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푹 빠진 ‘오징어 게임’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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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푹 빠진 ‘오징어 게임’이 남긴 것
콘텐츠 전문가 등 7인이 집필한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
  • 엄재희 기자
  • 승인 2022.03.15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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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전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PD저널=엄재희 기자] 세계적 흥행으로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을 높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성공 비결과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나온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인물과사상사)은 국내 미디어학자, 콘텐츠 전문가, 기자 등 각계각층 전문가 7인이 <오징어게임>을 다양한 시각에서 심층 분석한 책이다.

책은 <오징어 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서사가 주는 감동’에서 찾은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의 분석을 필두로, 사회규범‧페미니즘‧신화이데올로기적 비평, 한국 드라마 시장에 미칠 영향, 산업적 효과 분석 등을 꼼꼼하게 채워넣었다. 여기에 황동혁 감독 인터뷰까지 곁들여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정길화 원장은 <오징어 게임>에서 돋보이는 점으로 ‘서사의 힘’을 꼽았다. 정 원장은 “데스 게임이라는 설정 위에 등장인물의 개인적인 배경과 그들의 행위가 엮이면서 치열하게 이야기를 구축해 나간다. 바로 이것이 세계적인 공감대와 소구력을 가져오게 한 <오징어 게임>의 힘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경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오징어 게임>을 두고 나온 국내외 비평을 사회규범‧페미니즘‧신화이데올로기로 나누어 해석했다. 저자는 <오징어 게임>의 지나친 폭력성에 비판적인 외국 평론은 많지만, 국내에선 이러한 사회 규범적 비평이 부재한 것은 승자독식과 물질만능주의가 저변에 깔린 한국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한다.

한국사회에선 상대적으로 페미니즘적 비평이 활발했다. 극중 여성 케릭터인 ‘미녀’와 중년 남성역인 ‘정덕수’의 관계설정이 지나치게 남성중심적이라는 비판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이의제기는 공론장에서 활발히 오고갔다.

홍 교수는 ‘서사의 풍요로움’이라는 반론과 여성 서사의 빈약함을 지적하는 재반론을 소개하며 “페미니즘 비평 논의가 단지 여성이 어떤 역할로 등장했는지보다는 여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묘사되고 설명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환기한다고 지적했다. 또 <오징어 게임>을 관통하는 이데올로기인 ‘공정신화’에 대해선 반칙과 특권 속에 게임참가자들에게 공정하다는 '믿음'으로 작동한 것이라고 봤다.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 책 표지.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 책 표지.

<오징어 게임>이 한국드라마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한국 드라마는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 측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 전망했다.

기존의 ‘한류열풍’을 일으킨 한국드라마는 철저하게 ‘방송’이라는 매체에 연결되어 ‘로맨스’라는 한정적 소재에 의존했으며, 이른바 ‘한류스타’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팔리는' 드라마에 생산이 치중됐는데,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그룹에 어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냈다.

이성민 교수는 “마이너한 감성으로 소외되었던 취향 그룹이, 글로벌 단위에서는 의미 있는 다수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황동혁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지 10년이 지나서야 넷플릭스를 통해 ‘대박’을 친 것은 이러한 맥락 속에서 가능했다.

취향중심 콘텐츠의 성공을 보여준 <오징어 게임> 이후 드라마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한 저자는 “글로벌해진 드라마 산업의 구조 속에서 새로운 창의성을 발현하는 과정으로 진화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오징어 게임>의 성공 뒤에 드리운 그늘도 있다.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오징어 게임>의 한계로 넷플릭스와 제작자간의 불공정 계약을 지목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영화‧TV 스튜디오가 감독, 작가, 배우와 수익금의 일부를 나눠 갖는 백엔드 방식의 계약을 체결하지만, 넷플릭스는 해당 작품과 관련된 모든 권리를 넷플릭스가 갖지만, 제작비를 미리 지급하는 계약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유건식 소장은 “이런 모델이 넷플릭스와 협력하는 제작자들에게 이득이 된다”면서도 “<오징어 게임>처럼 큰 성공을 거둘 때는 그 결실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은 화려한 성찬이 끝난 뒤 <오징어 게임>이 남긴 의미를 되씹어보게 하는 책이다. 

출판사는 “OTT 시대이자 콘텐츠 개발의 시대, 이 책은 드라마 제작자뿐만 아니라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애쓰는 각계 분야의 종사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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