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플랫폼' 세우는 방송사들...구독경제 열풍에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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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차이나는 클라스' 유튜브 채널 독립...디지털 지식정보 플랫폼으로 활용
EBS '그레이트 마인즈' 해외 이용자 겨냥한 OTT 유료 서비스
구범준 '세바시' 대표, “콘텐츠만으로 경쟁력 확보 어려워...서비스 기업 관점 필요”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유튜브 채널 화면.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유튜브 채널 화면.

[PD저널=장세인 기자]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지식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강연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발판 삼아 추진하는 방송사들의 플랫폼 사업이 구독경제 열풍 속에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JTBC는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JTBC 인사이트>를 리뉴얼하고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이하 차이나는 클라스)>의 독립적인 디지털 지식정보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차이나는 클라스> 유튜브 채널은 5년 동안 쌓인 <차이나는 클라스> 강연 콘텐츠를 카테고리별로 큐레이션해 제공한다. ‘차이나는 조선의 왕들’, ‘차이나는 차이나’, ‘차이나는 전쟁사’ 등 주제로 나눠 20~30분 내외의 요약형 콘텐츠도 준비 중이며, 24일부터 코미디언 김민경이 출연하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차이나는 지식뚱>도 업로드 될 예정이다.

<차이나는 클라스> 연출을 맡고 있는 정선일 PD는 “요즘 강연 프로그램도, 정보도 너무 많은데 큐레이션해서 모아줄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플랫폼으로의 확장 등도 염두에 두고 있긴 하지만 아직 유튜브 채널 독립을 시작하는 단계이다보니 자세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다만, <세바시>(CBS<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와 같은 예시도 있고 큐레이션 채널들도 여럿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하게 유료 구독 서비스를 확대해온 EBS는 초호화 석학들의 강연으로 호평으로 받은 <그레이트 마인즈>를 해외에서 볼 수 있는 글로벌 지식 콘텐츠 플랫폼을 오는 22일 정식 버전으로 출시한다. 

<그레이트 마인즈> 글로벌 플랫폼은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6개 다국어 서비스와 석학 강의의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제공한다. 미국 등에선 월 9.9달러에 가입할 수 있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정부나 방송사간 협의를 거쳐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베타 버전까지는 해외 가입자의 비율이 30% 수준이었는데, 점차 늘어날 것으로 EBS는 기대하고 있다. 

EBS는 글로벌 지식 콘텐츠 플랫폼을 '지식 넷플릭스'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레이트 마인즈> 플랫폼을 담당하는 김민태 EBS PD는 “현재 플랫폼에 강연이 올라온 석학이 7명 정도인데 현재 목표는 1000명을 채우는 것이다.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를 더욱 개발하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며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들이 엔터테인먼트에 편중되어 있고, 세계적인 지식 OTT는 사실상 없다. 글로벌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2020년 방송사 최초로 유료 구독 모델을 선보인 EBS는 유료 서비스 대상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지식·교양 오디오 콘텐츠를 모아 들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 ‘오디오e지식’을, 지난 1월에는 문해력 교육 통합 구독 서비스 '당신의 문해력'을 각각 월 4900원에 출시했다.

'당신의 문해력'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월 4900원이라는 금액에 대한 부담감이 다르겠지만 단순 교재 구입비용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1100개의 강의 콘텐츠를 업로드 할 예정이며 교육 복지 의무 차원에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BS 글로벌 지식 콘텐츠 플랫폼 '그레이트 마인즈'.
EBS 글로벌 지식 콘텐츠 플랫폼 '그레이트 마인즈'.

방송사의 강연 콘텐츠를 활용한 지식 플랫폼은 성공할 수 있을까.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1000억으로 2016년(25조9000억원)보다 54%가량 커졌다. 2025년에는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이용자들이 지갑을 열 만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제는 자기계발, 지적 호기심에 목마른 이들을 공략하는 서비스가 넘쳐나지만, 2011년 강연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세바시>는 일찌감치 시장성을 간파한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세바시>는 단일 방송 프로그램이 서비스 기업으로 확장한 첫 사례다. 2017년 주식회사로 CBS에서 떨어져 나온 <세바시>는 방송사 자회사로는 드물게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세바시>는 강연 콘텐츠와 함께 10만 회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세바시랜드’, ‘세바시 대학’ 등을 통해 배움 문화를 확산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구범준 세바시 대표는 “<세바시>는 배움 커뮤니티라는 차별성을 가지고 콘텐츠뿐만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며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생기는 공부에 대한 욕구,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 온라인 교육에 대한 긍정적 평가 등으로 인해 지식 콘텐츠 시장이 커졌지만 관리되지 않고 판매만 하는 지식 구독 서비스는 피로감을 만들 수 있다. 온라인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플랫폼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사도 지식 콘텐츠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기업으로 관점을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구범준 대표는 “방송사들도 (방송광고) 시장이 어려워지니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고민을 많이 하는데, 보통 질문이 ‘어떤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돈을 벌 수 있을까’에서 머문다. 이제 콘텐츠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시대”라면서 “서비스를 받는 시청자들의 문제와 불편이 무엇인지가 핵심 질문이다. 콘텐츠도 서비스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시청자의 결핍을 해결해 줄 모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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