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살리는 책읽기 권하는 KBS '100인의 리딩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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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방송 시작한 독서다큐멘터리 ‘100인의 리딩쇼: 지구를 읽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 지구를 위한 식생활 등 다뤄
동네책방과 ‘지구를 살리는 책’ 30권 선정

KBS '100인의 리딩쇼: 지구를 읽다' 방송화면 갈무리.
KBS '100인의 리딩쇼: 지구를 읽다' 방송화면 갈무리.

[PD저널=장세인 기자] 세계 환경의 날 50주년을 맞이해 KBS가 지구를 위한 책읽기를 권하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을 시작한 <100인의 리딩쇼: 지구를 읽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 대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의 내면을 잔잔하게 두드리는 프로그램이다.  

독서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100인의 리딩쇼>는 배우 정우를 메인 진행자로, 배우 김미숙, 가수 윤도현, 아나운서 이금희,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 등 지구를 아끼는 이들이 모여 책을 낭독하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다.

1부 '70억 개의 별: BTS의 노래’ 편에서는 BTS 노래 중 <소우주>, <Whalien 52>,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퍼미션 투 댄스>, <라이프 고즈 온> 등 5곡을 추려 만든 가사집을 낭독했다. 배우 정우는 “지구의 환경이 나날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지금 인간과 자연은 어떤 모습으로 만나고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지구를 읽어보려고 한다”며 1부를 열었다.

방송은 낭독회처럼 잔잔하게 책을 읽기도 하고, 고래와 별, 우주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담아내기도 하면서 일상에서 지구와 공존하는 이들을 비춘다.

방송에서 충렬여고 학생들은 쓰레기가 가득했던 통영의 거리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라는 오래된 구호를 외치는 대신 예쁜 꽃을 심는다. 사람들이 거리의 꽃을 보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끔 하는 ‘게릴라 가드닝’이다. 비닐아트 작가 이유리는 그림을 물감으로 색칠하는 대신 버려진 과자껍질 등 비닐을 주워 붙여 색을 채워나간다. 이들의 작은 행동들은 기후위기라는 거대 담론을 우리의 일상으로 가져온다.

제작진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하나의 방법으로 독서를 떠올린 이유는 책이 일상 속에 오랫동안 남기 때문이다.  

김슬기라 PD는 “기후위기 시위 현장이나 빙하가 녹고 재해가 닥치는 과격한 장면을 반복해 보여주면 기후위기 대응이 오히려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독서는 극단적이고 일상적이지 않은 내용을 일상에서 녹여내는 방법이자 지나가버리는 영상 속 순간들을 깊게 남기는 훌륭한 도구”라고 말했다.

KBS '100인의 리딩쇼: 지구를 읽다' 방송화면 갈무리.
KBS '100인의 리딩쇼: 지구를 읽다' 방송화면 갈무리.

<100인의 리딩쇼>는 2부부터 사라진 곤충,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 지구를 위한 식생활 등 일상과 밀접한 주제를 차례대로 다룬다. 책 <학교에서 살아가는 곤충들>, <동물원>, <저녁 식탁에서 지구를 생각하다> 등을 리더들이 읽으면서 각 주제들이 지구와 어떻게 맞닿아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방송에서 다룰 책들은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와 제작진이 협업해 선정한 ‘지구를 살리는 책’ 30선에서 골랐다. 대형서점이 아니라 동네책방과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100인의 리딩쇼>를 기획한 이정수 CP는 “동네책방을 가보면 책방 주인들의 철학이 묻어나있는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대형서점과 달리 동네책방에 비치된 50~100권의 책들에는 주인장들의 선호가 짙게 묻어있다. 그런 분들이 책을 골라주신다면 더 섬세하게 골라주실 것 같았다"며 "동네책방지기분들도 기후변화와 지구, 자연에 대해 선별해서 읽어보는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해 응해줬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가는 기간 동안 협업에 참여한 동네책방들을 방문하면 ‘<100인의 리딩쇼> 전용 서가’에서 목록에 오른 30권의 책들을 만날 수 있고, 심으면 식물이 나는 씨앗연필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100인의 리딩쇼>는 KBS 라디오,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 엘리베이터 TV 등의 플랫폼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의 영상 갈무리.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의 '이번 폭우를 보고 발등에 불 느꼈다면? 기후위기 책 같이 읽자' 영상 갈무리.

<100인의 리딩쇼>와 협업해 콘텐츠를 낸 구독자 24만명의 ‘북튜버’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은 지난 30일에 업로드한 영상 <이번 폭우를 보고 발등에 불 느꼈다면? 기후위기 책 같이 읽자 [KBS 100인의 리딩쇼]>에서 목록 중 방송에서 다루지 않은 책 3권을 소개하면서 독서가 기후위기 대응에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짚었다.

작가의 ‘비건 생활’ 경험을 통해 기후위기에 쉽게 접근하는 <나의 비거니즘 만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과 설득하는 방법을 다루는 <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 등이 소개됐다. 

유튜버 김겨울은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 삶에서 누리고 있는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느낌이 들어 대응에 소극적이게 된다. 이 책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했을 때 기대되는 세상, 대응 과정에서 누리게 될 풍요 등 사고방식의 전환을 겪게 해준다”면서 지구를 위해 독서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제작진은 작은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100인의 리딩쇼>에 담았다고 한다.    

김슬기라 PD는 “프로그램을 보는 것만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마음 한편에 기억으로 남아서 언젠가는 행동으로, 작은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PD는 “‘어린 시절 곤충과 놀 때 평화롭고 행복했는데, 요즘은 곤충도 잘 안보이고 그런 기회도 없네’와 같은 생각이 마음에 남으면 쳇바퀴 같은 삶 이외의 것들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고 그렇게 변화가 쌓여 지구를 돌아보는 삶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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