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술자리 영상' 공개에 욕먹는 기자들..."관행이라지만 보도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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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령' 국민의힘 연찬회 기간 '술병 든 권성동' 영상 논란
술자리 있던 기자단까지 불똥...'술자리 영상' 보도 일부 삭제되기도

26일 새벽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기자단 술자리 영상 갈무리 ⓒ 김동하 국민의힘 전 서울시당 부대변인 SNS
26일 새벽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기자단 술자리 영상 갈무리 ⓒ 김동하 국민의힘 전 서울시당 부대변인 SNS

[PD저널=엄재희 기자] 사실상 '금주령'이 내려진 국민의힘 연찬회 행사 기간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기자단과 가진 술자리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의 화살은 술자리에 있던 기자들에게까지 향하고 있는데,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문제의식을 보이는 보도가 일절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김동하 전 국민의힘 서울시당 부대변인이 26일 자신의 SNS에 공개한 28초 분량의 영상에는 권 원내대표가 술병을 잡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 술자리 참석자들이 권 원내대표의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환호를 보내는 장면도 찍혀있다. 

전날 국민의힘은 을지훈련 기간과 수해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해 사실상 '금주령'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도 만찬에서 오미자 주스로 건배를 제의하면서 '금주'를 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영상이 확산되자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6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장거리 취재 온 기자들이 늦게 저녁 자리를 했고, 다수 기자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참석을 요청했다"며 "기자분들이 권 원내대표에게 격려 차원에서 노래를 한곡 해줄 것을 권유했고 권 원내대표는 요구에 응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기자단과의 술자리였다고 확인해주면서 기자들에게도 비난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의 입장 표명 전에 올라온 '술자리 영상' 보도가 일부 삭제돼 배경을 두고도 추측성 댓글이 올라왔다. 

1박 2일 행사 중간에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만찬을 갖는 게 관행이더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권 원내대표의 술자리 참석에 비판적인 보도가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술자리에 참석한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한 거짓말"이라며 "이런 권력의 잘못을 감시해야하는 기자들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가 술자리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기자들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인데, 평소 국민의힘 출입기자들이 감시와 취재를 안일하게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 같다"고 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권력기관과 공직자의 부적절한 행동을 취재할 의무가 있다. 권 원내대표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언론은 문제를 제기하고 기사를 써야한다"며 "그런데 그런 보도가 없다는 것은 저널리즘의 원칙에 어긋나는, 문제의식조차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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