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감사원 현장방문에 "장악 시도, 지켜만 보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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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19일부터 사흘간 KBS 현장조사 실시
노조 "흔들림 없는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지난 7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사원이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답해 중립성 논란을 키운 최재해 감사원장.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지난 7월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사원이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답해 중립성 논란을 키운 최재해 감사원장. (공동취재사진)©뉴시스

[PD저널=엄재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가 감사원의 현장방문 착수와 관련해 "감사원 칼날이 또다시 공영방송으로 향하기 시작했다"며 "과거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와 같은 맥락으로 진행된다면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 노동조합과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6월과 7월, 김의철 KBS 사장과 이사회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했다. 김의철 사장 임명제청 과정에서 직무유기 등의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KBS노동조합에 따르면 감사원은 KBS쪽에 19일부터 23일까지 국민감사청구와 관련해 현장방문을 하겠다고 알렸다.  

KBS본부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감사 착수를 보면 기시감이 든다. 공영방송 역사에 치욕적인 순간으로 아로새겨져 있는 2008년이 있기 때문"이라고 '정연주 해임 사태'를 떠올렸다.

이명박 정부 당시 감사원 등 사정기관은 감사권, 공권력을 동원해 정 전 사장 해임을 밀어붙였다. 배임혐의로 기소, 해임된  정 전 사장은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KBS본부는 "당시 정권이 바뀌면서 정연주 사장을 축출하려는 단체들이 KBS 내외부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며 "당시 감사원은 특별감사로, 검찰은 배임혐의로 기소까지 하며 당시 정 사장을 압박 했지만 법원은 최종적으로 무죄를 판결하기도 했다. 결국 감사와 수사가 실체적 진실과 관계없이 정치적 목적 아래서 이루어졌음이 드러난 것이었다"고 밝혔다. 

2008년 8월 8일 정권의 KBS 장악 시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2008년 8월 8일 KBS 이사회는 경찰들이 KBS 본관에 난입한 가운데 정연주 당시 사장의 해임안을 처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본부는 감사원의 독립성에도 의문을 품었다. 지난달 국회에 출석한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냐'는 질문에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해 논란을 자초했다. 

KBS본부는 "감사원장이 대놓고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며 스스로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감사원의 감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리는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만약 감사원의 감사가 과거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와 같은 맥락으로 진행 된다면 이를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공영방송 장악 논란을 막기 위해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KBS본부는 "정권에 상관없이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 발의된 지배구조 개선 법안을 하반기 국회 내에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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