산 골프장 건설’이나 ‘난지도 골프장 운영’ 관련 보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기도 여주 초등학생들의 골프장 반대시위를 다룬 ‘골프장 싫어요’(12.1), 문화재보호구역의 불법시설물 문제를 다룬 ‘왕릉 옆에 골프장’(7.3) 정도가 타 방송사와 다른 점이었다.SBS <8시뉴스>도 ‘환경단체 참여정부 정책 반환경적’(11.10)에서 환경단체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보였으나 지난 1년 동안 골프장 관련보도에선 타방송사와 별 차이가 없었다. 기업도시특별법안은 건교부가 9월말 기업투자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워 추진 중인 법안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입지선정이 기업 자율에 맡겨져 있어,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의 개발을 막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보도들은 기업도시특별법이 갖는 경제적 이익을 보도하는 데만 집중했다. 메인뉴스들은 ‘기업도시, 건설 기업이 주도해야 성공’(KBS <뉴스9> 9.21), ‘정국 대전망-기업도시 건설’(MBC <뉴스데스크> 10.24), ‘한나라, 기업도시 잘못되면 여당 책임’ (SBS <8시뉴스> 11.27)에서 볼 수 있듯, 정부와 재계의 발표내용을 전하거나 기업도시특별법에 대한 야당의 반대주장을 보도하는 데 그쳤다. 시사교양프로그램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KBS, MBC, SBS의 토론프로에서 환경문제를 다룬 것은 1건에 그쳤고 시사교양프로그램들도 MBC 을 제외하고는 눈길을 끌만한 고발성 프로그램이 없었다.환경운동연합 양장일 사무처장은 “동강이나 새만금의 경우 방송은 앞다퉈 보도했고 각종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에게 문제를 알리려고 애썼다. 그러나 이 문제들이 현재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보도가 없다. 현재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환경에 대한 감시가 없다면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시사교양국의 한 PD는 “탄핵사태를 비롯해 17대 국회가 시작하면서 방송의 관심이 정치적 사안에만 쏠린 게 사실이다. 경기가 어려울 때 환경관련 주제들이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도 소재로 채택되지 못하는 한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지희 기자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