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틀면 나오는 연예인 연애·결혼·이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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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틀면 나오는 연예인 연애·결혼·이혼 스토리
예능 ‘치트키’ 사생활 엿보기...일반인까지 범위 확대
시청자 눈길 끌어 화제성 높지만 과도한 사생활 노출 부작용도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2.05.04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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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클립 영상 화면 갈무리.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클립 영상 화면 갈무리.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사생활이 예능의 ‘치트키’가 됐다. 연예인과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사적인 영역을 노출해 소비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 이혼, 재혼 등 사생활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연예인, 일반인, 미성년자까지 예능 출연자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예능 프로그램은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하는 만큼 화제성을 일으킬 수 있지만, 노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역효과도 뒤따르고 있다. 연출과 편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후폭풍도 만만찮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의 사생활은 ‘단골 소재’였다. 특히 관찰 예능 붐을 타고 육아, 부부, 가족 관련 예능이 홍수처럼 넘쳐나면서 출연자의 일상적인 모습은 예능의 소재로 쓰였다. 출연자의 의식주를 비롯해 이들이 사용하는 제품들은 방영 직후 포털 사이트의 연관 검색어로 떠오르는 등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다.

이를 두고 연예인의 사생활을 엿보려는 대중의 심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근에는 연예인과 일반인의 출연자 구분 없이 지극히 ‘사적인 영역’을 프로그램에 전면 배치해 ‘독점 공개’라는 수식어로 시청자를 유인하거나 일회성 재미로 소비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지난 1일 SBS <미운 우리 새끼>는 박군과 한영의 연애부터 결혼 과정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결혼을 앞두고 <미운 우리 새끼>는 프로포즈를 준비하는 모습을 공개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앞서 배우인 장광의 딸 개그우먼 미자와 김태현과의 결혼 스토리도 다뤘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도 비슷하다. 이달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인 손담비와 이규혁을 섭외해 이들의 연애와 결혼 과정을 다룰 예정이다. 최근에는 자이언트 핑크와 남편 한동훈의 2세 출산 과정을 내보냈다. SBS<신발 벗고 돌싱 포맨>에서는 출연자 중 개그맨 김준호가 개그우먼 김지민과 최근 연애를 시작한 사실이 알려지자, 김준호의 연애사를 집중해서 내보냈다. 

지난 1일 박군의 '옥탑방 프로포즈' 과정을 담은 SBS '미운 우리 새끼' 영상 갈무리.
지난 1일 박군의 '옥탑방 프로포즈' 과정을 담은 SBS '미운 우리 새끼' 영상 갈무리.

관찰 예능이 출연자 연애, 결혼, 출산 등을 독점 공개해 시청자를 유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혼·재혼 출연자를 전면에 앞세운 예능도 이에 못지 않다. 

이혼한 부부가 다시 만나 한 집에서 생활하는 TV조선<우리 이혼했어요2>는 최근 일라이와 지연수가 이혼에 이르기까지 갈등을 있는 그대로 노출했다. 고부 갈등을 비롯해 아들 양육 문제를 다뤘다.

‘싱글맘’, ‘싱글대디’가 출연했던 MBN <돌싱글즈>의 스핀오프인 <돌싱글즈 외전-가족의 탄생>에서는 돌싱커플의 재혼기를 담았다. 아이 양육, 상견례, 결혼 전 동거 생활, 웨딩드레스 투어, 결혼식장 예약 등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예능과 리얼리티 사이에서 사생활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대중의 호응은 크다. <우리 이혼했어요2>는 3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또 주요 방송사의 클립 주문형 비디오(VOD)를 온라인에 유통하는 스마트미디어렙(SMR)에 따르면 <우리 이혼했어요2> 온라인 재생수는 누적 987만 뷰를 기록했다. 회당 클립 영상 평균 조회 수를 보면 <우리 이혼했어요2>는 329만 뷰, <돌싱글즈 외전-가족의 탄생>은 78만 뷰로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국내 OTT인 티빙에서는 이혼에 대한 고민을 담은 오리지널 콘텐츠 <결혼과 이혼 사이>를 공개한다. 각각 다른 이유로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의 현실적인 결혼 생활을 담아낼 예정이다. 

출연자의 사적인 영역을 공개할수록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단순히 흥미 위주로 흘러가면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다. 

<우리 이혼했어요2>는 일라이와 지연수의 이혼을 둘러싸고 지나치게 갈등을 부각하면서 악플이 쏟아졌고, 자녀의 방송 노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10대 출연자의 임신과 출산 경험을 다룬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도 출연자 검증 논란에 휩싸이는 등 프로그램 취지와 달리 가십성으로 흐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갈수록 사생활 노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재미와 리얼리티 사이 예능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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