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멤버십 모집하는 TBS, "하반기 제작비 거의 없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BS, '월 8990원' 유튜브 채널 멤버십 서비스 도입...하루 만에 7800여명 가입
"출연금 55억원 삭감에 정치공세로 협찬수익까지 줄어"
가을 개편에서 주요 프로그램 추가 폐지 불가피..."재정 자립 기반 마련 필요"

TBS 사옥.
TBS 사옥.

[PD저널=장세인 기자] 출연금 삭감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TBS가 유튜브 채널 유료(후원) 회원 모집을 시작했다. 

TBS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에 ‘TBS 지키는 티어로 10만 대군 모집’ 공지글을 올려 "하루 300원, 한달 8990원이면 TBS를 지킬 수 있다”며 "TBS를 아끼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TBS의 히어로, ‘티어로’가 되어달라"고 했다. 

TBS는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전용 배지와 프리미엄 이모티콘을 지급하고, 회원 전용 실시간 채팅·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멤버십 서비스 공식 오픈은 TBS 재정 독립의 의미를 담아 오는 15일에 할 예정인데, 회원을 모집한 지 하루 만에 7800여명(11일 오후 6시 기준)이 가입했다. 

TBS는 “유튜브 구독자가 120만 명을 넘어선 지난해부터 유튜브 구독자를 위한 서비스 제고와 재정 자립 기반 마련 방법으로 멤버십 서비스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고 서비스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TBS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45만명이다. 

방송사들 중에 유튜브 채널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 KBS가 <KBS DRAMA CLASSIC> 채널을 통해 구작 사극 등을 ‘1990원’·‘2990원’에 회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지만, 채널 월정액 VOD 서비스에 가깝다. 

TBS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는 대선 이후 커진 정치권의 공세와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출연금이 대폭 삭감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편향성을 주장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뒤 서울시는 TBS에 지급하는 출연금을 삭감했다. 서울시는 올해 TBS에 지급하는 출연금 32%을 줄이려고 했다가 시의회 심의를 거쳐 삭감 폭은 55억원(14.6%)으로 확정됐다. 6·1 지방선거 결과로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는 TBS의 출연금 지급을 아예 중단하는 조례안을 발의한 상태다. 

TBS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유튜브 채널 멤버십 서비스 안내.
TBS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유튜브 채널 멤버십 서비스 안내.

출연금 삭감의 여파로 지난 3월 봄 개편을 통해 외부 진행자를 줄인 TBS는 가을 개편을 앞두고 다시 ‘마른수건’을 짜고 있다. 내부적으로 외부 진행자와 패널을 최소화하는 등 비용 절감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전 시간대에 편성된 <라디오를 켜라 정연주입니다>는 요일별 게스트가 모두 하차한다고 알렸고, T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매주 실시해온 여론조사도 8월 첫째 주를 끝으로 중단됐다. TBS는 KSOI에 통상 1년 기간으로 용역을 맡겼는데, 올해는 6개월 기간으로 체결해 최근 계약이 만료됐다.  

TBS 관계자는 ”출연금 삭감으로 예산의 55억원이 줄었고, 정치공세에 따른 영향으로 캠페인 광고 등 협찬 수익이 급감해 하반기 제작비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8월 말로 예정된 가을 개편에서도 <더룸>, <경제발전소 박연미입니다> 등 대표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할 처지다. 가을 개편 이후부터는 PD와 아나운서들이 직접 원고를 쓰고, 외부 패널 없이 진행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작비 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멤버십 모집은 출연금 삭감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재정적 위기를 TBS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힘을 모아 타개해보자는 복안인 셈이다. TBS가 목표치로 제시한 5만명의 멤버십 회원이 모이면 월 3억여 원, 10만명이 모이면 월 6억 3000만원가량의 수익이 생긴다. 
 
TBS는 “유튜브 멤버십은 채널 구독자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미로 유튜브가 고안한 서비스”라며 “<뉴스공장>을 포함해 TBS가 시민들에게 제공해온 콘텐츠는 멤버십 도입과 무관하게 앞으로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